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의 사생활이 몰래 녹화, 방영되는 사회, 당신의 개인정보 보호는 이미 사라졌다 )

남 덕 현
(佛名:불명<法勝:법승>)
kbs491015@hanmail.net

 우리 사회는 개인정보 보호를 외치면서도 그것을 비웃기나 하듯이, CCTV(몰래카메라)를 누구나 어디에서나 설치, 운영되고 있으니, 개인정보 보호라는 명칭은 허울 좋은 허수아비에 불과하며 이율배반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서 살펴보면 한마디로 미쳐 돌아가고 있는 사회이다. 그렇지만 이런 현실을 누구 하나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으니 아이러니할 뿐이다. 집만 나서면 CCTV(몰래카메라)가 마치 부엉이 눈처럼 두 눈을 부릅뜨고는 당신의 동의 없이 당신을 감시하며, 혹은 당신의 사생활을 동영상으로 녹화 방영하여 생중계하고 있으니 무서운 사회가 아닌가? 누군가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사무실 혹은 방안에 앉아서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며 당신의 표정과 옷차림, 말씨까지도 녹화된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히히덕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 일인가? 얼마나 개인 신상이 적절하게 노출되고 있는가? 개인정보 보호가 무색하리만큼 개인의 인권이 불법적으로 송두리째 세상에 드러나고 있는 현상이다. 특별히 불법과 범죄를 예방한다는 명분 아래 지방자치단체나 기관에서 설치한 CCTV(몰래카메라)는 더욱 불쾌하다. 공원, 박물관, 유휴시설, 노인시설, 화장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CCTV(몰래카메라)가 집단으로 설치되어 오고 가는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녹화한다. 정말 무서운 사회다. 필자는 남산공원에도 박물관에도 공공시설에는 웬만하면 안 간다. 모니터 화면에서 당신을 바라보며 히히덕거리는 감시자들의 모습에 역겨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개인정보가 천하에 노출되는 셈이니 우리는 이중 삼중으로 설치한 CCTV(몰래카메라) 아래서 철저한 감시를 받으며 살아간다.

 당신은 개인정보 보호라는 이름으로 마음 놓고 생활하고 있는 사이에 당신의 개인정보는 전국적으로 공개되고 공유되며 일반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라고 하지만 불신으로 인한 감시와 통제 공화국이다. 좋아하고 반길 까닭이 없다. 범죄예방을 위해 필요한 곳 외에는 모든 CCTV(몰래카메라)는 과감하게 철거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불신의 범위를 넘어서서 마치 범죄자들 소굴처럼 인식되어가고 있다. 서로 못 믿는 사회, 서로 의심하며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회, 서로 비밀리에 감시하는 사회, CCTV(몰래카메라)로 무차별 개인 신상을 감시하는 사회, 이런 사회에 익숙해져서 그걸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회, 이런 사회에서 인간이 느끼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아이러니하게도 CCTV(몰래카메라)를 설치할수록 범죄는 첨단적으로 진화 발전한다는 점이다. CCTV(몰래카메라)의 설치로 모든 곳을 빈틈없이 감시하여 국민을 범죄의 위험으로부터 구한다는 명분 아래 첨단 모니터링 시스템(지정한 시간 내에 어떤 금지된 상황이 발생하였는가를 파악하는데 사용되는 장치)을 작동시키는 사회가 우리 사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감시 시스템에 인간이 속박되고 감시당하는 사회가 되었다. 내 삶의 모든 부분을 사람들이 다 볼 수 있다면, 어떨까?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내가 즐기는 것이 무엇이고, 내 돈을 어디에 사용하고, 여행을 어디로 가서 무엇을 사고, 어떤 사람을 만나서 무슨 얘기를 나누는 등, 이런 것이 정말 가능할까?”라고 질문한다면 이 사람은 이미 한참이나 시대에 뒤떨어진 감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공공의 필요와 이익 그중 어떤 것이 중요한가는 중요한 과제이고, 개인에 대한 감시가 어디까지 허용이 될 것인지, 중요한 사회 윤리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이런 공감대를 통해서, 조금씩 개인의 삶이 공공의 영역으로, 감시 통제의 영역으로 열려 가는 추세를 막을 수는 없는 것인가?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미 이런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감시 통제 시스템이 일상화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모든 사람을 감시하고 모든 사람을 통제하는 시도가 아무런 여론의 견제 없이 무한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미 수억대에 가까운 고성능 CCTV(몰래카메라)가 전국 방방곡곡에 가동 중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CCTV(몰래카메라) 설치는 무한대로 늘어나고 있다. 수십조에 해당하는 엄청난 돈이 이 감시 시스템을 통합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에 투입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그냥 녹화만 하는 그런 일반적인 CCTV(몰래카메라)가 아니다. 안면인식까지 가능한 시스템이 고성능 통합 연산 모니터링 시스템 (Monitoring system: 지정한 시간 내에 어떤 금지된 상황이 발생하였는가를 파악하는 데 사용되는 장치)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 예컨대 추적이 필요한 사람의 정보를 기반으로 그 사람의 동선과 모든 것이 분석 가능한 시스템이다. 그리고 그 데이터(data: 정보 통계)를 바탕으로 원하는 조치도 할 수 있다. 고급 백화점에서부터 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시골 할머니까지 핸드폰 직접 결재 시스템(system)을 갖추어가고 있는 현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고, 카드를 긁고, 승인을 받고 하는, 이런 모든 과정이 해당되며 앞으로는 더욱 편리해질 것이다.

