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덕 현

남 덕 현
NDH9977@daum.net

순진한 영순이 아지매 
입에 풀칠이나 하려고 빚내어 구멍가게 차렸더니
손님은 안 오고 파리만 떼 지어 날라 온다.
쫓아도 가지 않네.
우리 가게에도 손님이 많았으면 좋겠다.

옆집 가게 손님이 넘쳐나서 북새통.
살려고 발버둥 치는 아지매 가게 
지나가는 사람들 눈빛조차 주지 않는다.
“우리 가게 오세요. 좋은 상품 많아요.”
웃으며 도망치듯 피해간다.

옆집 가게 손님 드나드는 것 구경하다 하루해 저문다. 
돈 많이 벌어서 좋겠다.
“아줌마! 장사 잘 되어 무척이나 좋겠네요?”
“말 시키지 마세요, 그렇게 할 일 없어요?”
아지매 얼굴 저녁노을처럼 짙어지더니 꿀 먹은 벙어리 되었다.

어제는 빚돈 갚으라는 문자 독촉장 날라 왔다.
친절하게 원금과 이자를 정확하게 계산해서 보냈다.
“제때에 안 갚으면 연체 이자 많아요.”
사채업자도 아니고 너무하네.
상냥하던 대출창구 아가씨 얄밉게 보였다.

아지매는 밤마다 빚쟁이에 쫓겨 도망가는 꿈 꾼다.
가끔씩 돈 많이 버는 꿈 꾼다.
어제 밤에 돼지꿈도 꾸었다.
점포 접습니다, 명품 70% 할인 대매출 폐점정리.
영순이 아지매 망했지만 가게에 사람이 구름처럼 몰려왔다. 
아픈 곳은 마음인데 가슴만 시리어 오네.
반갑지 않은 웃음소리 가게 안에 넘치는구나!


해석)
빈부의 차이가 심화 되어가는 과정을 비유적으로 나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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