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덕 현

남 덕 현 시인
NDH9977@daum.net

죽는 거 생각해본 적 있어?
살기 바쁜 세상에 갑자기 엉뚱한 소리 하냐?
가을 날씨가 싸늘해지더니 이상한 소리 하네.
그래도 한 번쯤 들어봐. 
어젯밤 내 친구 죽었어, 중년 나이에 잠자다 갔다더라.
사업이 잘 되어 웃는 얼굴 꿈에 부풀어 있더니 
큰돈 벌 거라고 거창한 계획 떠들더니 물거품 되었어.
거짓말처럼 사라졌어.
어젯밤에 함께 있었는데 오늘 아침 없잖아.
사람 앞길 한 치 앞도 모른다더니 딱 맞는 말이지.
회오리바람 산골짜기에서 뒹굴다 갑자기 하늘로 치솟아
땅으로 내동댕이치듯---.순식간에 소리 없이 가는 거라고.
에이, 너무 비관적이다. 
오늘 살다 내일 죽어도 한 그루 사과나무 심어야지.
입에 풀칠하기 바빠 남의 일에 관심 없어.

끌어안는다고 자기 것 되는 게 아니더라.
너무 욕심부리지 마.
당신 입에만 구겨 넣지 말고 이웃과 나눠 먹어.
많이 먹어봐야 화장실만 넘치지.
죽는다는 게 뭔 말이냐고?
없어진다는 말이야.
당신이 죽으면 삼 일 후 세상에서 감쪽같이 사라진다고, 
지우개로 싹싹 지워버리고 입바람으로 휴 우 불어버리는 것.
왜? 서운한 생각 들어? 
외로움의 길을 혼자 쓸쓸히 가는 거야.
당신도 언젠가는 반드시 겪게 될 일이지.

인생이란 한 줄기 바람 휙- 하고 얼굴 스치며 다가왔다
창문 사이로 휙 하고 사라지는 거라고
별거 아니야, 너무 목소리 높혀 고집부리지 마. 
살아볼 거라고 발버둥 친다고 잘사는 거 아니고
모든 게 때가 있다는 말이야.
건강할 때가 있으면 병들 때도 있고, 기쁠 때가 있으면 슬플 때도--- 
세상일 당신 뜻대로 되지 않아, 고마운 마음으로 살라고.
옆집 아지매 밤낮으로 남편 달달 볶더니 갑자기 조용하데.
죽었나 봐.
남의 가슴에 못질만 하더니, 못 자국 온몸에 문신처럼 남겼지.
그래놓고 훌쩍 가버리면 어쩌나, 박힌 못 뽑아주고 가야지.
세상일 한 치 앞도 몰라.


해석) 세상일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고 물거품과 같다. 모든 것은 때가 있고 그 때는 인간이 알 수 없다.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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