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원 도의원
(고성 2, 경제환경위원회)

 올해로 고성시장이 개장 60주년을 맞아 환갑이 되었다. 고성군민의 희노애락을 함께 한 ‘고성시장 개장 60주년 기념행사’를 지켜보며, 필자는 고성시장이 더 큰 활성화를 이루어 고성시장 상인 모두의 입가에 늘 행복한 미소가 피어나길 고대하며 고성 전통시장에 대한 작은 소회를 글로 담았다.

 튀르키에 이스탄불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는 전통시장인 ‘그랜드 바자르’이다. 그랜드 바자르는 1455년부터 동서양의 문물이 유통되던 시장으로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문화적 특색을 가지고 있어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높다. 특히 그랜드 바자르는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타임’의 여행전문 매체 ‘트래블+레저’에서 선정한 세계 50대 관광지 중 1위에 선정되었으며, 2013년 방문객 수가 무려 9,125만명에 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필자는 그랜드 바자르 사례를 보며, 고성군에서 전통시장이 가지는 가치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관광과 일자리 그리고 미래먹거리 창출 등 고성군이 원하는 정책적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전국의 많은 전통시장들은 이스탄불의 그랜드 바자르처럼 시장에 특색을 입혀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오랜 기간 노력을 기울여 왔다. 대표적으로 대구 서문시장의 경우 야시장을 통해 시장을 보다 젊게 그리고 젊은 세대가 시장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었으며, 인근의 대구 근대골목 관광코스와 연계로 코로나19 이전 추석 연휴 동안 약 10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필자는 고성군의 전통시장은 대구 서문시장과 같은 거대시장과 동일한 전략을 벤치마킹 하기보다 문화관광형 시장형태로 시장에 지역의 색을 입혀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1월 고성시장은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사업인 2023년 특성화시장 육성사업(문화관광형)에 선정되었다. 이를 통해 고성시장은 총 10억원 내의 사업비가 투입되어 토요문화공연, 먹거리장터, 상인교육, 시장 페스티벌 등 활성화 이벤트를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전국 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획일적인 문화관광형 시장 정책을 답습하기만 해서는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먹거리 특화를 통해 시장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선순환을 이끌어내는 것이 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진주 중앙유등시장의 경우 지역을 대표하는 육회비빔밥, 해장국 등 대표 먹거리로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마찬가지로 고성군도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9년 고성군은 '고성9味' '고성9景'을 선정했고, 고성 9미는 ▲염소국밥(총쟁이국밥) ▲참새우구이 ▲고성막걸리(월평리구장술) ▲도다리쑥국 ▲한우구이 ▲가리비찜 ▲고성한정식 ▲찰옥수수 ▲생선회(하모회)를 말한다.

 지금까지 전통시장은 주차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과 시설현대화 등 인프라 투자를 통해 도약을 이루었다면, 이제는 기본적인 인프라 투자 이외에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만드는 특색을 입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먹거리가 되었든 지역의 농수산물이 되었든, 타 지역의 성공적인 문화관광형 시장의 성공사례를 연구하고 고성군에 맞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무엇보다도 전통시장의 가치에 대한 고성군의 제대로 된 인식이 필요할 것이다. 즉 고성군민들의 삶이 문화로 어우러지며 융합되어 지역색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노력, 이러한 고성군의 지역색이 지역주민들에게는 친근함으로, 관광객들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든다면 전통시장은 삶의 터전일 뿐 아니라 지역문화를 창출하고 발전시키는 용광로와 같은 융합의 공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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