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

남 덕 현
고성읍 동외로
 우리 조상들은 자식이 부모 공경하기를 인간으로 태어나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굳게 믿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해왔다.
 그러나 개인 이기주의와 물질 만능주의가 횡횡한 요즘 시대에도 늙으신 부모님을 지극정성으로 섬기는 자녀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거니와, 어찌 보면 이런 질문을 하는 필자가 창피하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가끔씩 신문 지상이나 매스컴에서 우리를 서글프게 하는 기사가 종종 실리고 있음이 많기 때문이다. 부모님을 모시기 싫어 양로원에 맡겼다는 이야기, 공원에 가족 소풍가는 것처럼 모시고 나가 지리도 모르는 노인을 그곳에 홀로 두고 뺑소니쳤다는 이야기, 심지어 자기 뜻에 안 따라 준다고 부모에게 칼부림까지 했다는 등등. 충효를 만행의 근본으로 삼던 나라에서 이런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음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을이 되면, 여름내 무성했던 나뭇잎이 낙엽이 되어 한 줌 흙으로 돌아가듯이 누구에게나 백발은 찾아온다. 효란 거창한 일도, 어려운 일도, 이다음에 여유가 있으면 하겠다고 미룰 일은 더욱 아니다. 부모님의 은혜에 일만 분의 일이라도 보답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그때그때의 심기를 보살펴 드리는 것만으로 얼마든지 훌륭한 효가 될 수 있다. 어버이 사라신제 셤길 일란 다하여라.(어버이 살아실제 섬길 일은 다 하여라)디나간 휘면 애닯다 엇디 하리.(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찌 하리.) 평생애 고텨 못할 일이 잇뿐인가 하노라.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조선 제 14대 선조(宣祖) 임금 때의 정치인이었던 송강(松江) 정철(鄭澈)의 연시조(聯詩調)인 <훈민가(訓民歌> 16수 중 에 포함되어 있는 제4연의 본문(本文)이다.
 해마다 다가오는 5월8일은 어버이 날이다. 필자는 어버이날이 벌써부터 오고 있음을 알았지만 올해는 어버이날을 기다리지 않는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날 것 같아 일부러 그랬다. 산소에 가서 꽃송이라도 하나 놓고 싶다. “부모님께 잘해드리세요. 살아계실 때 더욱 공경하십시오. 어버이날이 오는 것 초차 가슴 아프고, 아쉽고, 후회할 수 있으니까요.” 독자들은 혹시나 어버이날 노래 가사, 기억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부끄럽지만 부모님을 위해 어버이날 노래라도 불러 보자.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나는나는 높은 게  또 하나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 하늘 그 보다도 높은 것 같애.” 부모님의 마음은 항상 자식을 향하고 있다. 자식이 잘 되고 행복해지는 것이 부모님의 자랑이요 기쁨이다. 부모님은 자식의 허물은 덮어주고, 마음 아프게 했던 것은 까맣게 잊어버린다. 그리고 좋은 것만 기억하고 자랑스러워한다. 그러나 자녀들은 부모님의 은혜는 잊어버리고 허물만 기억하며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기독교 경전에도 “너는 네 하나님께서 명령한 대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이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 라고 기록되어져 있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은 하느님의 명령인 것이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모두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부모님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은 부모님에 의해 태어나 부모님의 보호아래 성장을 한 후 부모님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갖는 것이 짐승과 다를 뿐이다. 더욱이 감사하는 마음뿐 아니라 키워준 부모님이 노쇠해지면 부모님을 봉양하며 편하게 모시는 효도를 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이다. 자녀가 부모에게 순종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부모님이 우리 육신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우리에게 소중한 분들인 것은 하느님께서 부모를 통해 우리를 세상에 출생하게 하셨으며, 부모님은 자녀들을 자기 몸처럼 돌보고 양육했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자식에게 존경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으신 분들이다. 어떤 문화권에도 부모 순종을 가르치지 않는 문화는 없다. 부모님에 대한 도리는 양심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는 실제생활에서 어떻게 부모님께 순종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부모님의 말씀을 거역하지 말아야 한다. 부모님께서 말씀하시면 무엇이든지 “예” 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님의 말씀에 대해서 “아니요”가 있을 수 없다. 이것이 부모님을 공경하고 순종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자녀교육도 부모님을 공경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요즘 평균 수명이 늘다보니 노인 문제가 심각해졌다. 모두들 부모님 모시기를 힘들어 하고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노인 문제로 자식들의 불평이 많다. 자식을 키울 때 자식 비위 맞추기에 혼신의 힘을 다한 부모님은 자식들의 하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랄 때 부모님 공양법을 모르고 대접받는 법만 배운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부모님 공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에 있어 자식 가르치려고 모든 것을 팔아 뒷바라지해서 대학을 졸업 시켰건만 며느리로 부터 부모를 안 모신다고 하니 골방 하나 얻어주고 개 밥 주듯 생활비 기십 만원 주면서 집에도 못 오게 하는 세상이 되어 다들 양로원에 가는 시대가 되었다. 어쩌다 며느리에게 ‘돈 좀 보내라!’ 전화하면 ‘어머니는 노후준비도 안하셨어요?’하면서 따진다. 그러면 힘없는 노인은 기가 죽을 수밖에 없다. 부모님은 훗날을 위해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바쳐 뒷바라지 한다. 아들이 가문의 영광이며 우리 집 기둥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 기둥이 부모를 배신하며 대접 받고만 자란 아이가 커서 부모 모시는 법을 안 배웠으니 부모 공양이 안 되는 이유가 그기에 있는 것이다.
