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원 법학박사
고성미래연구원장
(사)아시아교류협회장
(사)한국기업법무협회장

 고성은 예로부터 바다가 깨끗하고 청정해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이 풍부한 지역이다. 어릴 적 철둑이나 간사지에서 노을이 질 무렵, 바다 위로 힘차게 뛰어오르는 숭어를 손쉽게 볼 수 있었다. 늦은 봄과 이른 여름 사이 “맬치젓 담으소” 라는 정겨운 소리와 가을철 은빛 갈치와 싱싱한 고등어를 양철 함박에  이고서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는 생선장수가 많았다.

 그러나 오늘날 고성은 과거의 영광은 온데 간데 없고, 고성을 대표하는 수산물 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방송사에서 간간이 방영한 고성 하모회의 싱싱함과 식감 때문에 고성을 찾는 이가 적지 않다.

 최근 해양수산부가 정점식 의원에게 제출한 ‘지역별 어가인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어업인구는 지난 3년간 19.5%가 감소해 10만명 아래로 줄어들었다.  2020년 기준 연령대별 어업인구는 60대 이상이  5만 1,747명(52.7%)으로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 영세한 고성 어업인구 
 고성의 어업인구는 2018년 현재 1,721가구와 어업인 4,059명으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또한, 2018년 고성에서 생산된 수산물의 량은 1,598톤이고 금액으로 환산하면  11,929백만원이다.

 이를 어가수로 환산하면 1어가당 약 1톤을 생산해 약 7백여만원의 소득을 얻는다. 1어가당 2-3인의 가족을 감안하면 7백여만원의 소득으로 한가족이 생활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과거 고성의 수산물 명성은 온데 간데 없다. 고성 어업인의 고령화 비율은 높아가고, 어업인 소득은 점점 주는 등 고성 수산업의 실태는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이에 고성의 어촌을 살리고, 고성 수산업의 옛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고성에 귀어귀촌 인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도록 해야 한다. 은퇴후 전원생활을 바라는 도시인은 농촌의 한적한 생활보다는 바닷가 인근에서 반어반농을 할 수 있는 지역을 더 선호한다.

 고성의 어촌이 대부분 소규모의 반어반농 형태를 띄고 있어 도시인의 귀어귀촌 지역으로는 최적지인 것이다. 해양수산부 산하 어촌어항공단에서 귀어귀촌지원센터를 운영하고,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에서는 경남귀어학교를 운영 중이다.

 적지 않은 귀어인이 외지인에 대한 배타적 문화와 어업권 획득 등의 문제로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출향한 고성인을 대상으로 ‘청년 어업인 직불제’ 등 획기적인 귀어귀촌 지원정책을 마련한다면 고성이 귀어귀촌의 성공모델이 될 것이다.

◇ 해만가리비·흰다리새우·굴·갯장어를 브랜드화해야 
 두 번째, 고성 수산물의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고성은 하모를 제외한 다른 수산물의 인지도가 매우 낮다. 고성은 공룡엑스포를 통해 확보된 전국인지도를 활용하여 ‘공룡쌀’을 브랜드화하고, 자체 개발한 공룡쌀국수도 성공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노하우를 고성에서 생산되는 해만가리비, 흰다리새우, 굴 및 갯장어 등에도 적용하여 자체 브랜드화하고, 수산업협동조합의 가공공장을 통해 생산·판매하거나 대기업에 위탁·생산해야 한다.

 세 번째, 수산물 관련 지역축제를 통해 수산물에 대한 고성 수산물의 전국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고성은 3번의 가리비수산물 축제를 통해 가리비를 선점하게 되었다. 고성군이 주최하고 경상남도, 고성군수협, 굴수협 및 관내 업종별 양식위원회 등이 후원한 가리비 축제는 전국에서 약 5만여명이 몰려오는 대단위 수산물 축제로 자리 잡았다.

 고성 가리비수산물 축제에 비슷한 시기에 생산되는 흰다리새우 등을 포함시켜 고성의 수산물 인지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또한 수협중앙회가 운영하는 수협방송, 어촌어항공단에서 매달 선정하는 이달의 수산물 코너 등에 고성의 수산물을 소개하면 고성 수산물의 전국 인지도가 높아질 것이다.

◇ 고급양식기술 고성 어민 보급해야 
 네번째, 고급 양식기술을 어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보급해야 한다. 가리비와 흰다리새우의 양식 기술은 어업인의 피나는 노력으로 어느 정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전국단위로 공급하고 판매할 만큼의 생산량에는 이르지 못했다.

 가리비와 흰다리새우는 어린이와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어종이다. 아직 고가(高價)라는 인식 때문에, 학교 급식나 군납으로까지 보급되지 못하고 있다. 고급 양식기술의 보급과 자동화 등을 통해 대량 생산과 생산비를 낮출 수만 있다면, 고성의 수산물이 전 국민에게 사랑받게 될 것이다.

 고성은 예로부터 바다가 깨끗하고 리아스식으로 잔잔한 만이 많아, 주요 수산물의 산란지로 많이 알려져 있다. 물고기들이 찾아와서 알을 낳고 어린 물고기가 무럭무럭 자랄 만큼, 깨끗하고 아름다운 고성 바다가 전국민에게 널리 홍보되고, 고성의 싱싱한 수산물을 전 국민이 애용하는 그 날을 진심으로 고대한다.

저작권자 © 고성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