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검사출신으로 고작 8개월의 정치경험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돼 5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과 이재명 후보와의 표차가 1%p(0.76)밖에 차이가 나질 않아 당시상황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오후 8시 초박빙이라는 공영방송인 3사의 사전출구조사 발표에 의한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민주당은 승리를 장담한 환호로 이어졌고, 국민의 힘 진영에서는 탄식과 한숨으로 이어졌다. 초반 개표결과 또한 변함이 없어보였지만 자정이후 부터는 상대 후보를 역전 시키는 드라마가 연출됐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장담하기 힘든 표차는 유권자들의 잠을 설치게 했다. 새벽이 넘어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가 새벽 3-4시경에서야 조금씩 윤곽이 드러났지만 그래도 양쪽 진영은 초박빙에다 초긴장 상태였다. 

 윤 당선인의 승리를 분석해보면 지역적으로는 서울과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에서 승기를 잡은 결과다. 이 후보가 경기·인천에서 선전하고 호남에서 절대적 우세를 점하는 등 선전했지만, 결국 판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안타까운 것은 이번 선거 역시 동서로 극명하게 갈렸다는 사실이다.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민심 이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현 정권의 ‘내로남불’ 행태는 여권 지지층을 떠나보냈다. 윤 당선인이 앞세운 공정과 상식의 가치가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그는 대선 사상 가장 작은 표 차로 승리한 당선인이 됐다. 과거 가장 작은 격차였던 15대 대선 때 김대중 당선자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39만표 차이보다도 작다.

 정치·행정 경험이 없고 줄곧 검사로만 살아온 그는 선거에서 제대로 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고, 구체적 정책도 준비하지 못했지만 ‘정권교체’라는 대명제 앞에 당당히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렇지만 젠더·노동·외교안보 정책 등에서 퇴행적이고 시대착오적인 관점을 보여 우려를 자아냈다. 일각에서도 검찰의 민주적 통제를 과거로 돌리는 검찰권 강화 공약이나 ‘문재인 정권 적폐’ 수사 공언 등은 ‘윤석열 정부’의 지향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깊다.

 절반의 승리로 당선된 윤 후보에게 협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 쟁점들은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야당과의 타협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제라도 잘못된 공약이 있다면 즉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철회함이 옳을 성 싶다. 편향된 공약을 전면 폐기하거나 수정하고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위한 적극적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조기에 위기에 빠질 수도 있어서다.

 누가 승리했던 지간에 선거는 이제 막을 내렸다. 윤 당선인은 당장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오미크론 위기 극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경제·산업구조 개편 등 미래비전을 세워야 함은 물론이다. 

 ‘국민의힘’도 자만 말고 분열된 동서화합이 최우선 과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민심을 겸허히 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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