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덕 현

남 덕 현 시인
NDH9977@daum.net

산새 소리 요란한 오월의 숲속 장례식장 보인다.
장례식장 앞길 장미꽃 축제 한창이네.
장미꽃 향기 천지에 진동하는데
죽는 사람 죽더라도 산사람 즐겁구나.

병원보다 장례식장 간판 아름답다.
장사가 잘 되는 모양인가? 
문전성시[門前成市] 이룬다.
죽음을 축하하며 즐겁게 담소 나누는 소리
오색찬란한 화환[花環] 끝없이 줄을 서고
보낸 사람 이름 휘황찬란하네.
당신도 언젠가 들러야 할 곳인데---.

들여다보니 영정[影幀]이 국화꽃 목걸이 하고
술 마시고 기름진 육류 먹으며 미소짓는다.
인명은 재천(人命在天)이라 호탕하게 웃더니---
백 살까지 살 거라고 큰소리치더니---
중년의 나이 양귀비 같은 마누라 두고 어찌 눈 감았나?
스스로 죽음 찾아가는 걸 누가 말릴 것인가!

옆방을 쳐다보니 영정[影幀]이 담배 꼬나물고 째려본다.
담배 연기 안개처럼 자욱하다.
‘니코친’의 달콤한 유혹 
“담배, 피워도 피워도 오래 오래만 살더라.”
담배 연기 굴뚝처럼 내 뿜으며 자신만만 하더니 
여우 같은 마누라, 토끼 같은 자식 두고 일찍 세상 떠났구나.
스스로 죽음 향해 가는 걸 누가 말릴 것인가!

병원 진료실 앞, 아픈 사람 부르는 간호사 목소리  
길을 잘못 들면 장례식장 간다. 
당신은 어디로 가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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