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덕 현

남 덕 현
ndh9977@cacao.com

명절날만 되면
객지에서 내 자식 아니 오나. 
동구[洞口] 밖 신작로[新作路]만 쳐다보시던 엄마.

가난하던 시절
자식들 주렁주렁 낳아
시집 보내고, 장가보낸다고 힘들었지.
명절이 되니
손주들까지 데리고 와서 집안은 떠들썩하고 
이제야 사람 사는 집 같구나.
도토리처럼 작은 산골 외딴집에서 
외로움을 운명처럼 짊어지고 사는 늙으신 엄마.
내일이면
자식들 하나둘씩 이산가족처럼 동서남북으로 흩어지고. 
내년에도 다시 볼 수 있을까?
“엄마! 오래오래 사세요.”

“애들아! 잘 가거라.”
조그만 보자기 마다
당근이며 시금치며 배추를 몇 묶음씩 고이고이 싸주시면서----
“차 조심하고 천천히 운전해라.
아프지 말고 부부끼리 오순도순 잘 살아라.”

밤이 되니 자식들 제 살길 찾아 모두 떠나고
뒷산 노루 새끼 울음 구슬프게 들리더니
쓸쓸한 빈집에 엄마 혼자만 남았구나!
 


해석)
뜬구름 잡는 공허한 내용보다는 경험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인 글을 쓰려고 했다. 살기 어려웠던 시절, 많은 자식을 모두 출가시키고 산골 마을에서 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늙으신 엄마가 자식들이 보고 싶어서 명절 때마다 마을 앞 신작로를 쳐다보면서 자식을 기다리는 애틋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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