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덕 현

남 덕 현 시인
NDH9977@daum.net

하루해가 지면 집으로 향한다.
발걸음 가볍고 마음 편안하구나.
추운 겨울이면 따뜻한 침상 너머 하얀 눈 내리고
무더운 여름이면 창문 너머 산들바람 불어온다.
밤이면 희망찬 꿈을 꾸고 
사랑하는 이와 밤새도록 도란도란 이야기 나눈다.
피곤한 몸 싣고 집으로 향하는 승용차의 긴 줄 보이네.
그 길은 산굽이 돌고 돌아 맑은 시냇물 흐르고
멀리 까치 우는 소리 들리더니
아침 이슬의 향기가 물안개로 피어오르는구나.

어두움이 떼 지어 도시로 몰려오면 
옹기종기 수많은 집 사이에 
호롱불처럼 작은 불빛 하나 반짝이고
나를 기다리는 보금자리 반갑게 보인다.
날 보고 싶어 밤이 늦도록 두 눈 밝히며
내가 어디쯤 오는지 
그리움으로 밤하늘 별빛 헤아린다.
애타게 기다리다 지쳐 마음은 새까맣게 숯으로 변하고
폭풍이 불어올 때나 눈보라 몰아치는 추운 날도 
포근하게 감싸주는
피곤한 마음 떨쳐버리고 사랑하는 집으로 향한다.
날 반기는 집이 있으니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아.
늦게라도 오는 밤이면 현관 불빛은 더욱 반짝이고
따뜻한 밥 먹여주는 밥솥도 있고, 반찬 가득한 냉장고도 있다.

투정 부리며 애교를 떠는 아내의 목소리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자녀의 목소리에 마음이 스르르 녹는데
호떡 한 봉지 사 들고 초인종 누르면 
아름다운 가족의 향기가 온몸에 감겨온다.
가족들의 웃음소리 사과 향기보다 몇 배나 달달하구나.
아내와 자식이 반기며 기다리는 내 보금자리 고마워라! 
변치 않는 마음으로 감싸주는 내 사랑하는 집 그리워라!

오늘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동차 먼지가 날고
뒷산에 허드러지게 복사꽃 피었는데 마을 앞 냇가에 은빛 물고기 뛰논다.
가로수는 가랑잎 옷 사이로 맨몸을 드러내고
바람결에 머리카락 흩날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온갖 새들도 둥지 찾아 숲으로 숲으로 모여들며 지저귀는 소리
비가 올 때면 빗소리 들으며 간다.
눈이 내리면 함박눈 맞으며 간다.
꽃이 피면 꽃향기 먙으며 간다.


해석) 집과 가정의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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