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은 둘이 모여 하나가 된다는 부부의 날이다. 특히 5월이 가정의 달임은 다들 알고 있지만 실상 이날이 부부의 날 이라는 것 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 같다.
 부부의 날은 핵가족시대의 가정의 핵심인 부부가 화목해야만 청소년문제·고령화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부부의 날은 1995년 5월 21일 세계최초로 경남 창원에서 권재도 목사 부부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2003년 민간단체인 `부부의 날 위원회’가 제출한 ‘부부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을 위한 청원’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07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인정됐다.
 애당초 이날은 '행복한 가정이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지난 2007년 대통령령으로 정착된 부부의 날에 대해 아직 모르고 지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바쁜 일상생활에 쫒기며 살다보면 서로 무관심하기 십상인 우리나라 부부들의 일반적인 모습인지도 모른다.

 부부의 날을 앞두고 한 가정문제 전문 기관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부부간의 무관심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기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부부간 대화시간의 경우 '30분~1시간'이 42.7%로 가장 많았으며 '30분 미만'이 32.0%, '1시간 이상'은 20.5%에 그쳤다. 하루 중 상대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로는 '오늘 어땠어? 오늘 뭐했어?'가 44.5%로 가장 많았고 '아이는?'과 같은 자녀 안부가 15.3%, '밥 먹자, 밥 줘, 밥 먹었어?'와 같은 말도 7.6%에 달했다. 일주일 중 '사랑해, 고마워'와 같은 애정표현을 얼마나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1~2회'가 35.8%로 가장 많고 '3~4회'가 16.3%를 차지했다. 또 애정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 경우도 35.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정부에서 제정만 해놓고 홍보를 게을리 한 탓인지 아는 사람들이 드물다.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가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는 취지를 보면 그 뜻이야 나무랄 데가 없다.
 부부가 가정의 축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부부의 날’이 가정의 달인 5월의 백미(白眉)가 아닌가 싶다. 이런 날을 아는 사람이 적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최근 부부 간의 관계 개선이 절실함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가족프로그램마다 남편의 참여를 독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는 남성들의 의식변화가 뒤따라야함은 당연하다고 본다.
 특히 워킹맘에게 가정에서의 역할 재분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가사와 양육에 남편의 자발적 참여는 가족 친화적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남편의 자발적 참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성평등에 대한 의식변화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자치단체나 사회단체의 의식변화를 위한 전문 프로그램 마련도 요구되는 것이다.
 건강을 중시하는 세태 때문인지 저녁 식사 후 산책하는 부부들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함께 산책하는 부부들의 공통점이라면 부부 사이가 소원하지 않다는 점이다. 부부가 산책하는 동안 많은 대화가 오가며 예전에 가슴속에 쌓아뒀던 오해도 풀리는 것이다. 애정과 상호간 신뢰도 함께 쌓아갈 수 있다.

 부부는 가정의 축이다. 축이 바로 서지 못하면 가정이 온전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정의 화목은 올바른 부부관계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1년 365일이 모두 `부부의 날’이어야 함에도 특별히 `부부의 날’이 제정된 것은 다소 역설적이긴 하다.
 물론 부부의 날’을 제정됐다 하여 모든 가정이 원만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 모두가 인내라는 미덕으로 사랑을 가꿀 때 온전한 가정이 이뤄지고 나라도 안정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부부의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기 바란다.
 부부의 날이 단지 의미 없는 선물 하나를 건네는 날이 아니라 나의 아내와 남편을 위해 내가 바꿔야 할 것에 대한 고민과 ‘부부’란 무엇인가에 대한 참된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 돼야 함은 더 말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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