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덕 현

남 덕 현
ndh9977@cacao.com

문수암 부처님이 
상리면 무이산 산모퉁이 바위틈에 제비집 짓고 앉아
법당[法堂]문 활짝 열고 남해 바다 내다본다.
목탁 소리 한 번 치니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가 티끌이네.
티끌이 모이면 실상[實相]이요. 흩어지면 허상[虛像]인데
본래 모습[實體] 어디 있는가? 일체 만물 그러하다.

염불[念佛] 소리 낭랑하니 부처님 간곳없고 
천지 만물[法相]이 인연[因緣] 따라 생겼다 인연 따라 소멸[消滅]하니 
실재하는 존재가 아니었구나.[色卽是空 空卽是色]
일체 현상[現象]이 불법[佛法]인데 어디서 부처님만 찾는냐?
불상[佛像]에 집착하면 삿된 불도[佛道]를 행하는 것이라
불법[佛法]과 계율[戒律]을 스승으로 삼아라.

깨달음은 있으나
깨달음으로 가는 정해진 길[佛道]은 없고 
깨달음에 이르는 정해진 불법[佛法]도 없다.
다만 중생들이
삼천대천세계요. 고통이요. 깨달음이요. 아상[我相]이요.
때에 따라 이름을 붙였을 뿐이니 그 실체[實體]가 어디 있는가?
모든 현상[現象]이 시시때때로 변하여 결국에는 소멸[消滅]하나니
현상[現象]의 작용[作用]만이 존재하는 세계에 
무슨 생(生)이 있고 멸(滅)이 있겠느냐.[色不異空 空不異色]

오온[五蘊]이 개공[皆空]인데 어디서 나를 찾느냐?
자신의 지혜를 등불로 삼고 
자신을 의지하여 머물고 남을 의지하여 머물지 마라. 
눈에 보이는 것과 생각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꿈이요, 환상이요, 물거품이요, 그림자이며[如夢幻泡影] 이슬이요 번개불[如露亦如電] 이니 이와 같이 보아야 한다.
일체 현상[現象]이 죽음[病死] 앞에서 허망[虛妄]하니
당신의 권력과 재산과 아름다움과 세상 지식이 무슨 소용 있는가?


해석)
물질과 생각은 실체가 없이 끊임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현상의 반복적인 작용이니 집착하지 말아야--- 당신은 인연 따라 태어났다가 인연이 다하면 사라질 허깨비와 같은 존재이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이며 어디 있는가? 영원한 것은 없다.

저작권자 © 고성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