 그냥 핸드폰 스캔 한 번으로 내 통장에서 돈이 순식간에 소규모 편의점의 계좌로 빠져나가는 것을 알 수 있는 사회다. 비용도 거의 들지 않고, 편리한 시스템이지만 그 모든 정보가 투명한 창 속에 공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공식, 비공식적으로 얼마든지 원하는 시기에 당신의 모든 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는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CCTV(몰래카메라)나 인터넷과 같은 정보 기술의 발달은 필연적으로 전자 감시 사회의 도래를 초래하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첫째, 감시의 은밀성이 높다. 둘째, 원격 감시가 가능하다. 셋째, 짧은 시간에 대량 감시가 가능하다. 넷째, 감시의 정밀성이 높다. 다섯째, 감시가 보편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CCTV(몰래카메라)에 의한 감시로 제기되는 가장 큰 문제점이 개인의 사생활 침해 위험성과 설치 및 운영상의 문제이다. 따라서 발전하는 감시 시설에 발맞추어 정보 기술에 대한 법적, 제도적 통제가 강화되어야 하며, 국민의 민주적 참여가 보장되는 새로운 통제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최근엔 특히 선명한 화질로 누군지 금방 알아볼 수 있는 CCTV(몰래카메라)가 흔해졌고 도난사고를 비롯한 각종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해당 지역이나 건물 CCTV로 용의자를 구분해낼 수 있게 됐다. 위험을 대비한다는 좋은 명분이 있지만 찍히는 입장에선 그리 깔끔한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이 CCTV(몰래카메라) 촬영이다. 동의 없이 이뤄진 CCTV(몰래카메라) 촬영은 알게 모르게 나쁜 용도로 이용되고 있으며 최근엔 이용자의 인지나 허가 없이 함부로 촬영 하는 것을 불법이란 조치까지 나오게 되었지만 무차별적으로 촬영되고 있다.

 도난이 우려되기 때문에 혹은 도둑을 잡기 위해서라는 대의명분은 CCTV(몰래카메라)를 이용하는 핑계로는 적절치 않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모습을 찍는다는 것, 상상할 수도 없는 사생활 침해가 아닐 수 없다. 어릴 때 어른들은 흔히 이렇게 반응했다. 애초에 도둑놈이 없었으면 그런 몰래카메라를 설치할 이유도 없고 범죄자를 잡자면 그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하는 거라고. 촬영 당하는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단정한 그런 발언은 요즘도 자주 들을 수 있다. 골목 CCTV(몰래카메라) 설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두고 떳떳하다면 왜 설치를 반대하겠느냐는 반응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정말 신기하다. 잘못된것을 바로 잡기 위해 또 다른 '불법'은 용인해야 한다는 것이니 더욱 그렇다. 한때는 이런 분위기가 시대적 분위기로 자리매김해 누구인가 나를 도청하고 감시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 이어지던 시대도 있었다. '보안'을 위해 나를 몰래 지켜보는 게 가능하다면 휴대폰이나 전화를 통한 통신도청이 불가능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개인정보를 침해한다는 경고 정도는 가뿐히 무시할 그런 분위기가 한때는 사회에 자리 잡고 있었다. CCTV(몰래카메라)가 사라지면 범죄율이 급증한다는 협박 같은 경고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CCTV(몰래카메라)의 위치는 고속도로나 국도 위의 각종 용도의 CCTV와 주차 단속 및 방지용 카메라, 현금 지급기(ATM)에서의 CCTV(몰래카메라), 아파트 출입구의 CCTV와 엘리베이터 내부, 그리고 현관문 앞의 CCTV, 그리고 부잣집 담을 지키는 CCTV와 공공 중요기관의 담과 내부를 지키는 CCTV(몰래카메라), 그리고 우리는 어쩌면 회사에 속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라에 속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공개하고 다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국가가 부르짖는 개인정보보호는 한 마디로 국민 개개인을 속이는 헛소리에 불과할 뿐이다. 좀 더 연장선으로 가보면, 우리의 현재 위치, 장소뿐만 아니라 구매 물품, 소비 행태까지 기록되고 있으며 CCTV(몰래카메라)는 소형화 은밀화 되어 더욱 첨단적 지능적으로 발전되고 있다. 어두운 밤에 혼자 길을 가노라면 왠지 모르게 뒤에서 누군가가 날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 적이 한두 번이던가? 어쩌면 당신의 정보가 든 동영상이 누군가에 의해 은밀하게 방영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개인정보 보호는 헛구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당신의 동의 없이 당신의 사생활이 천하에 공개되는 사회현상에 대해서 조금의 불쾌함도 없는가?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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