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감소보다 더 무서운 건 자포자기하며 희망을 잃어버린 청년들의 마음이다 】

남 덕 현
(佛名:불명<法勝:법승>)
kbs491015@hanmail.net

 코로나19 현상으로 모든 사회 문제들이 물밑으로 가라앉았지만 필자는 조금도 놓치지 않고 다시금 수면 위로 퍼 올려서 사회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고자 이 글을 쓴다.
 그 첫 번째가 청년 실업문제이다. 정부는 노인 일자리보다 젊은 청년 일자리부터 먼저 만들어라.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은둔생활을 하거나 유원지를 방황하고, 노인들은 일자리 있다고 노란색 조끼 걸치고 굽어진 허리로 길거리 쓰레기나 주우며 청소나 하는 이런 망측한 사회가 국민을 위한 일자리 정책인가? 청년들 일자리는 아르바이트나 기간제나 일용직 일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자리여야 한다. 그리고 일자리라는 명목으로 청년들의 노동력을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착취하고 급여는 최저임금 1만 원도 안 된다면 누가 일하겠는가? 대통령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공약과 약속도 헌신짝 버리듯이 팽개친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역대 최저이다. 최저임금으로 하루 8시간 이상 일해봐야 손에 쥐는 돈이 7만 원이 안 된다. 월급으로 쳐도 180여만 원에 불과하다. 세금을 공제하면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이런 임금으로 젊은이들이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집도 사고, 아이도 낳겠는가? 바보 멍청이가 아닌 다음에야 이런 환경에서 희망과 꿈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젊은이가 있겠는가? 열심히 일해봤자 공공기관과 자본가에게 착취만 당하고 결국 남는 건 병밖에 없다고 젊은이들은 하소연한다.
 그런 결과로 집도 사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생존 기준만 유지하며, 남의 돈을 버는 기계가 되지 않겠다고 젊은 청년들은 사회를 향해 항의한다. 아무리 돈을 벌어도 부동산과 집값이 계속해서 오르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자괴감도 섞여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도대체 뭐 하고 있냐? 청년뿐만 아니라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수준도 점점 악화되고 있으며 고용 불안마저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불평등과 소득 양극화는 더 심각해졌다. 극심해진 양극화와 불평등 체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비정규직을 철폐하여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고 부동산 투기 소득을 환수해야 한다.
 기간제나 시간제를 없애고 정규직화 해야 한다. 우리나라 인구 감소보다 더 무서운 건 바로 꿈과 희망을 자포자기한 청년들의 마음이다. 정부의 무능력으로 젊은이들이 희망도 포기하고 꿈도 포기하고 있다. 요즘 길거리나 유원지를 다녀보면 공휴일이 아닌데도 젊은이들이 엄청나게 많다. 지금쯤 직장에서 땀 흘려 일할 시간인데도 젊은이들이 유원지에서 지내다니 신기하지도 않은가? 부모가 부동산 투기로 벌어준 살림살이가 넉넉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캥거루 새끼처럼 희망이 별로 없어 보인다. 청년들이 희망이 사라지자 결혼도 출산도 모두 필요 없다고 하더니 이제는 의욕을 잃어버려서 일하기는 더욱 싫고 그냥 하루살이 인생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현상이다.

