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명 경남도의원(고성1)

 우리는 50~60년대 베이비붐 시대와 고도성장기 그리고 산아제한 정책도 경험했다. 이러한 시대를 살며 사람들은 농촌에서 도시로, 중소도시에서 대도시로 일자리와 배움의 기회를 찾아 이동했다. 이 시기는 높은 출산율로 학생수가 많아 오전반·오후반을 운영하거나 콩나물시루 교실이었다. 도시나 농촌지역 할 것 없이 과대·과밀의 학교와 학급이 문제였다.

 사회가 급속하게 변해 오늘날은 도리어 과소나 소규모 학교, 통폐합이 학교를 둘러싼 이슈다. 이는 우리의 생각·가치관·사회구조 변화와 함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결혼을 늦추거나 출산을 기피하는 저출생 문제에 기인한다.

 우리나라 총인구 감소의 인구절벽 시계가 당초 2029년으로 예측됐으나 8년이나 앞당겨져 2021년부터 절대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2000년 전국 합계출산율이 1.48에서 2018년에 급기야 1 이하(0.98)로 내려앉아 금년에는 0.7이 무너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경남의 경우도 2000년 1.59에서 지난해 말 0.84로 떨어졌다. 저출생 추세는 계속되어 불과 20여년 사이에 출생률이 반토막 났다. 우리사회가 저출생 늪에 빠져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저출생으로 학령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중학교 학령인구(12~14세)는 2000년 187만명에서 2023년에는 136만명으로, 2040년에는 77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남도 예외는 아니다. 2000년 중학교 학령인구가 12만4천여명이던 것이 2023년에는 9만5천명으로, 2040년에는 4만6천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고성군도 감소의 바람을 피할 수 없다.

 출생률이 높았던 고도성장기에는 학생 지도의 편리성·용이성 때문에 남·여 단성(單性) 학교를 설립하거나, 여성교육 증진을 위한 건학이념에 따라 여자 단성학교를 설립·운영해왔다. 그 시절에는 그것이 가능했다. 이제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운영난으로 통폐합하거나 남녀공학으로 전환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단성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은 서울·부산·대구 등 대도시권 학교에서도 많이 하는 추세다. 하물며 저출생·고령화 여파를 훨씬 더 받고 있는 농어촌지역 경우는 더더욱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제 단성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이같은 남녀공학으로 전환에 가장 직접적·필연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학령인구 감소다. 다음의 당위성 측면에서도 전환이 필요하다. 남녀공학으로 전환함으로써 양성평등·성인지 감수성의 인성교육과 민주주의 가치 실현이라는 교육적 측면의 보편교육을 반영할 수 있다. 아울러 단성학교 운영에 따른 학생들의 학교선택권 제약과 원거리 통학 문제의 교육환경적 측면의 개선을 위해서도 해야 한다.

 전체인구와 학령인구 감소 쓰나미가 밀려오는 우리 고성군도 단성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을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고성군의 4개 고등학교는 20년 전 고성여고(현 중앙고)가 전환해 모두 남녀공학이다. 이제 중학교도 시대적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여 생존과 발전을 위한 변화의 길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이 과정에 학생·교직원·동문·학부모 등 모든 주체들과 긴밀하고 충분한 소통과 논의를 해야 한다.

 학교는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곳이다. 학교의 모습은 사회의 모습과 가장 비슷한 게 바람직하다. 그것이 단성이 아닌 남녀공학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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