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10여일 남겨두고 막바지 벌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추석명절을 앞두고 조상님의 묘소를 손질하는 것을 가장 큰 효의 근본으로 삼는다. 그래서인지 다들 벌초를 중시 여긴다.
 그런데 문제는 벌 쏘임, 예초기 부상 등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벌초할 때 발생 가능한 사고 유형은 다양하다. 예초기, 낫 등 날카로운 물건을 사용하다 손과 다리 등에 열상을 입거나 작업 중 뱀에 물리거나 벌에 쏘일 수 있으며 무리한 작업으로 탈진이 있을 수 있다. 벌초는 대부분 일 년에 한두 번 하기 때문에 예초기 사용이 미숙해 발생하는 사고가 빈번하고 예초기 사용이 숙달됐다 하더라도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으면 사고를 당하기 십상이다.
 특히 예초기 사용 중에는 반경 15m 이내 사람을 접근시키지 않도록 하며, 작업을 중단하거나 이동할 때는 엔진을 반드시 정지 시켜야 한다.
 안전장비로는 발목이 긴 장화(안전화)와 장갑, 보호안경, 정강이 보호대 등이 있는데 반드시 착용을 해야 한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 중 보호안경은 익숙지 않아서 눈이 다칠 위험은 적다는 안일한 생각 때문에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안전불감증’이다. 고속회전으로 인해 날에 부딪힌 돌이 튕겨 상처를 입히는 경우가 많다. 구급 활동을 하며 예초 작업 중 튀긴 파편이 안구에 박힌 사고를 많이 봐왔다. 각막이 손상되면 각막 혼탁이 발생해서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고 이차적인 감염이 발생할 경우 손상의 정도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보호안경은 선크림 준비보다도 먼저 해야 한다. 이물질이 눈에 들어갔다면 먼저 예초기의 시동을 끄고 눈을 깜박여 눈물이 나도록 한 후 이물질이 자연적으로 빠져나오게 하거나 흐르는 물로 이물질이 들어간 눈이 아래로 향하게 해서 물을 코 쪽 방향부터 흘러내리게 하고 눈을 깜빡여 씻어 낸다. 안구에 파편이 박힌 경우에는 눈동자의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하며 제거하려고 억지로 뽑지 않는다.
 벌초 장비를 사용하다 손가락 등 절단 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119 신고와 지혈을 하고 절단된 부위는 생리식염수(물)를 이용해 세척 후 멸균 거즈(가장 깨끗한 손수건 등)로 싸서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용기로 포장하고 주위에 얼음을 넣어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막대기 등 긴 물건을 이용해 주위에 벌집과 뱀이 있는지 확인 해야 하며 향이 진한 화장품과 향수 등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머리와 얼굴을 가리고 벌집에서 최대한 멀리 도망간다. 얼굴과 머리를 가리고 바닥에 엎드리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이것은 도망갈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마지막 대처다.
 벌에 쏘였을 때는 신속하게 119에 신고하고 그늘진 곳으로 옮겨 허리띠나 꽉 조이는 옷을 풀고 반지 등 장신구 등은 제거한다. 벌침 제거는 손톱이나 핀셋을 사용하면 벌침 안에 독이 터져 오히려 악화되므로 신용카드를 이용해 피부를 밀어 침을 빼내야 하고 침을 빼낸 후에는 얼음 찜질을 해주면 통증과 부기를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된다.
 뱀에 물렸을 때는 뱀의 공격 범위에서 즉시 벗어나 119에 신고하고 뱀에 물린 상태에서 흥분해 걷거나 뛰면 독이 더 빨리 퍼지기 때문에 환자를 눕히고 안정시킨 뒤 움직이지 않게 해야 한다. 

 안전사고예방에 만전을 기해 다 같이 풍성한 추석명절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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