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이어 이번에는 폭염으로 극복 대책이 요구된다. 연일 계속되고 있는 찜통더위에 사회 시스템, 일상의 질서가 흐트러졌다. 생활의 리듬이 깨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불볕이 이글거리는 한낮의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고요하다. 더군다나 업소들은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 아예 문을 닫기 일쑤다. 불황과 물가 상승 등으로 바닥을 헤매던 시중 경기가 불가마 기온에 온통 녹아버린 형국이다. 민생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물론 이모두가 코로나의 여파 때문이긴 하지만 폭염까지 겹쳐 팍팍하기 이를 데 없다.
 문제는 지난 2018년 때보다 더 폭염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다. 외국에서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예년 같으면 여름에도 날씨가 선선하던 미국 북서부의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도 온열질환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없음을 알리고 있다. 기상 당국의 폭염특보 발령도 전국적인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 태산이다.

 낮은 그렇다 치고 한밤중에도 열대야에 시달리기 일쑤다. `살인적인 더위'를 입증해 보이는 듯한 날씨다. 올여름 들어 벌써 전국에서 수명이 목숨을 잃었는가 하면 열탈진, 일사병 등의 온열질환자는 수를 헤아리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노약자들의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가 독거노인 등 폭염에 취약한 고령층에 대한 특별 점검 체계를 가동하기로 한 배경이다.
 사회 시스템이 온통 정지된 모습이다. 관공서, 민간기업 공히 업무추진 효율이 급격히 떨어져 난감해하고 있다. 휴가철이어서 가뜩이나 일손이 모자라는 지경에 현장 활동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외근 직원들은 아침저녁에만 겨우 활동하는 실정이다. 산업체 공장, 공사현장, 농사일 등 예외 없이 더위에 지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그런가 하면 채소와 과일 등 날씨에 민감한 품목의 가격이 들썩거리고 있다. 생산자, 소비자 가릴 것 없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래저래 서민들의 고충은 가중되고 지역경제는 악순환의 굴레를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더위를 하늘 탓으로 돌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한겨울 혹한에 민생경제가 얼어터지는 것과 같은 폭염재난 상황이다. 하루빨리 재해 대책을 강구할 일이다. 
 관계당국은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해서라도 사회 구석구석의 민생을 챙겨야 한다. 일상의 불쾌지수도 위험 수위를 넘었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물론 이 같은 폭염에 마스크 착용은 가혹한 처사이긴 해도 현재로선 코로나 방역수칙 준수가 절대 필수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모든 재난이 그렇듯이, 폭염의 피해도 에너지 빈곤층을 비롯한 취약계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다면 더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다.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코로나 확산 세를 만만하게 봐선 안 된다.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인 것만은 분명하다. 정부 또한 코로나19 방역과 폭염 대비 안전망 구축을 동시에 하는 일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인 만큼, 어느 하나 소홀히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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