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층 자녀들의 ‘아빠 찬스, 엄마 찬스’ 시대에 양심은 땅에 떨어진 지 오래되었다

남 덕 현
(佛名:불명<法勝:법승>)
kbs491015@hanmail.net

 공정이란 모든 국민이 다 함께 지키자는 객관적 약속이며 상식이고 규범이다. 이런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변칙적인 행위를 불공정이라고 한다. 요즘 공정이란 말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다. 특히 자기 자녀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서 공정을 저버리는 정치권력층들의 지능적이고 교묘한 불공정 비리가 내각 청문회를 통해서 백일하에 드러나서 그렇다. 그것을 ‘아빠 찬스’ 혹은 ‘엄마 찬스’라고 한다. 자녀들이 아빠나 엄마의 변칙적인 불공정으로 사회적 혜택을 특별하게 누려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도대체 공정이란 뭔가? 공정이란 어휘는 개인에게 적용되는 용어가 아니라 두 사람 이상이 모여있는 사회 전체에 상식적이며 객관적으로 다양하게 적용되는 기준이다. 쉽게 말하면 모든 사람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공평성이다. 그렇지만 개인의 능력과 환경과 특성이 다르므로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에는 엄청난 무리가 따른다. 그러므로 진정한 공정은 존재할 수도 없고 현실적으로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공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인다. 그 원인은 공정보다는 변칙적인 비리와 부패가 우리 사회에 차고 넘쳐서 그렇다.
 특별한 예를 들어보자. 똑같은 노동으로 하루 8시간을 근무하는데도 어떤 사람은 급여를 더 받고 어떤 사람은 급여를 적게 받는다면 그것이 공정한가? 같은 일을 하는데도 대기업 직원은 급여를 더 받고 중소업체 직원은 급여를 적게 받는다면 공정한가? 100m 달리기를 하는데 어떤 사람은 출발선에서 또 어떤 사람은 중간 지점에서 출발한다면 이런 상황은 공정한가? 어떤 음식점에서는 냉면값이 9천 원이고 또 다른 곳에서는 1만 원을 받는다면 공정한가? 서민들의 자녀는 감옥 같은 2평짜리 고시원에서 땀 흘려 공부할 때, 정치권력층의 자녀들은 사립학원에서 거액의 학비를 내며 엉터리 논문, 엉터리 봉사활동, 엉터리 대학 학점, 엉터리 면접, 엉터리 논문, 엉터리 표창장으로 대기업에 혹은 해외 일류대학에 입학한다면 그게 공정한가? 서민들의 자녀들은 중소기업에 다니면서 쥐꼬리만한 급여로 생활비도 어려운데 정치권력층의 자녀들은 5년 근무에 퇴직금으로 50억을 받는다면 그게 공정한가? 그러면서도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얼굴표정 하나 안 바뀌고 당당하게 주장한다면 그게 공정한 것인가? 정치권력층의 자녀는 이중국적으로 명문 사립학교에서 귀족 생활 공부하는데, 서민들의 자녀는 재산이 없어서 결혼조차 포기하고 산다면 이것이 공정한가? 물가 폭등으로 서민들은 땀 흘려 일해도 살기 힘든데 정치권력층은 골프나 치러 다니며 백수로 지내면서 재산을 100억 혹은 200억을 모았다면 그게 공정한가? 이런 거액의 재산을 어떻게 모았을까? 평생을 저축해도 1억을 모으기 힘든데 이런 현상이 공정한 사회인가? 비리와 부동산투기가 아니면 불가능한 재산 축적이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을 하면 거액의 돈이 어디서 굴러들어오는 것일까? 그런 원인으로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되려고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것인가? 순진한 국민은 정치꾼들의 이런 지옥 같은 싸움질에 말려들어 다 함께 아귀 지옥 같은 세상이 되어버렸다. 정치권력층들이 서울 중심지에 고가의 아파트를 수십 채 보유하고 있으면서 부동산 가격을 쥐락펴락 조종하고 있는 현실이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들을 불공정이라고 항의하는 사람은 없다. 공정과 정의를 외치며 국민을 선동하고 진실을 왜곡하던 자들의 실체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어서 그렇다. 그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던 공정이 모두 거짓과 위선이며 상대방을 중상모략하기 위한 술수였다는 사실이다. 이런 불공정한 자의 자녀들은 불공정으로 일류대학에 입학하고 불공정으로 박사학위를 따고 불공정으로 장학금을 받고 불공정으로 대기업에 들어간다. 자신의 정당한 능력으로 각종 우월한 지위에 오르지 않고 아빠나 엄마의 변칙적인 불공정으로 각종 혜택의 지위에 올랐다는 말이다.
 공정한 사회라고? 우끼는 소리 하지 마라. 입에서 욕이 나오려다 멈춘다. 솔직히 말해서 공정과 정의 사회는 이상세계이며 존재 불가능한 사회다. 공정과 정의라는 용어는 약자가 강자에게 바라는 희망 사항일 뿐이다. 자신은 불공정을 저지르면서 타인을 향해 공정하게 하라고 부르짖는 사람이 너무 많다. 공정한 사회는 물론 좋은 사회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이상사회다. 마치 천국과 극락 같은 사회다. 그렇지만 사람의 성향에 따라 공정의 기준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도둑놈의 사회에 가면 도둑질이 공정의 기준이 된다. 즉 도둑놈의 세상에서는 도적질이 공정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사기꾼의 공정은 무엇인가? 사기꾼의 사회에 가면 사기질이 최고의 공정이 된다. 그러니 실제적인 공정이란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공정은 주변환경과 직업과 개인적 성격이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당신의 공정과 나의 공정이 다르니 갈등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공정이란 뭔가? 양심이다. 양심에 비추어보았을 때 부끄러움이 없으면 공정한 것이다. 양심은 인간만이 고유적으로 지니고 있는 인간의 본질이다. 즉 일반동물과 인간을 구분할 때 사용되는 최저의 판단 기준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서 양심을 버리고 산다. 욕심이 양심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당신은 불공정을 저지르면서 공정을 부르짖지 말라. 어리석은 짓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유익을 위해 불공정을 저지르는데 당신만 공정을 부르짖는다면 사람들이 바보라고 비웃을 것이다. 공정사회는 오지도 않으며 존재할 수도 없다. 그것은 생존경쟁의 치열한 전쟁터에서 공정하게 전쟁하자는 말과 같다. 전쟁은 공정이 아니라 승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우러러보던 천민자본주의 사회의 병폐적인 자랑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어렸을 때 거짓말은 나쁜 것이고 결국은 진실이 승리한다고 배워왔고 그렇게 가르쳐 왔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현실은 그러한가? 작금의 우리 사회는 약육강식의 동물의 왕국이 되어 미쳐 돌아가고 있다. 목소리 큰 놈이 정의이며 권력을 가진 놈은 온갖 불의와 악행을 자행해도 떳떳한 사회가 되어버렸다. 권력층들은 겉으로 선한척, 정의로운척 하면서 온갖 추악한 짓은 거리낌 없이 자행하고 있다. 부정한 돈을 챙기는데 정신이 없고 부도덕한 일을 거리낌 없이 행사한다. 우리 사회에서 양심이 사라진 지 이미 오래되었다. 이런 사회에서 공정이 존재할 수가 있겠는가? 그러니 공정을 바라지 말라. 그것은 당신에게 고통만 안겨줄 뿐이다. 그렇다고 당신을 불공정하게 살라는 의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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