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규직인 시간제와 기간제 노동자는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버리는 1회용 소모품이 아니다 】

남 덕 현
(佛名:불명<法勝:법승>)
kbs491015@hanmail.net

 코로나 시국으로 정부와 국민이 힘들지만, 기간제나 시간제 노동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서 노예해방 운동이라도 펼치고 싶은 심정으로 이 글을 쓴다. 물론 비정규직 사용자들은 불만이겠지만 말이다.
 코로나 전염병으로 경제가 어렵지만, 정부가 국민에게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현실은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취약점인 빈부의 양극화가 극대화되고 있으며, 빈부격차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벌어졌다.
 현대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중세시대의 농노제[農奴制: 농민이 봉건지주에게 예속되어 지주의 땅을 경작하고, 노동을 제공하며 땅의 이용료를 내는 의무를 지녔던 봉건적 신분 및 사회 제도] 화 되어가고 있다. 권력층에 있는 정치꾼들은 업무 정보와 낮은 금리를 이용하여 부동산투기로 일확천금을 모으고 갑질하기에 바쁘며, 일반 노동자는 코로나 전염병의 여파로 가정경제의 어려움과 주택의 담보대출로 가정경제 파탄의 위기에 처해있다. 이런 시기에 정치 권력 꾼들과 부동산 졸부들은 변칙적인 부의 독점으로 빈둥빈둥 놀면서 박쥐처럼 밤낮으로 골프장에 은둔하며, 24시간 대낮처럼 전등불을 밝히고는 도박성 골프채를 휘두른다. 맹독성 농약으로 자연이 무차별 훼손된 곳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하인처럼 부리면서 말이다.
 며칠 전에 서울에서 전국의 노동자가 모여서 집회를 열었다. 일부 배부른 졸부나 권력층 부자들은 노동자들을 향해 일방적인 비난을 퍼부었고, 대통령은 노동자들을 향해 엄벌을 처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왜? 무슨 이유로? 그러는가? 당신의 생각도 그러한가?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절박한 호소에 눈 감고 귀 닫고 입 다물며 나온 답이 특별수사본부 설치와 엄정 대응이라니 제정신이 아니다. 무슨 연유로 코로나 시국에 집회를 열었는지? 노동자들의 주장이 뭔지? 는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그들의 핵심적 주장은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인상이다. 이것은 문재인 정권이 출발할 때 국민에게 한 첫 번째 약속이다. 이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코로나 전염병 때문에 재난지원금도 제공하는 마당에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대규모 집회를 열었겠는가? 이런 행위는 국민의 비난을 받을 만도 하지만 노동자들의 요구사항도 들어볼 필요는 있다. 그들은 집회의 명분으로 “노동자들의 생존과 안정과 고용을 지키고자 이 자리에 왔다. 대통령이 정부가 약속했던 것만이라도 지켰다면 우리는 이 자리에 올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라고 외치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하겠다는 약속,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약속, 노동자 생명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지켜라. 도대체 이 정부는 어떤 약속을 하나라도 지켰단 말인가?”라고 외쳤다. 노동자의 주장은 한마디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정부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의 어려운 점을 조금이라도 수용했다면 이런 집회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임은 분명하다. 민주화의 탈을 쓰고 촛불집회로 태어난 문민정부라고 떠들고 다니면서, 촛불을 들었던 노동자의 희망을 외면하며 억압하는 정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번 집회는 노동자들이 저임금에 생존하기 힘들어서 최후에 내는 눈물겨운 외침이다. 국가 공공기관이나 기업체에서 일자리 늘린다며 채용하는 것이 대부분 생색내기인 기간제와 시간제의 쪼개기 일자리다. 시간제나 기간제 일자리는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서 채용과 해고를 수시로 하며, 그것을 빌미로 저임금 노동자들 위에 갑질 행위로 군림하기 위한 일자리다.

