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2024년 새해가 한 달이 훌쩍 지나가지만 우리를 둘러싼 국내외 정세는 희망을 담기에는 너무나 암울하다.
 우선 국제 환경 자체가 우리에게 너무 위협적이라는 사실이다. 유럽과 중동에서의 전쟁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를 지속적으로 괴롭힌다. 북한도 덩달아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규정해 잔뜩 긴장감을 준다.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는 새로운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정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수출은 괜찮았다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민생경제 지표는 냉기가 감돈다. 무려 1천9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고금리, 고물가 와 어울려 서민들의 삶을 옥죄고 있다. 미국이 새해 들어 연방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했지만, 여의치 않아 보인다. 이 모두는 구태의연한 경제개발시대 정책으로 산업·노동분야 의 혁신을 게을리 한 결과이다.

 특히 청년들은 일자리를 못 찾고, 기업들은 일할 사람을 못 찾는 부정교합으로 나라의 경제 동력이 시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인구소멸 위기 경고등이 켜진 최악의 저출산 국가의 정부와 국민이 국가와 미래세대의 지속을 위한 혁신을 지난 10년 이상 외면해왔다.
 다들 기득권 세력으로 전락한 정치권을 욕하지만,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기득권층이 혁신을 가로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노조는 산업의 변화가 요구하는 노동의 질과 양이 달라진 세상에서도 한결같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투쟁의 연속이다. 
 기업들도 삶의 질을 중시하는 신세대 노동자의 요청을 외면한 채 구시대적인 노동 착취로 노조의 수명 연장에 동참했다. 글로벌 시장에 명함도 못 내미는 금융은 예대마진으로 서민을 착취해 돈 잔치를 벌인다. 은행돈과 하청기업 착취로 도박적 이익을 추구한 건설업계는 자금이 흔들리고 하청기업들이 부실해져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

 물론 현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정치다. 혁신이 없는 나라의 부조리 구조 안에서 격렬하게 충돌하는 지역, 세대, 계층, 남녀의 이익 갈등에 기생해왔다. 알량한 현재 권력을 지키려 대한민국과 미래세대를 위한 혁신 대신 현재의 부조리를 방치하고 악화시켜왔다. 소위 양화가 악화에 굴복하는 사태에 이르고 난 것이다.
 그 결과 위기에 처한 나라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을 논의할 공론장이 멸실되고, 추진할 동력이 사라졌다.
 이러한 위기의 살얼음판에서 22대 국회의원선거가 곧 치러진다. 작게는 민생경제 재건을 위해, 크게는 국제정세를 돌파한 국가전략 수립을 위해, 멀리는 나라와 미래세대의 지속가능을 위한 혁신을 논의해야 할 중대한 변곡점에서 치러지는 총선이다.
 중요한 것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만 모든 걸 꼼꼼히 살피고,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인물을 내세워야 함이다. 우리로선 얼마나 중요한 지 더 말할 나위 없음이다.

 이념과 진영을 초월해 우리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정치교체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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