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덕 현

남 덕 현 시인
NDH9977@daum.net

저만치 산 너머 봄이 오나 봐요.
따뜻한 바람이 남쪽 나라 이야기 소곤소곤 들려주네요.
쪽빛 바다 위로 포근한 바람이 봄맞이하러 온다고요.
겨우내 얼었던 시냇물 노래 부르며 즐거워하고
밭두렁에 파릇파릇 새 생명이 고개 내밉니다.

당신에게도 화려한 봄은 있었지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오솔길 
꽃향기 맡으며 사랑의 달콤함에 취해 
울긋불긋 꿈속에서 님 그리워 노래 부르듯 함께 걸었습니다.
솔잎 향기 부드러운 봄바람에 춤을 추며 
사랑의 속삭임 엿듣고 마음 울컥하더니
님의 치맛자락 봄바람에 하늘하늘 춤을 춥니다.

진달래 꽃 따먹던 아이들 입에 붉은 물 들고요.
늦은 봄 산과 들에 연분홍 철쭉꽃
얼굴 붉히며 수줍은 미소 짓더니
가슴은 설레어 까닭 없이 두근거리고 
호수 같은 눈빛에 종일토록 가슴 떨었습니다.
팔랑거리는 얇은 봄옷 속살이 밖으로 고개 내밀며
발걸음 가벼워 사뿐사뿐 하늘을 날더니
까닭 없이 따스한 바람에 가슴 울렁거렸고
마음조차 갈피 못 잡고 꿈의 세계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애절한 봄 향기 순식간에 추억이 되었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에
하얀 머리카락 봄바람에 까닭 없이 휘날리며
젊은 웃음을 푸른 하늘로 띄워 보냅니다.
꽃샘추위 맴돌아 한바탕 가슴 시리게 하더니
두꺼운 외투 훨훨 벗어 던지고 달아났습니다.
찬란하던 봄은 잊혀져 가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마음은 청춘으로 남아 발버둥 치는데
나의 봄은 언제 다시 올까, 못 잊어 그립습니다.
꿈 많던 젊은 시절 가슴 부풀고 행복했는데
아! 가슴 설레던 그때의 봄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봄 향기 듬뿍 안고 수줍은 얼굴 붉히며  
닫힌 마음 활짝 열면서 요염한 몸짓으로 미소지으며
따스한 향기 냇물처럼 흐르던 지나간 봄이 그립습니다.
아! 나의 봄은 갔습니다.
푸른 들판에 아른거리는 아지랑이처럼 그렇게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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