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빈민의 생존권과 인권 보호에 헌신해 ‘빈민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고(故) 제정구 선생의 나눔 정신을 기리기 위한 커뮤니티센터가  대가면에 개관했다.
 고성군은 지난 24일 대가면 대가연꽃테마파크 일원에 조성한 ‘제정구 커뮤니티센터’ 개관식을 가졌다. 
 개관식에는 고인의 가족과 제정구기념사업회 관계자, 전·현직 국회의원과 정치인 등이 대거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하지만 이곳은 개장 다음 날인 25일부터 곧바로 휴장에 들어간다는 안타까운 사실에 직면했다. 고성군의회로부터의 ‘제정구 기념사업관 운영에 따른 조례안’이 통과되지 않아서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행정과 의회와의 기 싸움으로까지 보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음이 엿보인다. 군 의회는 조례 안이 개관식을 앞두고 긴박하게 올라와 좀 더 신중한 검토를 위해 심사 보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보다는 개관을 앞두고 노출된 여러 가지 불미스런 설들이 난무한데 대한 고성군의회의 경고성 메시지라는데 무게중심을 더하고 있다.
 게다가 이 기념관은 자그마치 총 25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됐다. 특별교부세뿐만 아니라 자그마치 7억 원이라는 군비도 들어갔다. 그렇게 많은 예산이 투여된 기념관 치고는 뭔가 부족 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는 건물 색상을 두고선 최신 공법이라고 설명은 하지만 오래된 건물에 시뻘겋게 녹 슨 것처럼 보이는 외관은 애초 설립된 연꽃 공원과는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이다. 아무리 좋은 공법을 도입했다손 치더라도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질감을 떨쳐 버릴 순 없음이다.
 오히려 이에 대한 계속된 부연 설명으로 찜찜하다는 생각을 더한다.
 물론 유명한 건축가의 설계로 지어진 건물이긴 하지만 왠지 이곳 정서와는 맞지 않다는 데 비중이 높은 것만은 사실이다. 애써 공들여 조성한 기념관이 연꽂 공원의 이미지마저 함께 퇴색될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어떤 연유로 이곳에 기념관이 조성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쉽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다 또 다른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제정구선생의 기념관을 건립하기위해 지금껏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은 ‘제정구 기념사업회’는 이번 사업에 전혀 동참하지 않았고, 이 모든 것을  행정에서 도맡아 기념관 조성에서부터 운영까지 이들과는 전혀 무관하게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지역민 또한 이들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기에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동안 이들의 노고를 십분 헤아리고도 남음이 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정작 이 시점에 와서 그들이 배제됐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 고성이 낳은 자랑스러운 제정구 선생의 생애를 기리기 위해 조성된 기념관이 이런 저런 사항으로 빛바랜 커뮤니티 센터로 전락 되진 않을까 심히 걱정스런 이유다.
 당초 대가연꽃테마파크와 대가저수지 등 주변 인프라와 연계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취지가 수포로 돌아가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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