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량 줄고 재고량은 더 늘어나...”

 올해 쌀농사는 대풍이다. 하지만 풍년의 저주가 농심은 멍들게 하고 있다. 쌀 증산에다 함께 소비가 격감, 재고는 눈덩이처럼 쌓이고 가격은 곤두박질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쌀이 남아돌아 문제다.
 지난 14일 경남도에 따르면 올해 생산량은 대풍이었던 지난해 생산량 37만 6천t보다도 늘어난 38만 8천t의 수확이 예상된다. 가격은 수확기 평균가격 80㎏당 15만 9천200원으로 지난해 16만 6천198원보다 4.2%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값이다. 연평균 쌀 가격은 80㎏ 기준 2012년 16만 5천293원, 2013년 17만 4천867원, 지난해 17만 748원이었다. 소비는 줄어드는 반면 정부 재고가 넘치고 올해 풍작까지 예상되면서 최근 쌀값은 하락세다.

 이같이 대풍에다 쌀값은 하락세인데 재고마저 넘치고 있다. 올 8월 말 정부의 쌀 재고량은 139만 3천t으로 지난해 84만 9천t에 비해 64.1% 급증했다.
 올해 벼 재배면적은 79만 9천㏊로 지난해 81만 6천㏊와 비교해 2.1% 감소했지만 작황이 예년보다 좋은 풍년이다.
 올해 가뭄으로 밭작물은 피해를 입었지만 가뭄으로 인한 풍부한 일조량은 쌀 생산에 오히려 도움이 됐다. 올해 쌀 생산량은 대풍이었던 지난해(424만 1천t)보다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가 줄어 재고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 5월 산지 쌀값 안정을 위한 7만 7천t을 격리 조치했지만 효과는 잠시뿐이었다. 이내 가격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게다가 재고 물량도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풍에다 쌀소비는 급격하게 줄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80년 1인당 연간 쌀소비량은 132.4㎏이었으나 1990년 119.6㎏으로 줄었고 2000년에는 93.6㎏으로, 지난해는 65.1㎏으로 줄었다. 따라서 쌀 소비를 호소하기에 앞서 쌀 수요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부터 강구돼야 하는 입장이다.
 거류면 농민 김모(56) 씨는 “쌀값 하락에다 재고량이 많아 올해 수매 물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농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며 “대풍으로 농민의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경남도 농산당국은 “올해 기상 여건이 좋아 벼 생육이 너무 좋다”며 “수확기 쌀 수급과 가격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쌀 소비촉진을 위한 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성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