 간혹 자식들에게 버려진 노인들이 하는 수 없이 양로원에 들어가게 된다. 그때 노인들에게 질문을 하면‘할머니 집이 어디세요? 자녀 이름이 기억 안 나세요?’ 그러면 할머니는 ‘나 몰라. 기억이 안나.’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한다. 부모를 버린 그 알량한 자식의 체면을 생각해서 끝까지 모른다고 잡아떼는 것이다. ‘아, 부모님 마음 다르고 버리는 자식의 마음이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리고 무연고 노인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가끔씩 듣게 된다. 독거노인 비율이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무연고 노인의 사망자 수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인구가 고립과 빈곤에 허덕이다 사회적 단절로 이어지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로 가족들이 있지만 사망한 뒤 시신 인수를 거부당해 무연고 노인이 사망 처리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무연고 사망자가 병원에서 사망한 경우 가족들이 병원비는 물론, 수백만 원에 달하는 장례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탓에 가족들이 시신 인수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가족 해체와 붕괴 현상도 노인 무연고 사망자 증가의 이유로 꼽는다. 가족과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상태로 살다보니 유대 관계가 약해지고, 그로 인해 사망한 뒤 가족이 있어도 무연고 사망 처리되는 경우다. 가족들이 없는 경우도 있고 가족들이 있어도 관계가 단절돼 있는 등 여러 이유로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번에는 부모를 살해한 대학생이 경찰에 체포됐다.
 무서운 세상이다. 경찰에 의하면 대학생은 부모를 살해하고 달아났고 이에 경찰에 검거됐다고 한다. 도회지의 한 아파트에 사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죽인 것이다. 세상이 참으로 많이도 변해서 요즘 버스를 타보면, 부모뻘 되시는 어르신이 타더라도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나 중, 고등학생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학교 교육에서도 충과 효의 교육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심지어 현대판 고려장이 등장해서 부모님과 해외나 제주 여행을 가서 거기서 버리고 오는 일도 심심치 않게 뉴스에 나온다.

 부처님께서는 진리의 삶이란 부모님을 잘 섬기고 처자를 사랑하고 보호하며 자신의 직업에 성실하는 평범한 가운데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 중 부모에 대한 효도는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변해서는 안 될 우리 인간의 근본 윤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귀중한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바른 길을 설한 것이 불경의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인데 이 경에서는 부모의 은혜 10가지를 부처님께서 말씀 하셨다. 1.아이를 배어서 지키고 호위해준 은혜 :회탐수호은(懷耽守護恩)의 고통에 대해서 말씀 하신다. 어머니는 나를 잉태해서 태속에 넣으시고 10개월 동안 많은 고통을 겪으셨다. 배속에 아기가 다칠까 마음대로 행동도 못하고, 입덧이 나서 음식도 마음대로 잘 먹지 못한다. 2. 해산에 임하여 고통을 받으신 은혜 :임산수고은(臨産受苦恩)에 대해서 어머니가 아기를 해산하는 데는 많은 고통이 따른다. 의술이 발달되지 못한 그 옛날에는 죽음을 무릅쓴 큰 모험이고 또한 위험이 따르는 일이었다. 어머니는 생사를 걸고 나를 낳아 주셨다. 3. 자식을 낳았다고 근심을 잊어버리는 은혜: 생자망우은(生子忘憂恩)에 대해서 말씀 하신다. 어머니는 건강한 아기를 낳고 아기가 무사한 것을 보면 해산의 무서운 고통도 잊고 오직 아기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족하신다. 혹시 아기가 잘못되지나 않는가 하는 모든 시름이 말끔히 없어진 어머니는 힘든 해산의 고통도 모두 잊은 채 아기를 보고 한없는 만족 속에 미소 짖는다. 4. 입에 쓰면 삼키고 단것이면 뱉어서 먹이신 은혜 :인고토감은(咽苦吐甘恩) 어머니는 아기에게 맛이 있고 몸에 좋은 것만 골라 먹인다. 쓰고 맛이 없고 거칠고 험한 음식은 어머니가 잡수신다. 