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 폰은 환상과 가상의 세계이며 꺼지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 】

남 덕 현
(佛名:불명<法勝:법승>)
kbs491015@hanmail.net

 요즘 뉴스 보기가 겁난다. 사람들이 너무 독해지고 교활해지고 잔인해져서 그렇다. 그냥 자기 불만을 억제하지 못하고 묻지 마 식의 살인과 폭력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휘두른다.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서 아내가 남편을 살해하고 또한 남편이 아내를 무참하게 살해한다. 그리고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갖가지 변명과 이유를 들어서 살해한다. 오로지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만이 옳다는 이기주의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그렇다. 적절한 대화나 타협이 그리고 설득이 사라진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왜 자기의 생각만 옳다고 하는가? 그럼 타인의 생각은 모두 틀린 것인가? 이것이 인간관계 불화와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다. 제발 타인의 의견이나 생각도 존중해주자. 때로는 타인의 생각도 옳다고 인정해주자. 가족 사회도 마찬가지다. 매사에 자기 생각만 옳다 하고 고집한다면 그건 가족이 아니라 미움의 대상이다. 이런 시대에 당신에게 진정한 가족이 있는지 묻고 싶다. 무늬만 가족인가? 요즘 가족 사회는 마치 모래알 가족처럼 되어있다. 가족 사이의 대화보다는 자신의 스마트 폰으로 대화를 더 많이 한다. 젊은이 늙은이 할 것 없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며 낄낄거린다. 사람들은 왜 스마트 폰과 가깝게 되었을까? 스마트 폰 속에는 당신의 정서적 물질적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온갖 정보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어서 그렇다.
 그렇지만 그것은 온라인상의 허상에 불과할 뿐이다. 스마트 폰이 꺼져버리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사라진다. 그렇지만 아내는 부엌에서 남편은 큰방에서 자식은 자녀 방에서 자신의 대화상대를 찾아 각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히히덕거린다. 스마트 폰이 가족관계의 중요 역할인 관계와 대화를 단절시키고 있는 셈이다. 가족과의 대화도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손가락 놀림으로 스마트 폰 문자 메시지로 한다. 가족 간의 언어적 표현이 없으니 감정적 표현이 전달될 리가 없다. 이런 현상이 현대 가족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가족 간의 친밀감과 정서적 동질성은 존재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엄마, 아빠도 스마트 폰 문자로 부르니 목소리조차 잊어버릴 정도다. 자녀들과의 대화는 스마트 폰을 통한 오로지 자신들의 요구사항뿐이다. 이렇게 가족 사이에 관계와 대화의 통로가 단절되는 결과는 가족공동체라는 의미마저 사라지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한 집에서 함께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생활하다가도 자신의 필요에 따라 마음은 가족에게서 언제든지 떠난다.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하며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한다. 함께 어울려서 생활해도 서로 생각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다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말이다. 가족 갈등의 시대에 당신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이 힘들고 어려울 때 돌아가야 할 가족이 있는가? 그 가족은 항상 어떤 경우에라도 당신을 반갑게 맞이하며 삶의 고통을 함께하며 위안하는가? 아니면 자신들의 목적과 이익을 위해서 당신을 도구의 역할만 필요로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는가?” 가족이란 당신의 수고로움을 알아주는 그곳이 진정으로 당신이 돌아가고 싶은 가족이다. 당신이 가야 할 곳은 가정이며 가족의 품이다.

