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문화재단 설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무려 수개월이 흘러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문화재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데다 고성군의회는 상정할 기미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성군은 문화재단 설립을 두고 문화예술단체 대표자 간담회와 재단설립을 위한 연구용역도 완료하는 등 재단설립 절차를 진행해왔다. 
 최근 들어 백 군수도 더 이상 행정에서는 문화재단설립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이 같은 문제가 발생된 것은 행정의 책임도 없지는 않다. 당시 군이 의회에 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조례 안을 제출하면서 아무런 언급이 없었고, 그저 일방적인 통고조치에 불과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의회의 반발로 이어지자 급기야 고성군은 지난 2월경에야 1800여만 원이나 들인 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용역보고서를 군의회에 제출했다. 어느 누가보아도 절차가 거꾸로 됐다는 생각을 지워 버릴 수가 없다. 
 당시 예술단체들은 문화재단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지만 갑자기 문화재단 설립이 논의 됐다는 주장은 석연치 않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간담회도 몇 차례 가졌다고는 하지만 행정의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단체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리 만무 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들 통합대상인 단체들은 대부분 사단법인체로서 까다로운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 몇몇의 임원진들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이사회나 대의원 총회에 이어 해산신고는 필수로 전체 회원들의 추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회원 수 만해도 몇 명이 아니라 많게는 수백 명에 이르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체 회원들의 의견을 모두 반영하기에는 여건상 어렵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중지를 모은 전체의 의견은 판단할 수 있음이다. 
 그런데 용역결과에는 뜻밖에 군민 86%가 찬성한다고 기재돼 있다. 이런 통계수치가 정확 하다면 재단설립에 대한 불신의  소리가 나도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이를 반증하는 것은 이런 사실이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기막힌 말을 내뱉고 있는 주민들도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설문조사서에는 기록된 도표에는 매우 찬성, 약간  찬성, 보통, 약간 반대, 매우 반대, 무응답 이란 다소 의아스러운 내용의 항목으로 조사돼 있다. 
 문화재단이 무얼 하기위한 단체라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설문에 어떻게 답했는지는 가히 짐작 코도 남음이 있다. 
 가장 큰 의혹은 왜 이리 바삐 문화재단 설립을 서두르는지 모르겠다. 여러 가지설이 나돌고 있지만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길 간절히 바랄뿐이다.

 고성군은 문화재단에 대해 예술인에 대한 창작지원과 복지정책, 고성군 문화예술의 성장 동력을 개발하기 위한 장기적인 발전정책이라고 한다고 언급했다.
 또 재단을 통해 법률적으로 보장된 문화예술 진흥기금을 조성, 모금해 열악한 문화예술분야를 발전시킬 수 있고 지역 문화예술단체가 특색 있는 사업을 개발해 공모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화재단이 지원해 부족한 문화예술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으로 논리 정연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금껏 이들 문화단체들의 보조금은 고성군행정으로부터 지급됐지만 한 번의 실수 없이 결산을 마감했다. 
 특히 보조금 지급의 결산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어 한 번도 감사에  지적된 바도 없었다. 공모사업 또한 문화 예술단체들이 스스로 중앙의 문화예술진흥부 등에 공모해 받은 곳도 여러 곳이다. 관련부서는 그동안 놀고먹고 있은 건지 그래서 이 모든 것을 문화재단이 대신 해준다는 것인지 많은걸 생각하게 한다.
 문화재단설립이 되면 마치 무슨 큰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확대해석 하는 게 정말 이해가 안 된다. 
 더 황당한 것은 지역문화예술 진흥 및 역량강화를 위한 문화예술 진흥기금을 조성하기 위함이다고 말한다. 예술단체들은 저마다 고유의 정체성이 있다. 그런데 문화재단이 뭘 어떻게 역량강화를 해준다는 건지 쉽게 와 닿지가 않는다.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기금이나 기부금을 조성 할는지는 모르지만 대부분의 기금마련은 관내 기업체들로부터 출연되고 있다. 이 또한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모든 걸 기부금조성으로 하려는 의도는 결국에는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언급하지 않아도 다들 알지 싶다.
 이 시점에서 초창기 세계엑스포 유치 당시 많은 기업체들이 내뱉던 푸념이 생각난다. 당시 다른 지역에서 기업체를 운영해야 되겠다는 얘기도 서슴없이 나왔었다.  악습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고성군이 주창하는 ‘살기 좋은 고장’을 표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여기에다 백군수가 문제 없다고 언급하고 있는 재단 설립 후 사무국 인사 채용문제도 걸림돌이다. ‘옥상옥’이라는 말들도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재단이 설립되면 이사장은 당연직으로 지자체장이 될 것이며, 사무국장은 내정된 인사라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역민들도 문화재단이 설립되면 어떤 구도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결과는 뻔 하다는 게 지배적인 여론의 향배다. 
 작금의 코로나 시국에서 필요한 것은 오는 9월 개최예정인 공룡엑스포를 어떻게 잘 치르느냐가 관건이다. 행정과 의회가 이런 중차대한 사안을 앞에 두고 갑론을박 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

 문화재단 설립이 과연 필요한지는 용역결과에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예술인들이 문화재단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들 인식하고는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문화재단 설립이 과연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다들 함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모두가 고성군 발전을 위한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나왔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는 않으나 아직은 시기상조라 보는 이유다.
 시대가 변천해 문화예술의 중요성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시점에 여러 단체를 통폐합해 과연 고성군과 문화예술발전에 어떤 시너지효과를 가져 올는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다만 지금의 방식대로 운영한다고 해서 다른 지역보다 쉽게 뒤쳐지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중심이 쏠린다.
 행정이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시간을 두고 심사숙고해 처리해야 하는 사안인 것만은 분명하다. 
 고성군 발전을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으로 문화재단 설립이 꼭 필요한지 한 번 더 묻고 싶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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