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덕 현

남 덕 현 시인
NDH9977@daum.net

바람 부는 가을 하늘 뭉게구름 피어오르더니 
비가 오려나?
아내 얼굴 먹구름 스치면 세상천지 어두워진다.
잔소리 쏟아져 온몸 적시려나?
여자 나이 중년을 넘어서면 그렇게 되나 봐.
언제나 맑은 날 되었으면 좋겠는데---
따뜻한 표정, 웃는 모습 얼마나 좋아.

잔소리 쏟아지면 우산을 쓴다.
‘우두둑’ 우산 위 떨어지는 요란한 소리
빗 방물 물보라 일으키며 사방 흩어지네.
잔잔한 호수 파문이 일듯
심장에 시린 아픔 분수처럼 뿌려지며
전생에 무슨 한 맺혀 이렇게 요란한가?
힘의 균형 깨어지는 소리
대화 장벽 무너지고 갈등의 폭 깊어 가는데
상처투성이 방문 굳게 닫히고
도망칠 수도 그 자리 앉을 수도 없는 
갈등의 어둠 속 이방인처럼 서성거린다.

성질대로 살겠다는 고집불통.
자기주장만 강요하는 거.
후라이팬 위에 달달 볶는 공포의 짜릿한 전율
스트레스와 불쾌함 뜨겁게 치솟는다.
세월 흐를수록 심장은 검정 숯이 되고
변두리 인간 고립감에 숨죽여 허덕인다.

나이 많아질수록 다양한 잔소리 아픔만 늘어가고.
그만할 때 되었는데, 미안하지도 않은지
소외감과 멸시감 어둠처럼 밀려오면
믿고 의지하던 마음 산산 조각나고 
외딴섬처럼 도시 변두리 떠돈다.

잔소리 무섭도록 잠잠하던 날.
공포와 불안 곳곳에 엄습하지만 
미소짓는 아내 얼굴 모습 저렇게 아름답네.
별빛 반짝이는 밤하늘 보름달처럼-----
거짓말처럼 동쪽 하늘 붉게 불탄다.
자신감과 희망 펄펄 넘치는데
아름답고 새로운 세상, 눈 앞에 펼쳐지는구나.


해석) 어른이든 아이든 남자든 여자든 잔소리(지나친 간섭) 좋아하는 사람 세상에 한 사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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