 가족이란 피로 맺어진 혈연관계이며 이 세상 무엇으로도 나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인간 최후의 안식처이다. 이런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곳이 없다면 살아가야 할 의미조차 사라진다. 당신은 뼈 빠지게 일해서 이런 가족을 먹여 살리느라고 한평생을 일터에서 보냈지만 자녀가 성장하면 당신을 버리고 자기 살길 찾아 훨훨 떠난다. 남은 것은 늙음과 병든 몸과 외로움 뿐이다. 그러니 당신은 가족을 모두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가족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어야 하는 희노애락을 공유할 때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다. 한 집에 거주하면서 서로의 생각이 다르고 공유하는 가치가 다르다면 그것은 진정한 가족이 아니고 일종의 숙식을 함께 하는 공동체의 모임일 뿐이다. 필자가 어릴 때는 집 뒤에 큰 대밭이 있었다. 저녁때가 되면 온갖 새들이 대밭으로 몰려들어 잠을 잔다. 그러나 아침이 되면 잘 있으라는 인사말도 없이 모두 자기 갈 길로 날아가 버린다. 현대의 가족 사회가 이와 같다. 가족보다는 스마트 폰이 더 당신을 위로해주고 안식처가 된 가까운 가족이 되었다. 요즘은 가족끼리 서로 희노애락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폰과 마주하며 인생을 대화한다. 이제 진실을 나누어야 할 최후의 안식처인 가족 사회는 해체되었다. 한집에 살아도 부부간에도 부모 자식 간에도 대화가 없으면 남이다. 대화란 적절한 의사 표현이다. 대화가 단절되면 의견의 차이도 커지며 그 결과로 심각한 갈등을 일으킨다. “정서를 공감할 대상이 없는 집이라면 당신의 갈 곳은 어디인가?” 결국은 믿고 의지할 곳은 자신밖에 없어진다.
 이제 스마트 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스마트 폰이 없으면 친구들과 어울리기 어렵고, 스마트 폰 기종으로 계급이 정해지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는 지금 스마트 폰이 없으면 사람들과 소통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스마트 폰과 함께하면 절대로 외로워질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스마트 폰이 우리의 진정한 인간관계를 단절시키고 있는지 모른다.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스마트 폰으로 문자를 보내며 대화 하는것 같지만, 사실은 대화가 없어진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차를 타고 갈 때도 옆좌석에 앉은 분들은 스마트 폰을 켜고 카톡으로 온라인 공간의 누군가와 대화를 하거나 인터넷서핑을 한다. 우리는 집에서 가족끼리 식사 시간 중에도 옆의 스마트 폰을 바라보며 가족이 아닌 다른 누군가와 대화를 하거나 서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떤 소중한 것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이제 사람들은 스마트 폰과 실제로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기술이 진보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항상 연결돼 있고 소통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단순히 연결을 위해서 대화를 희생하고 있는 셈이다. 문자 주고받기에 열중하는 당신은 실제로 상대방과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는 모른다. 우리는 문자를 주고받으며, 그리고 트위터를 하면서 대화하고 있다고 여기지만 그것은 착각이라는 얘기다. 우리는 스마트 폰과 함께하면 절대로 외로워질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스마트 폰이 우리의 진정한 인간관계를 단절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잠시도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 스마트 폰이 우리에게 생각할 시간을 빼앗아가고 있다.

 우리는 이미 스마트 폰의 노예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대화의 가치를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서 주위 사물을 보고, 나무를 보고, 하늘을 보면서 걷자고 말한다. 스마트 폰 화면에 얼굴을 묻고 타이핑을 하면서 걷지 말고 말이다. 스마트 폰의 노예가 되어 인간관계가 심각하게 단절되고 있다. 우리 사회, 더 나아가 인간이 사는 곳에서는 테러 폭력으로 인한 살상이 수없이 일어나고 있다. 인간의 대화 단절과 가치 상실에서 오는 결과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진정한 행복이 없다. 오직 입만 즐겁게 하는 먹는 것과 육신을 편안케 하여주는 편리함만이 존재할 뿐이다. 결과는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아 살이 쪄서 정신과 육신이 함께 병들어 인간성이 황폐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인간 본연의 가치관이 상실되고 있다.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형제간, 선생과 학생, 정치지도자와 국민, 의사와 환자, 사람과 종교, 친구 간의 우의, 연인과의 사랑 등에서 보편적인 행복이 고갈되고 있다.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나, 버스 안, 엘리베이터, 가정에서 어느 곳이든지 전부 TV 화면이나 스마트 폰에 눈길을 주고 있다. 사람과 자연의 환경을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사람과 사람의 눈이 마주치고, 복잡한 차 안에서 몸이 서로 맞대이고 체취를 맡고, 숨소리가 교환되는 것은 무언(無言) 속에 교감 되는 사람 사이의 인간관계이다. 그러나 브레이크 없는 과학 문명의 발전과 끝없는 경제성장의 욕구는 인간을 감정도 없고 따뜻한 체온도 없는 기계 인간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대가족 체제가 허물어지고 핵가족 체제로 바뀌면서 공감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가족 사회가 엄청난 속도로 늘고 있다.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몇 안 되는 가족마저도 각자 자신의 세계에 빠져 지내다 보니, 한 식구의 고민인데도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요즘은 친구들끼리 모여도 음식을 가운데 놓고 저마다 자신의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며 대화한다. 누가 고민을 하소연해도 자신과 상관없는 이야기라 판단되면 아예 귀담아듣지 않는다.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아도 공감해주는 척만 할 뿐 공감하지 못하니 마음의 위안을 얻지 못한다. 그래서 아예 고민을 개인 블로그나 비슷한 또래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에 올리기도 한다. 사이버상의 대화는 정서적 감정의 교류가 없으므로 공허하다. 이제 가족 사이의 정서적 관계는 점점 멀어졌다. 가족 사회가 해체되는 과정을 우리는 가까이서 바라보고만 있다.
 이대로 둘 것인가?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스마트 폰을 꺼버리고 가족과 직접 대화하자. 감정과 진심과 정성과 영혼이 없는 대화는 소음에 불과하다. 심각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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