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인 입추가 지났지만 연일 35℃를 오르내리는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면서 인명과 재산피해가 커지고 있다. 바다 수온 상승으로 양식장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온열질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10월까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보돼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주가 고비로 열대야 현상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여의치 않아 보인다.
 폭염으로 온열질환자도 크게 늘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이런 더위가 계속되면 노약자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어 걱정이 태산이다. 어린이와 노약자들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산업현장에서도 안전수칙을 지켜 아까운 생명을 잃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청장년들도 이런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 일광피부염(열성발진)과 일사병이 발생할 수 있고, 중심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면 최악의 경우 목숨까지 잃게 된다.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이후 지난 5일까지 집계된 전국 온열질환자는 모두 1천188명으로 이 가운데 10명이 숨졌다. 19일 구미에서는 밭일을 하던 80대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우리사회에는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오는 2020년에는 노인인구가 약 두 배로 늘어나고 노인의 평균연령도 77.9세에서 81세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노인에 대한 인식부족은 물론 무관심 및 경시문화가 사회전반에 만연하지만 이를 개선하려는 사회적 실천은 너무도 부족한 실정이다. 노인은 심신의 퇴화로 어린아이처럼 보호해야할 대상이다. 그럼에도 자녀들은 노인을 언제까지나 자신들의 보호자로 생각하고 노부모를 방치하거나 자신의 자녀들을 부모에게 맡기고 가출하는 경우까지 흔한 현실이다.
 에어컨도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여름을 이기는 노인의 경우 더위는 커다란 위험이 되고 있다. 실제로 폭염이 극심했던 지난 1994년은 다른 해에 비해 65세 이상의 노인 사망률이 104%나 증가했다고 한다.
 한 예로 얼마 전 김해 진례면에서 홀로 사는 70대 후반의 노인이 탈진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 할아버지는 평소 당뇨 등 지병을 앓고 있었는데 컨테이너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었다. 인기척이 없다는 이웃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을 때 찜통인 컨테이너 속에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웃의 조그만 관심으로 충분히 예방 할 수 있는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행정관서에 등록되지 않은 독거노인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이다. 무더운 여름날, 시민과 행정이 주변의 노인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한반도는 급속히 아열대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폭염은 독해지고 가뭄도 연중 이어져 일상화되다시피 했다. 자연재해도 이제는 어쩌다 한번 발생하는 기상이변이 아니라 충분히 예견된 재앙임을 직시하고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
 그때그때 마다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기상예보시스템과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진국형 재해예방시스템을 조속히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전국 곳곳이 폭염에서 예외는 없다. 폭염·가뭄의 피해유형을 정확히 분석하고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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