 젊은이들을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몸은 부모 집에 얹혀있으나 마음은 노숙자가 되어 길거리를 방황한다. 대학 다니면서 부풀었던 꿈은 모두 사라지고 이제는 인생마저 포기한 삶이 되었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연애도 포기하고 결혼도 포기하고 출산도 포기하는 3포 족으로 변하였고 이제는 취업도 포기하고 결혼도 포기하고 연애도 포기하고 출산도 포기하고 내 집 마련도 포기하는 5가지를 포기한 5포 족으로 변하였다. 2011년에 ‘삼포 세대’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이후로 10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더욱 나빠서 ‘N포 세대’라는 말이 통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연애, 결혼, 출산뿐만이 아니라 취업, 내 집 마련 등등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나라의 앞날이 말이 아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인구 늘리기와 출산을 높이기 위해 온갖 유인정책에도 효과는 전혀 없다. 청년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덮어두고 국민에게 보여주기식의 임시방편의 땜질 방식으로, 이웃 지자체 인구 빼 오기 시책인데 성공할 리가 있겠나? 그래서 인구소멸지역 지도까지 나왔다. 그러나 진짜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이 시작부터 포기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출산이나 비혼주의 원인을 시대적 변화라고 왜곡하지 마라. 희망에 대한 포기 현상이다. 젊은이들은 연애도 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고 아이도 낳고 싶다. 그러지 못하는 사회환경과 정부 정책 때문에 희망을 포기한 것뿐이다. 식물도 주변 기후가 불안정하면 쉽게 새잎을 틔우지 않으며 꽃도 피우지 않고 열매도 맺지 않는다.
 출생률 하락의 원인은 비혼주의자가 늘어난 문화적 현상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인 변화를 반영한 결과이며, 저출산을 해결하려면 일자리의 질, 주거비용의 부담 등 경제 문제 개선과 노동시장의 활성화 등이 실현되는 사회적 조치가 필요하다.
 우선 비혼주의 시대로 변한 가장 큰 이유로 경제적인 부담을 꼽을 수 있다. 만만치 않은 결혼 비용과 자녀의 양육 비용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하소연을 듣다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결혼 준비를 위해 신랑 신부 혹은 양가의 부모가 떠안게 되는 경제적인 부담은 너무나 과도하다. 예식장 비용과 식대 비용, 웨딩 촬영과 메이컵 비용, 혼수와 예단 예물, 예복까지 지출을 요구하는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가장 지출 부담이 큰 것은 높은 주거비용이다. 우리나라에선 언제부터인지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그러다 보니 젊은 남성들은 최소한 전세집을 구할 자금이라도 모아야 결혼을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청년들이 결혼하면 홀로 가정의 경제를 책임질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압박을 느낀다. 물론 결혼이 경제적인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여성에게도 마찬가지다. 강도 높은 취업난 속에서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제 한 몸 건사하기도 벅찬 것이 오늘날의 20~30대 젊은 청년들이 처한 현실이다. 이들에게 결혼은 꿈같은 먼 얘기일 뿐이다. 취업을  했더라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야근이 잦고 평균 근로시간이 높은 한국 사회에서 피곤함에 찌든 직장인들은 누군가를 만날 시간이나 여유도, 심지어 만나고 싶은 욕망조차 갖기 어렵다. 비혼주의는 겉으로는 자발적인 선택으로 보이지만,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사회적 제약과 경제적 부담과 같은 외부적인 압박 때문에 비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당신은 알아야 한다. 그러니 젊은이들에게 결혼에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이 예의이다.

 우리나라의 자본 지상주의 경제 체제는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자원 취급을 한다는 데에 있다. 원가 절감을 위해 청년들은 일종의 기계의 부품이나 소모품 취급을 받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경제의 목적은 이윤이라고 논리적으로 설득하며 이를 정당화한다. 그러다 보니 고용 시장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좋은 일자리 자체가 줄어드니 아무리 청년들이 스펙을 쌓아도 취업 문이 너무나 높다. 대기업 일자리와 나머지 일자리의 격차는 커져서 양극화의 간격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진다. 결혼하여 가정을 꾸린다고 하여도, 내 집 마련은 거의 불가능하다. 평범한 청년 부부가 아무리 맞벌이를 하고 평생 저축해도 본인들 봉급으로는 집 한 채 살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아이를 낳으면 사교육비가 부담되며 또한 맞벌이하니 육아 부담은 가중된다. 이런 복합적인 문제들이 중첩되고, 자녀들에게 이런 고통을 대물림하기 싫다는 마음들이 모여 젊은이들의 비혼과 저출산을 증폭시키는 활화산이 되는 것이다.
 사실 저출산의 원인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실업 문제의 심각성이 가장 크다. 취업이 되어야 돈이 모이고 그 돈을 통해 결혼할 수 있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실업의 영향이 출산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실업의 심각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저출산에 당연히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이 실업은 결혼하기 전뿐만 아니라 결혼을 한 후 아이를 낳을 때도 마찬가지다. 여성은 아이를 낳고 직장으로 복귀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이것이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이유 중의 하나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데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집이라는 안식처일 것이다. 그렇지만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전세집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수 없는 것이고 아이를 낳게 되더라도 양육비, 교육비도 생기기 때문에 이를 감당하기가 힘든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아이가 없는 것이 삶의 질이 더 낫다는 생각 때문에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수년 전만 해도 청년들이 농촌에서 도시로 올라가 일을 해서 집을 사는 등 계층 이동이 가능했고 부를 축적해 부모 세대보다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학을 졸업한 청년 2명 중 1명은 실업자로 방황하고 있다. 슬픈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젊은이들은 꿈과 희망조차도 잃어가고 있다. 정부는 젊은 청년들의 취업 문제에 대해서 일자리 구호만 외치지 말고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 청년 일자리는 포기했는가? 정부는 대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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