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덕 현

남 덕 현 시인
NDH9977@daum.net

무거운 침묵 흐른다.
다정하던 목소리 싸늘한 냉기 되어 찬바람 분다.
유리창 깨어지는 소리 심장까지 들리는데
상처의 흔적 재생산하는 어리석음.
부부싸움 휩쓸고 지나간 자리, 전쟁의 폐허 

사랑한다던 속삭임, 
친절한 미소, 
달콤한 입맞춤의 추억 지워지고 
포탄이 떨어진 자리 상처만 깊어지네.
꼴 보기도 싫어, 헤어지는 게 좋겠다.
미움과 원망이 폭포수처럼 가슴 풀어헤치면
악마의 비웃음, 잔인한 표정
지척인 거리, 돌아앉으면 천리만리 먼 길.
아픈 감정 폭발하며 붉은 용암 쏟아낸다.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니 대화의 장벽은 높아만 가고
부딪치는 곳마다 불길 높이 솟는구나.
갈등의 골이 깊어진 금단의 선을 넘어 
거미줄처럼 얽힌 부부 사이 불화
피 묻은 화살 서로의 심장을 겨눈다.
가슴알이가 억겁의 세월 동안 마음 밑바닥에 침전되고 
수면 위로 솟구칠 때 광대춤을 추는구나.
전생에 무슨 인연이기에 이토록 참혹할까.

한 걸음만 뒤로 물러서면 될 것을--- 
끈질긴 악연의 쇠사슬 벗어나기 그렇게 힘든가.
천지 만물 그대로인데 생각만 팥죽처럼 끓는구나.
붉은 태양 동쪽 하늘에서 웃는데
7월의 무더운 바람 천지는 고요하네.
힘의 균형이 깨어지는 소리
신뢰와 사랑이 무너지는 소리
폭풍이 지나간 자리처럼 흔적조차 없구나.


해석) 부부 사이의 갈등의 원인은 자기 생각만이 옳다는 고집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상대방의 정서와 인격을 모독하는 일이다. 그것으로부터 간섭과 강요가 일어나며 부부관계는 단절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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