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덕 현

남 덕 현
ndh9977@cacao.com

다정하게 손잡고 다니던 이웃집 중년 부부.
그 모습 부러웠는데
오늘 아침 다투는 소리 크게 들렸다.
“물가와 공공요금 많이 오르니 어떻게 살아요?”
“카드빚도 연체인데----”
아저씨는 택배 아르바이트.      
아줌마는 마트에서 일한다.
누가 행복한 부부에게 다툼을 허락했는가?

시장에 가니
오가는 사람들 표정 얼음처럼 굳어있었고
사람들 몸에서 싸늘한 찬바람이 불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던 오뎅 국물 식어버렸고
붕어빵은 켜켜이 쌓여 말라빠진 고드름이 되었네.

살기 힘들어요.
큰 아이, 대학 졸업하자마자 중국집 짜장면 배달.
젊은 인생을 저당 잡혔고
점심 한 그릇 하자던 친구, 몇 달째 소식조차 없다.
서민 경제가 시궁창에 빠졌을까?
공공요금, 물가인상 뉴스가 피부에 닿자 밤잠을 설친다.

고액의 세금 통지서, 
신기하게 우리 집 주소로 잘도 찾아온다.
건강 보험료, 전기세, 수도세, 재산세, 가스요금, 난방 기름비, 아파트 관리비
월말이 되기도 전에 통장은 마이너스 

돈은 벌어도 벌어도 아껴도 아껴도 달아나기 바쁘다.
살던 아파트, 
헐값에 팔아 월세방으로 이사 가기로 했다.
좋았던 시절 모두 지나갔는가!


해석)
2023년 서민들의 삶의 고달픈 현장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공공요금은 서민들이 못 느끼도록 야금야금 올리면서 대폭 인상하고 물가는 부르는 게 값이 되어버렸다. 삶이 힘들어지고 서민 경제가 곤두박질친다. 세금고지서는 우편함에 시시때때로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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