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불평등인 조선 시대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의 대표적인 명절 제사 문화를 답습하는 불쌍한 주부들 】

남 덕 현
(佛名:불명<法勝:법승>)
kbs491015@hanmail.net

 필자는 먼저 주부들이 조상이나 부모의 은혜를 부정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님을 밝힌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불효했던 행위들을 사죄하며 돌아가신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당신의 애틋한 마음을 어찌 모르겠는가? 그렇지만 부모님 섬기는 일은 살아계실 때 잘해야 한다. 돌아가시고 난 뒤에 진수성찬의 제사상 차리면 뭐 하나? 그럼에도 가부장적인 남성들은 “제사를 지내는 까닭은 돌아가신 조상을 공경하고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다. 또 가족과 집안의 공동체 의식을 부여해 화목과 단합하게 만든다.”라며 마치 제사 문화가 효도와 가족 화목의 근본인 것처럼, 그럴듯하게 합리화한다. 물론 생각 자체는 좋은 의미다. 그렇지만 정말 어이없다. 다시금 조선 시대의 대가족제도와 유교문화로 돌아가자는 것인가? 조선 초기에는 제사를 지내거나 지낼 수 있는 양반은 전체 국민의 1% 정도였고 나머지 99%는 평민이나 천민의 신분 계급으로 인하여 제사를 지내지도 않았고 지낼 수도 없었다. 일반 국민인 평민이나 천민은 족보도 없었고 성도 없고 이름만 있었다. 조선 후기에 신분제도가 없어지면서 거의 모든 평민이나 천민들이 양반의 흉내를 낸다고 엉터리 족보도 만들고 성도 만들고 제사를 지내게 된 것이다. 고속도로를 쳐다보니 명절이라 그런지 고향으로 가는 차량이 줄을 서 있다. 먼저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이 출가한 자식이라면 명절날 시골 부모님을 찾아갈 때 집에서 부모님께 드릴 명절 음식을 만들어서 귀향하기 바란다. 노쇠하신 어머님은 더 이상 당신에게 명절 음식을 만들어서 먹일 기운이 없다. 늙어서 허리가 휠 때까지 명절 음식 준비하느라고 어머님께 중노동을 시켜서야 되겠는가? 큰집 며느리에게만 짐을 지워서 되겠는가? 명절 음식 하느라고 어머니와 큰집 며느리 등골 빠진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우리 지역 여성단체들은 성 불평등의 잔재물인 명절 제사음식 문화 바꾸기 운동을 과감하게 추진하면 될텐데, 왜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을까?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주부들은 명절 때마다 제사음식 만든다고 그렇게 고생하더니 이런 고통스러운 관습을 왜 대대로 딸자식에게 물려주려고 할까? 추석 명절이라고 당신이 시골 부모님 찾아뵙는 일은 매우 좋은 일이지만 객지에서 찾아온 자식들 먹일거라고 명절 제사음식 만드는데 늙은 어머님과 큰집 며느리는 몸살을 앓는다. 명절 대 이동은 교통이 매우 불편하던 농경사회에서 부모님 찾아뵙던 문화다. 이런 문화를 현대 시대에 맞지 않게 유지 계승하는 것은 전형적인 유교의 남존여비(男尊女卑: ‘남자는 높고 여자는 낮다.’는 뜻의 사회적 지위 및 권리 면에서 남자를 우위에 두고 여자를 하위에 둔 유교의 문화적 관습)사상을 답습하는 것이며 그것은 양성평등과 크게 어긋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으로는 양성평등을 부르짖으면서 행동은 양성 불평등을 하고 있으니 매우 어이없다.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은 수렵과 채집을 위주로 하던 원시사회 이후에 나타난 현상으로, 그 원인은 사유재산제의 발달로 남녀의 경제적 지위가 위계화되면서 일어난 것이며, 거의 모든 문화의 일반적인 현상이었던 남녀불평등이 유교문화에서는 ‘남존여비(男尊女卑)’라는 용어로 합리화되어 온 것이다. 평소 때 부모님 자주 찾아뵙고 그래도 부족하면 스마트 폰 동영상으로 안부를 전하고 명절날에는 쉬고 즐겨라. 명절 제사음식 하느라고 늙으신 어머님과 큰집 며느리 등골 빠진다. 제사음식 장만은 극한의 중노동이다. 둘째 며느리부터는 가족들 거느리고 큰집에 가서 명절 음식만 먹으면 되겠지만 큰며느리는 죽을 맛이다. 그러니 효도와 유교 전통을 중요시하는 집안의 장남에게는 젊은 여성들이 결혼을 기피 한다. 주부들의 대변인인 여성단체에서 명절 음식과 제사 문화로 고통스러워하는 주부들의 비명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여성운동의 본래 목적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양성평등 운동한다고? 어이없다. 그러면서도 주부들은 왜 명절 음식 중노동을 대를 이어 딸자식에게 유산으로 넘겨주는가? 핵가족시대를 지나서 독신 시대를 맞이한 요즘도 이런 대가족제도의 관습을 답습하는 것은 중국 유교문화의 병폐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다.
