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덕 현

남 덕 현
ndh9977@cacao.com

요즈음 몹시 우울하다.
바가지 긁는 요란한 소리로 날마다 노래하던 
사랑하던 아내.
아프다며 며칠 드러눕더니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지난달 저세상 떠났다.

어제는,
함께 살던 막내딸마저 
가난한 놈팽이, 
나이 많은 사내 따라 멀고 먼 타향에 살림을 차렸다.
“아빠! 잘 살게요.”
“막내딸아 행복 하거라!”

오늘 밤 무척이나 우울하다.
공부 많이 시켜 넉넉하게 사는 아들 집. 
다녀온 이후로----

얼마나 바쁜지 인기척조차 없는 
굳게 잠겨진 현관문. 
아파트 문 앞에서 몇 번이고 서성이다가 
초라한 내 모습 서러워 섭섭한 마음으로 되돌아왔다.
“내 아들아 행복 하거라!”

외딴 산골 마을로 돌아오니,
불 꺼진 빈집.
뒷산에 부엉이 울음 몸서리치고 
부서진 방문 틈으로 찬바람 소리 으스스 하구나.

모두 떠나고 반겨주는 사람 없는데, 
나 혼자 남았네.
믿고 의지하던 아내 따라, 내 갈 곳 어디메 인가!


해석)
당신은 요즘 몹시 우울하다. 날마다 바가지만 긁던 아내가 미워죽겠더니 지난달에 저세상 떠나고, 그래서 무척 그립네. 하나 남은 딸마저 놈팽이 남친 따라 살림을 차리더니 멀리 떠났다. 잘사는 아들 얼굴 본 지 오래되어 기억조차 없다. 그래도 자식 사랑은 변함이 없다. 나, 언제쯤 아내가 간 곳으로 가게 될까?

저작권자 © 고성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