( 자신의 물질적 심리적 만족을 위해 양심(良,心)을 버린 사람들이 왜 많아질까? )

남 덕 현
고성읍 동외로
 ‘사기(詐欺)’라는 말은 보편적으로 ‘자신의 물질적 심리적 만족을 위해서 거짓말과 위선으로 남을 속이는 행위이다.’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그 기준과 영역은 광범위해서 한마디로 설정하기가 어렵다. 사람이면 누구나 사기꾼적인 기질과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히 표현해보면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위선과 거짓과 변장에 능숙한 능력을 발휘해서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람을 사기꾼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사기꾼의 특징 중에서 가장 으뜸은 양심이 없다는 것이다. 양심(良,心)은 한 개인이 자기 자신의 행위, 의도, 성격의 도덕적 의미를 올바르고 착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관련지어 파악하는 도덕의식을 말한다. 한국의 헌법재판소에서는 "양심이란 어떠한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데 있어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서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라고 정의했다. 양심은 선악을 판단하고 선을 명령하며 악을 물리치는 도덕의식이다. 양심의 가책이나 양심에 부끄럽지 않다고 말하듯이 자기가 행하거나 행하게 되는 일, 특히 나쁜 행위를 비판하고 반성하는 의식을 말한다.
 사기(詐欺)의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면 힘에 겨운 고급 외제승용차를 소유하여 소리 없는 허세를 부리는 것도 사기요. 여성들이 고급의상과 성형으로 화려한 화장을 하여 본래의 모습과 다르게 하는 것도 일종의 사기요. 값싼 생활필수품이나 농. 어 산물을 터무니없이 비싸게 파는 것도 사기요. 과대광고도 사기다. 모두가 눈속임을 위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이런 모습에 현혹되어 그들을 부러워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사기꾼 공화국이라고 할 만큼 사기 치는 것이 보편화 된 사회다. 심지어는 사기를 잘 치는 사람이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으로 존경받고 우대받는 시대가 되었다. 사기 잘 치는 정치꾼을 훌륭한 정치인으로, 사기 잘 쳐서 기업운영을 잘하면 유능한 기업인으로, 사기 잘 쳐서 부자가 되면 성공한 갑부로 인정받고 모두들 부러워한다. 사기에 바가지를 쓰고, 사기에 집안이 망하고, 사기에 자살까지 해도 사람들은 그런 일에는 다들 관심이 없다. 인간들은 눈앞에 보이는 탐욕의 만족에만 혈안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최근 뉴스에 청주지법 형사5단독 판사는 소득이 없다고 속이고 기초생활수급비 3천 여 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위반 등)로 기소된 A(61)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가를 상대로 사기를 친 사건이다.
 상대방이 사기꾼이라고 파악을 하면 그 때는 이미 늦다. 사기꾼은 워낙 동작이 날렵하며 눈치가 빠르고 상대방의 약점을 이미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기꾼의 감언이설에 세뇌당하면 좀처럼 빠져나올 수 없다. 사기는 사기꾼이 쳐놓은 그물과 같아서 그기에 한 번 걸리면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을 칠수록 수렁에 더욱 빠져 들어간다. 그들은 달콤한 사탕을 항상 소유하고 있으며 당신의 입속으로 넣어줄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기꾼들에게는 양심이 없다. 양심은 그들에게는 사기를 치기위한 도구일 뿐이다. 자신의 목적만 달성하면 그 이후로는 얼음처럼 냉담하다. 특별히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곳에는 온갖 부류의 사기꾼 전문가들이 모여든다. 정치 사기꾼, 기업 사기꾼, 결혼 사기꾼, 농어민 사기꾼, 건축 사기꾼, 종교 사기꾼 등. 마치 썩은 고기의 냄새를 맡은 ‘하이에나’처럼 말이다.