 우리는 직장을 갖는다면 누가 시간제나 기간제 일자리를 갖겠는가? 먹고 살려고 하다 보니 시간제 노동이라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여유 있는 사람들은 비효율적인 시간제 노동을 여유시간 놀이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노동자는 생명줄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쪼개기 일자리인 기간제나 시간제를 이용하여 노동자들을 마치 자판기 상품처럼 취급하는 공공기관과 기업자본가들의 횡포는 갑질 행위를 넘어서서 노동자 위에 마치 군주처럼 군림하고 있다. 시간제 근무는 사람을 시간에 따라 만들어지는 상품 취급하며 아르바이트를 악용한 천민자본주의의 추악한 병폐이다. 정규직으로 일해도 살림살이가 빠듯한데 오전에는 이곳에서 근무하고 오후에는 저곳에서 시간제로 근무해야 먹고살 수 있는 떠돌이 노예노동 현장을 당신들은 이해할 수 있나? 이게 일자리라고? 이것이 우리나라의 비참한 노동 현장이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주 마음대로 이용하다가 한꺼번에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일회용 소모품이 시간제나 기간제 노동자이다. 시간제나 기간제는 하나의 일자리를 쪼개기하여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기 위한 자본가들의 최고의 아이디어다. 그러면서 좋은 일자리라고 노동자들에게 사기를 친다. 노동자들은 생존과 천민자본주의의 노동착취를 방지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투쟁해 나가야 한다.
 기간제와 시간제 일자리의 출발은, 1997년 IMF가 터지고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하여 정부에서 장려했기 때문에 비정규직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때의 비정규직이 시간제와 기간제 노동자이다. 비정규직은 불안한 고용과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되는 임금에 고생만 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불안한 고용과 적은 임금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정규직들의 갑질이었다. 저들은 정규직이기에 사고방식 자체가 비정규직을 무시하고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의 정서적 갑질이 만연해서, 그 생활에 적응한 비정규노동자들은 이제 그런 갑질이 당연한것으로 받아들이는 굴욕적인 노예 현상이 현실이 되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생존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비참해졌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은 더욱 차별받고 있다. 그런 결과로 나타난 것이 ‘직장 내 갑질 금지법’이다. 그러나 이것의 실행도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으로 종일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이 7만 원이 안 된다. 월급으로 쳐도 180 만여 원에 불과하다. 각종 세금을 공제하면 손에 남는 게 없다.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수준이 점점 악화하고, 고용 불안마저 가중되고 있다. 불평등과 소득 양극화는 매우 심각한 단계로 올라서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짊어져야 하는 고통은 여전히 가혹하기만 하다. 시간제나 기간제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인상, 차별과 불평등의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막연한 외침은 아니다. 이들의 취업은 사실상 정해진 기간이 없다. 갖가지 취업 조건을 계약서에 쓰게 한 다음 걸핏하면 갑질로 괴롭히다가 입맛에 따라 언제든지 자르는 불안과 공포의 일자리가 시간제와 기간제 노동자들이다. 그러니 직업에 대한 신뢰와 믿음은 아예 처음부터 낮아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문제는 근로기준법에 있는 조항을 악용하여 노동자의 임금을 착취하기 위해서 하루 6시간을 일해도 30분은 휴게시간으로 설정하여 5시간 30분의 임금만 지급하는 데 있다. 심지어는 휴게시간 1시간을 두어 6시간 노동을 한 것임에도 5시간의 임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솔직히 말해서 휴게시간은 휴식해야 함에도 노동을 시킨다. 기간제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시간제 계약서에는 노예조항을 넣어서 사용자의 마음가짐에 의해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는 무수한 조항들만 가득 채워져 있다. 노예계약서인 셈이다. 그리고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서 1년 기간으로 계약하지 않고 11개월 단위로 계약하다가 노동자를 갈아치운다. 현대판 농노제도인 셈이다. 그러나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먹고살기 위해서 노예제도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현실이 요즈음의 비참한 상황이다. 일반 자영업자들도 중소기업들도 시간제나 기간제 노동자를 채용하여 이윤 창출에만 열을 올리고 있으며 아르바이트나 인턴제도를 활용하여 이윤의 극대화를 위한 노동착취 행위가 자본주의 병폐의 경계선을 넘어서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스러운 아우성이 우리 사회의 밑바닥에서부터 항의의 목소리로 분출되는 것이 노동자의 집회요. 파업이다.
 노동자들의 노동으로 쌓은 자본 이익은 자본기업주들의 호주머니로만 들어갈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에게도 고르게 분배되어야 한다. 그래야 노동자도 기업주도 다 함께 서로 상생하며 발전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의 양극화 해소와 비정규직 문제와 노동자 최저임금 문제 등 '촛불집회'의 약속을 지금이라도 지켜야 한다. 정부는 노동자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하면 안 된다. 하루속히 시간제와 기간제 제도를 정규직으로 전환 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비정규직의 낮은 급여로는 생존조차 어렵기 때문이며 그것은 노동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제적 불만은 태풍 전야처럼 폭발 직전이라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란다. 이제 힘없는 사회적 약자인 시간제와 기간제 노동자는 생존의 유지를 위해서 더욱 강력한 노동 투쟁을 전개해나가야 할 것이다.
 국민에게 코로나 백신을 제공하여 전염병을 예방한다고 주장하지만, 무능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코로나는 끊임없이 번창하고 있다. 국민과 정부가 서로 믿음과 신뢰가 있을 때만이 국가는 평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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