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군정질문, 고성 오가며 비난으로 얼룩져 배상길 의원, 수의계약 관련 질문
“5만 인구 지자체가 천문학적인 공모사업비 4505억원을 따낸 것 자체가 반칙과 특혜“
백군수, 정상적인 군정질의가 될 수 있도록 행정도 노력할 테니 의회도 화답해 달라
감사원 감사청구 제시 의사 밝혀 일방적 공세 빈축… 사퇴서 제출 피력
삭발과 단식투쟁 등 고성군수 퇴진운동과 군수 주민소환운동 돌입 하겠다

 ▲ 제268회 임시회 제2차본회의에서 배상길 의원이 군정질문하고 있다.
 ▲ 제268회 임시회 제2차본회의에서 배상길 의원이 군정질문하고 있다.

 고성군의회 군정질문이 가시 돋친 말과 고성 등 상대를 향한 비난과 냉소로 얼룩져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 오전 열린 고성군의회 제26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군정질문에 나선 국민의힘 배상길(영오·개천·구만·회화·마암면) 의원이 고성군의 수의계약에 대해 질문하면서 작심한 듯 백두현 군수를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면서 백 군수에게는 아예 답변할 기회조차 주지 않아 일부에선 다소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질의를 마친 배상길 의원은 “군의 조직적인 방해에 한계를 느낀다”며 군의원 사퇴의사를 밝혀 심경을 드러냈다.

 배 의원은 이날 정영환 의원에 이어 두 번째 군정질문에 나서 군정혁신과장과 재무과장 등에게 수의계약과 관련된 질문을 마친 뒤 “(백 군수는) 변명과 비아냥거림으로 의회를 무시하므로 답변을 기대하지도 않는다”며 포문을 열었다.
 배 의원은 “백 군수의 취임 기간 동안 반칙과 특권이 없고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군정을 수행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군수의 빼어난 말솜씨는 진실을 덮고 도둑놈 정치를 배워가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또 “5만 인구의 지자체가 천문학적인 공모사업비 4505억원을 따낸 것 자체가 반칙과 특혜”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성군의회가 진행하고 있는 수의계약 행정조사와 관련해 “고성군이 수의계약 TF팀을 구성해 대응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여론과 일부 행정부서장들이 직간접적으로 군정질의를 방해하고 있다”며 “수의계약 조사를 하면 할수록 살아있는 권력의 조직적이고 은밀한 움직임을 몸으로 느끼게 돼 두렵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또 “거짓해명의 언론 브리핑으로 뻔한 사실마저 무조건 부인하며 진실을 숨긴다”며 “의회에 대해서는 군민의 행복을 무시하는 의회로 치부하는 등 고성군의회의 위신을 떨어뜨린 보도를 냈다”고도 직격했다.
 이어 배 의원은 “고성군의회의 자체 행정감사에 한계와 역부족을 느껴 수의계약 전반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제안한다”며 “군의원으로서의 부족함과 한계를 실감해 사직서를 제출한다. 이 시간부터 삭발과 단식투쟁 등 고성군수 퇴진운동과 군수 주민소환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백 군수는 “공무원들이 TF팀을 꾸리는 등 군정질문과 행정조사 특위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고 하는데 해명할 기회를 달라”면서 항의하기도 했다.
 박용삼 의장은 “군정질의가 끝났다고 이미 선언했고 배상길 의원도 군수의 답변을 요구하지 않았는데 따로 답변할 시간을 낸 전례가 없다”며 답변 기회를 주지 않았다.
 백 군수는 “군정질문을 하기 전 의회에서는 구체적인 질문사항이 아니라 군정 전반에 대한 군수의 입장을 묻겠다고 보내 의아했다”며 “답변해야 할 구체적 사항들을 적시해 줘야 답변을 준비할 수 있을 텐데, 정상적인 군정질의가 될 수 있도록 행정도 노력할 테니 의회도 화답해 달라”고 말했다.
 이렇듯 고성군 집행부와 의회 간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정쟁에서 촉발된 신경전이 힘겨루기를 넘어 이제는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여당 군수와 대립각을 세웠던 야당 의원이 사퇴서를 제출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공무원 사회에서는 정상적인 행정업무가 불가능하다며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곽쾌영 고성군노조위원장은 “애꿎은 공무원만 중간에서 양측의 화풀이 상대가 되고 있다. 공무원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지 못함으로 발생하는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에게 돌아갈게 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에서도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민의는 안중에 없고 정치 논리로 대응하다 보니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이대로는 고성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볼썽사나운 갑론을박에 정작 우선시 돼야 할 민생은 뒷전이란 지적도 나온다. 민선 7기 출범 이후 매번 주요 현안마다 부닥치며 파열음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포퓰리즘’ 논란으로 4수 끝에 겨우 군의회를 통과한 ‘청소년 수당’을 시작으로 코로나19 백신 우수마을 인센티브 예산 전액 삭감, 영유아 수당 도입 발표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모두 백 군수의 핵심 공약이거나 시행을 공언한 사업이다. 여기에다 최근 국비 등 24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공사를 시작한 유스호스텔 건립과 경남도 예산 8억 원 등 20억 원을 확보한 동물보호센터 신설마저 군의회에 제동이 걸리고, 수의계약 특정 업체 몰아주기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배 의원 사퇴서 수리 여부는 다음 회기에서 결정된다. 현재 11월 22일 2차 정례회 1차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의장이 의안으로 상정해 의원들에게 가부를 묻는다. 필요시 표결에 부친다. 가결 정족수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다. 의결 전까지 의원직은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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