 필자가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요즘 시대에 사기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며 사기로 인한 양심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사기꾼들의 사기에 한 번 걸리면 심리적으로 엄청난 상처와 타격을 받는다. 인간에 대한 신뢰성이 상실되고 믿음이 사라지며 사회활동이 몹시 어려워진다. 그렇지만 사기꾼은 전투에서 승리한 병사처럼 당당하다. 그들은 사기를 치면 칠수록 더욱 대담해진다. 그리고는 정의로운 사람처럼 행동한다. 사기에 성공하기 위해서 선심성 과잉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니 매우 정의롭고 바른 사람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양의 탈을 쓴 늑대의 모습이 전형적인 사기꾼이다. 그러니 예사스러운 사람들의 눈에는 좀처럼 띄지 않는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사기꾼의 특징을 살펴보자. 사기꾼은 이해타산이 빠른 경제적인 동물이므로 사람을 만나면 돈이 있는지, 아니면 권력이 있는지, 기타 이용할 그 다른 무엇이 있는지를 자세하게 관찰한다. 돈도 없고 힘도 없는 사람에게는 머물러 있지 않는다. 사기꾼은 사기 치는 일이 직업이므로 유일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사기꾼은 사기를 칠 대상을 찾으면 그 다음 단계로 나간다. 사기 대상에게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매우 착하고 양심적인 사람으로 보이도록 노력한다. 의식적으로 나쁜 사람을 격하게 비난하고, 자신은 평소 아주 양심적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불쌍한 사람을 보면 눈물을 흘리고 길가다 거지를 보면 아낌없이 돈을 준다. 이렇게 해서 상대방의 환심을 사고 믿음을 얻는다. 그 다음 단계로 사기꾼은 상대방에게 미끼를 던진다. 약간의 돈을 헤프게 쓰는 것이다. 선물을 한다든지, 식사를 대접한다. 사기꾼은 상대방을 현혹시키기 전에 충분한 사전 준비를 한다. 사업계획서를 화려하게 만들어 놓고, 그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많은 연구를 해서 전문가가 된다. 초기 단계에서는 상대방에게 약간의 이익을 안겨 준다.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에는 권력층의 비호세력이 있다고 강조하고, 주변에 권력자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힘 있는 사람들과의 친분관계를 과시한다. 사기꾼은 결정적인 시간이 되면 빠른 속력을 내서 피해자로부터 돈을 챙긴다. 돈을 챙긴 다음에는 피해자로부터 떠나간다.
 사기꾼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하다. 자기보다 약한 사람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짓밟는다. 동정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사기꾼”의 자격이 없다. 자기보다 강한 자와는 다투지 않는다. “사기꾼”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특히 전문적이고 상습적인 사기꾼은 도망가지도 않는다. 사기를 친 다음에 도망가는 사람은 전과가 없는 초범이거나 겁이 있는 소심한 사기꾼에 해당한다. 항상 사기를 치고 사는 사람은 처음부터 많은 준비를 한다. 법도 공부하고 빠져나갈 궁리를 한다.
 사기꾼은 허점이 있는 사람들을 주된 대상으로 삼는다. 특히 허황된 욕심이 있는 사람들을 꼬여 돈을 뜯어낸다. 세상 경험이 별로 없으면서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도 주된 대상이다. 정직하지 않고 얼렁뚱땅 돈을 쉽게 벌려고 하는 사람들도 사기를 당하기 쉽다.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고집이 센 사람도 사기꾼에게 걸리면 냉철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외골수로 빠져 들어 큰 사기를 당할 소지가 있다. 그리고 경솔한 사람 역시 사기의 대상이 된다. 꼼꼼히 따지는 것을 싫어하고 스케일이 커서 서류를 제대로 보지 않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정직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에게는 사기꾼도 달라붙지 않는다.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욕구를 교묘하게 찌를 줄 아는 인간들이기 때문에 단순히 똑똑하거나 경계심이 많다고 해서 물리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적어도 당신이 인간이라면 말이다.

 고대에서부터 상품의 질을 속여서 저질 상품을 고품질 상품인 것처럼 속여 파는 등의 행위가 있었지만, 근대에 들어 자본주의가 고도화되자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하는 교묘한 사기꾼이 많이 생겨났다. 잘 조직된 사기꾼 집단은 이익을 미리 빼돌려 놓기 때문에 재판에 이겨도 돈을 찾기는 어렵다고 한다. 더러 심각한 경우는 사기꾼에게 걸려들어 엄청난 피해를 봤는데도 불구하고 정신을 못 차리는 경우도 있다. 사기꾼이 하는 소리는 숨소리 빼고 다 거짓말이라는 말이 있다. 사기꾼들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을 주로 노린다. 시간을 공들여 유대관계를 통해 인간관계를 쌓은 후 이를 죄의식 없이 악의적이고 계획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살인. 강도 등의 그 어떤 강력범죄보다 더 악랄한 용서받지 못할 범죄이다.
 사기꾼들은 죽는 날까지도 사기 치다가 죽는다. 죽어서 관속에 들어갈 때 까지 거짓말을 하는 게 사기꾼들의 특징이다. 사기꾼의 말에는 무조건 귀를 닫고 상종을 말아야한다. 그들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들이다. 어떻게 해야 사기당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사기꾼은 당신의 바로 그 심리적인 틈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허나 안타깝지만 전문 사기꾼이 사기 치려고 마음먹으면 당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때문에 지금껏 사기당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하늘에 감사해야 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조심스럽고 신중해야 한다. 그게 진정으로 가까운 사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타인의 화려한 겉모습이나 달콤한 말에 유혹되지 않으며 판단력이 흔들리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며 그것이야말로 진실 되고  주체적인 삶이다. 양심을 저버린 사람은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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