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라는 말이 생각난다. SK의 동해면 매정마을에서 자행한 일 때문이다.
 지금까지 유치권을 둘러싸고 전진과 sk는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려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심야를 틈타 전진측이 사무실과 거주지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 3동을 일방적으로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동네주민들은 전쟁이 일어난 줄 알았다고 전했다. 자다가 말고 한바탕 북새통을 치룬 주민들은 살다 살다가 난생 처음 겪는 일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현장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잔해가 흉물스럽고 처참한 형태로 놓여 있다. 당시 상황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단순히 건축물 철거가 아니라 대형 중장비를 동원해 건축물을 아예 납작하게 부순 것이다. 소위 말하는 대기업의 횡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설령 건축물이 그들의 소유물이 맞다 손치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지탄 받아야 한다는 게 대다수 지역민들의 의견이다. 그것도 심야에 마을주민들의 피해는 도외시 하고 벌인 일탈의 행동은 가벼이 보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전진측이 SK를 상대로 ‘무단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로 고발조치했지만 이마저도 개운하지가 않음이다.
 철거에 따른 최고통지는 물론 지역민들에게도 아무런 통고 없이 이 같은 일이 발생된 것이기에 더 그러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동안의 임금 채무를 받아 내기위해 무려 12년간을 이곳에서 지낸 A씨는 가정파탄은 물론 얼마 전에는 화병으로 몸져누운 사실이다. 고성군 지역경제활성화를 외치며 입성한 대기업이 주민들의 안위는 고사하고 야밤에 자행한 일탈의 행동은 더 이상 묵과해선 안 될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옳고 그름은 법정에서 판결될 일이지만 이번 사안은 누가 보아도 너무했다란 생각을 지울 수 없음이다.
 특히 sk측은 “본인들의 소유물이다”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서슬 퍼런 그들이 이젠 무섭기까지 하다.
 행여 사무실에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지금도 아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시시비비는 나중에 가려지겠지만 자칫 무력충돌로 인명 사고라도 날까 우려돼 고성군이 적극 나서야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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