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덕 현

남 덕 현 시인
NDH9977@daum.net

무슨 걱정근심과 괴로움이 그렇게 많아 잠 못 이루는가.
길고 긴 겨울밤은 깊어만 가는데---
잠잘 때만이 근심 걱정과 괴로움에서 벗어난다.
잠은 영원한 행복의 안식처
밤이 되면 아! 쿨쿨 잠들고 싶다. 
세상만사 모두 잊어버리고 영원히 잠들고 싶어라.
잠의 호수에 깊이 빠져 끝없이 가라앉고 싶다.
깊이 가라앉더라도 구출하지 마라.
몸에 흙먼지 쌓이더라도 밀쳐두어라.

밤은 깊어가는데 잠은 어디로 떠났는가?
잠들고 싶다고 외칠수록 불안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 
걱정과 근심은 보름달처럼 마음 높이 떠 있는데
공포감이 온몸에 소나기처럼 쏟아진다.
눈이 부시도록 태양이 젖가슴 풀어헤치면 
잠 이루지 못해 이부자리 던져버리고 머리를 움켜쥔다.
시간은 새벽을 향해 달리고 천지는 적막인데 
숨소리조차 비명처럼 공포스럽다.
과거로 달려가는 밤 열차 속에서 
지나간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재생된다.

갖가지 근심과 걱정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굉음을 지르면 
마음은 거품처럼 하늘로 떠다니며 춤추고
폭풍이 가슴 두들기면 질식상태로 머리는 산산조각이 난다.
잠은 발버둥 칠수록 거센 파도처럼 부서지는 물거품인데 
밤 지새우기를 얼마인가?
잠 못 이루는 겨울밤이면 긴장이 머리를 조이고
우리에 갇힌 노루 새끼처럼 울부짖는다.
슬픔과 걱정 없는 사람 어디 있으련마는 
회오리바람 따라 산산 조각난 도자기 파편처럼 
상처 난 내 가슴에 내동댕이쳐질 때
불면의 용광로 속에서 숨죽여 질식한다.

잠은 어디로 가고 부엉이처럼 밤마다 두 눈 밝히는가!
아! 잠자고 싶다는 탄식의 소리 수만 번 외쳐보아도
지나간 기억만 폭풍처럼 창문을 두들긴다.
마주 쳐다보며 달려와 부딪치는 걱정근심의 공포가 밤새워 요란하구나!
아! 평안하게 잠들고 싶다.
사람으로 태어나 한세상 걱정과 괴로움의 슬픔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잠 못 이루는 밤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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