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희

커피향기가 피어나는 공간을 찾아와요
아마도 나비인가 봐요
언제나 케냐 더블에이의 진한 냄새를 심어주고 떠나죠.

아프리카 원주민 같은 갈색나비 피부에
커피나무가 움트고 있겠지 
상상을 하면
펑! 
하고 커피가 열릴 거야

짧은 춤사위가 스치고 가면
온몸 근육이 긴장모드
급하게 케냐커피가 땡겨와요
습관성 고독이 택한 방법인가 봐요

커피향에 버물려진 고독을 저어요

깊숙한 밤이 되면 
주렁주렁 커피가 떨리고
성큼성큼 키가 자라기도 한대요.
커피를 돌보며 향기를 흡입하는 뒤태
마법을 주입하나 봐요

눈썹달이 솟아요
어둠을 야옹거리며
나는 고양이가 되어요

라탄바구니 속 갈색나비
오늘은 밤을 빌려주려나 봐요 
은밀한 언어를 포켓에 담고
진한 갈색커피에 취하려나 봐요

 

[김달희 약력]
*고성읍 출생
*경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시 입선 등단
*카페 ‘달꽃정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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