그렇게 자식사랑으로 모든 것을 바치는 어머니의 은혜를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5. 마른자리에 아기를 눕히고 진자리에 누우신 은혜: 회건취습은(回乾就濕恩)에 대해서 잠을 잘 때도 어머니는 아기를 따뜻하고 포근한 자리에 눕히고 어머니는 춥고 바람이 들어오는 거친 자리에서 잠을 잔다. 무엇이든 좋은 것은 모두 아기에게 주며, 오직 자식 위해서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베푼다. 이러한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을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6. 젖을 먹여 길러주신 은혜: 유포양육은(乳哺養育恩)에 대해서 진자리 마른자리 골라 보살피며 3년 동안이나 젖을 먹여 길러 주신다. 아기를 보살핌은 3년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부모의 목숨이 살아 있는 한 그 사랑은 변함이 없다. 그 은혜를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하고 있다. 7. 깨끗하지 못한 것을 씻어 주신 은혜 :세탁부정은(洗濯不淨恩)에 대해서 똥오줌을 가리지 못하고 아무 옷이나 더럽혀도 성 한번 내지 않고 항상 깨끗이 해주시는 어머니의 노고는 너무나 고맙고, 평생을 두고 갚아도 다 보답할 길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어버이 은혜를 부처님은 노래로 말씀 하셨다. 8. 자식이 멀리가면 생각하고 염려하시는 은혜: 원행억념은(遠行憶念恩)에 대해서 자식이 멀리 객지에 나가면 어머니의 마음도 또한 자식을 따라 함께 간다. 그리하여 밥은 굶지나 않나, 춥지는 않나, 모진 병에 걸리지나 않나 늘 염려하고 걱정을 하신다. 객지에서 나쁜 사람을 만나서 봉변이나 당하지 않나 등등 어머니의 근심은 끝날 날이 없다. 9. 자식을 위해 나쁜 일을 하시는 은혜: 위조악업은(爲造惡業恩)에 대해서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을 염려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잠시도 쉬지 않는다. 자식의 어려움을 대신 받고자하며, 자식을 위해서라면 생명도 바치고, 어떤 일이라도 능히 하시려는 어머니의 마음은 진실로 보살의 마음 바로 그것이다. 10. 끝까지 자식을 사랑하는 은혜: 구경연민은(究竟憐愍恩)에 대해서 부모님이 자식을 사랑하고 염려하는 것은 나이에 상관없다. 부모님의 눈으로 보면 80이 된 자식도 어린 아기처럼 보이며, 그를 염려하시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다. 그러므로 자식은 이러한 부모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늘 부모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드려야 한다.

 남극의 신사 펭귄 어미는 알을 낳은 뒤 장장 보름 동안 먹이 찾기에 나선다고한다. 아비 펭귄은 그동안 알이 얼까 봐 정성스레 품고 있다가 어미 펭귄이 돌아왔을 때 아비 펭귄은 굶주림과 눈보라 속에 지친 나머지 결국 바다로 나가 쓰러져 최후를 맞는다는 것이다. 어미 펭귄은 뱃속에 저장해온 먹이를 토해 새끼들을 먹인다고 한다. 깊은 바다에 사는 연어는 강으로 돌아와 알을 낳은 후 한 곁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갓 부화되어 나와 아직 먹이를 찾을 줄 몰라 하는 새끼들이 맘껏 자신의 살을 뜯어먹게 하기 위해서다. 새끼들은 그렇게 성장하고, 어미는 결국 뼈만 남긴 채 새끼를 위해 죽음으로써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모성애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미물들이지만 자식을 사랑하는 어버이의 마음은 사람의 그것 이상이다. (출처: 이준구)
 효도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는 법이 없는 것이다. 그럼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먼저 어린 자녀의 발달단계를 알아야 하며 발달단계에 맞는 양육방법이 필요하다. 부모의 양육태도가 자녀에게 공감적이며 정서적 필요를 적절히 채워주는 것이어야 하며, 부모를 공경하고 효도하는 자녀를 기르기 위해서는 부모의 자녀양육 방법이 매우 중요함을 알아야 한다. 자녀에게 공경을 받기 전에 부모 공경하는 법을 어릴 때부터 먼저 가르쳐야하고 부모의 자녀에 대한 모범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자녀에 대한 인격적인 존중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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