 지금 시대는 부모님에 대한 효도의 개념도 완전히 바뀌었다. 부모님을 모시면서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자유스럽게 살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다. 한 번도 얼굴조차 본 일이 없는 시갓집 조상들 제사를 일 년에 열두 번씩 지내야 하는 제사 문화나 명절 음식 문화는 여성들의 인권과 노동력을 착취하는 최고의 남녀불평등 관습이다. 이런 조선 시대의 유교적인 성 불평등문화를 바꾸는것이 시급하고 가장 중요하며 여성들에게 절실히 필요한데, 대를 이어 딸자식에게 물려주는 현상에 대해서 여성단체들은 입도 벙긋하지 않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명절 제사음식 문화를, 조상숭배와 효도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감당하고 있는 주부들이 어리석고 안쓰럽기까지 하다. 왜 이런 잘못된 문화를 바꾸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신작로 모퉁이에 효녀 비와 효부 비라도 세워야 할까? 관변단체로서 사회 봉사활동 한다고 거들먹거리지 말고 여성 본인들의 가사노동 해방운동이라도 벌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여성의 권익을 위해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제사상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음식을 가득 채운 것이 조상이나 부모님에 대한 효도라고 착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선 보기에는 조상에 대해 효도하는 것처럼 좋아 보인다. 그러나 그 뒷면에는 주부들의 땀과 중노동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그 돈을 아껴서 부모님께 용돈이나 두둑히 드려라. 남자들은 제사상 앞에서 조상들께 절하고 주부들이 만든 음식을 먹는 역할만 한다. 전형적인 남녀 불평등이다.
 출가한 자식들은 손자들 줄줄이 엮어서 고향 가는 것도 늙은 부모님 괴롭히는 일이다. 평소에 찾아뵈어라. 명절 때는 늙으신 부모님 편안하게 쉬게 하고 해외여행이라도 시켜드려라. 제사 문화는 제사가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여성들이 중노동에 시달린다. 완전한 성 불평등이다. 명절이나 제삿날 몸살이 났다고 꼼짝도 하지 말고 드러누워 봐라. 집안이 어떻게 되는지. 그래야 주부들이 얼마나 힘든지 남자들이 깨닫는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이런 가부장적인 문화 때문에 결혼까지도 기피 하는 현상을 보인다. 맞벌이 여성들의 경우 남편보다 더 오랜 시간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환경 때문에 그렇다. 아직도 가사와 육아에서는 여성의 의무가 더 강조되는 사회적 관습 때문에 집안 노동은 여성의 몫이 되는 경우가 실존한다.
 과거에는 경제와 육아가 나누어져 있었기에 이런 노력을 개인의 일로 받아들였지만, 현재의 젊은 여성들은 이를 이혼, 비혼, 비출산으로 거부한다. 결혼을 원하는 여성들도 집안일을 회피하는 남편이나 며느리 도리를 요구하는 시가를 만나는 것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 및 부부 문제로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다른 사람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관계를 맺으면서 작게는 가족, 크게는 사회라는 '집단'에 소속되어서 개인으로서의 자신을 내세우기보다는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당연하고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조선 시대 제사 문화는 신분에 따라 제사를 모실 수 있는 조상의 대수가 달랐으나 조선 후기로 갈수록 신분에 관계 없이 모두 4대까지 지내게 되었다. 경제구조의 변화와 발달로 부농층과 부유한 상민들은 풍부한 자본력을 최대한 활용해 납속책, 공명첩을 이용하거나 족보 매입 또는 위조로 신분 상승을 위장했다. 즉 가짜 족보를 만들어서 양반 행세를 한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양반의 제도가 몰락하자 노비나 평민들이 양반의 흉내를 내는 신분 세탁하기에 바빴다. 다시 말하면 현대의 제사 문화는 대부분 노비나 평민들이 양반의 흉내를 낸 졸부문화라는 점이다. “당신, 명절 때면 내가 얼마나 힘 드는지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거야? 내가 당신 집안 종이야! 왜 종 부리듯 하고도 고맙다는 말이 없어! 대체 뭐야!" 명절이 다가오면서, 주부들이 제사에 대한 부담으로 스트레스가 심해져 신체적인 장애까지 초래하는 현상을 일으킨다고 한다. 연휴 내내 새벽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집 안팎을 청소하고, 제사상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물론, 어깨와 허리가 휘어지도록 차례 음식과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그래서 주부들에게는 일 년 중에서 가장 강도 높은 가사노동을 해야 하는 때가 바로 명절이다. 명절을 준비하고 치르는 과정에서 강도 높은 주부의 노동과 휴식 부족으로 인한 육체적인 부담과 음식 준비나 제사 과정에서 느끼는 갈등으로 긴장, 분노,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그 결과는 결국 모든 가족에게 정신적 악영향을 끼친다. 이래도 명절 음식 문화와 제사 문화를 그대로 둘 것인가? 그것은 오로지 주부들과 여성단체들의 활동에 달렸다.

 이제 명절 제사 문화를 어떻게 바꿀지는 주부나 여성단체가 결정해야 한다. 자녀 출산율의 저조로 핵가족시대가 되면 명절 제사음식 문화의 고통이 더욱 무거운 짐으로 주부들에게 다가올 것이다. 명절 제사 뒷날은 젊은 부부 이혼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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