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덕 현

남 덕 현 시인
NDH9977@daum.net

검은 망토와 마스크 머리 깊숙이 눌러쓰고
잠수함처럼 부엉이 눈만 번쩍이며 시선을 휘두른다.
당신은 숨기면서 상대방은 알고 싶은가?
군중 속 감추어진 무수한 시선[視線]들
보이지 않는 선이 허공에 거미줄처럼 얽혔구나.
수만 개 안테나를 하늘 높이 치켜들며 정보탐색에 방황하는가!
음파탐지기가 생각과 마음 움직임까지 탐색하네. 
탐색이 끝나면 당신의 행동과 말이 교묘하게 변한다.
레이더 탐지기가 항로를 결정하듯---

요염하고 지적인 여인 내 앞에 마주 섰을 때 
미소 띤 그 선율 심장이 즈려오고
따뜻한 표정 영상에 녹아들며 잊혀지지 않듯이---
두려운 표정 하지 말아요.
낯선 소녀가 시선에 부딪치면, 화들짝 놀라 피한다.
공포의 레이저 선 무차별 쏘며 달아나는구나.
멸시와 차별로 쏟아지는 잔인한 시선 거부하며
피곤에 지쳐 허공에서 방향을 잃고 
생존을 위해 반대 방향으로 몸 뒤척인다.

굶주린 하이에나 먹잇감 찾듯이 
시선 부딪치는 소리 사라진 공간 평화롭구나.
연민에 찬 시선마저 쌀쌀하게 피해 버리네.
미지의 속살까지 탐색이 끝나서일까?
감정과 심리까지 영상으로 포착해서일까?
엄청난 허구의 위력 발생시키며
카멜레온이 보호색으로 방어적 전략 구사하듯 주고받는 시선, 

주파수 동일 선상에 놓고 사랑의 정 교류한다면 
너와 나의 시선 믿음과 신뢰 솟아나겠지.
그런 시선들이 광장 메울 때 삶은 풍요로운 거야.
부드러운 시선 예쁜 꽃 피우지만, 
탐색적인 시선 두려움과 방어적 몸짓 해.
불쾌한 시선 사라질 때 좋아라고 웃으며 춤춘다.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면 발가벗고 사는 거다.
엑스레이의 사진처럼 어둠으로 침묵시킨다면 좋으련만
시선은 망설임 없이 나의 속살을 드려다 본다.
두꺼운 옷을 한꺼번에 발가벗긴다.
“쳐다보지 마!” 그런 모습 너무 부끄럽고 싫어.


해석) 당신이 나를 바라보는 순간 나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탐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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