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기꾼들은 놀고먹어도 더 큰 부자가 되는 미친 세상 )

남 덕 현
(佛名:불명<法勝:법승>)
kbs491015@hanmail.net

 지식이 일반화 되는 시대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매사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라.” 라고 말하면 욕을 얻어먹는다.
 열심히 한다고 성공하던 시대는 지나갔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공부 열심히 해라.” 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서울에서는 일류대학 입시에 대한 정보가 빨라서 예상문제를 날마다 삶아먹고 구워먹고 하는데 시골에서는 “공자 왈 맹자 왈”만 하니 그게 경쟁이 되겠냐? 하는 말이다. 장님이 밥상 위의 고기반찬 더듬기지.
 공무원 시험이나 대기업, 공기업 입사시험도 마찬가지다. 서울 가서 공부하면 쉽게 합격한다.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성공한다는 생각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지금 시대는 정보화 시대가 아닌가? 누가 필요한 정보를 빨리 얻어 유용하게 활용하느냐가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이다. 주식이나 부동산투기로 부자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부동산을 자유롭게 소유하는 것은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소수의 사람이 투기자본으로 전국토의 대부분을 독점 소유한다면 그건 용납하기 힘들며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된다. 그러므로 부동산 투기를 줄이고 국민 각자에게 안정적인 토지를 분배하기 위해서 국토를 국유화 하자는 사회주의의 발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 한 채를 팔면 시골의 아파트 10채는 사고 남으며, 시골에서 평생 동안 남부럽지 않게 풍요롭게 생활 할 수 있으니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에서 제일 먼 시골이라고 해봐야 승용차로 4시간 거리인데도 말이다. 누가 땀 흘려 일하겠는가? 그럼에도 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고, 너도 나도 서울 아파트 한 채 구입하려고 온 국민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발버둥치는 현실이다. 이런 현상은 다양한 원인이 존재할 수 있겠지만 아파트 수요에 대한 공급의 부족과 예금 금리의 하락이 제일 큰 원인이다. 은행에 예금 시켜봤자 정기예금 이자라고 나오는 게 아이들 과자 값도 안 된다. 은행에 돈을 맡기는 기간이 길수록 그 돈은 점점 쓸모없는 휴지로 변하니, 예금주들은 돈을 은행에 맡기지 않고 시중에서 유통시키는 것이 정상 아닌가! 그것이 바로 아파트나 부동산 투기로 이어진다. 현실이 이러하니 부동산 투기열풍이 광풍처럼 우리사회를 휘몰아치고 있다. 아파트 투기 잘하면 일확천금을 손에 넣을 수 있으며 평생 동안 생활안전 자금이 보장되니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에서는 예금 이율을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정말 어쩌려고 그러나! 이것은 한푼 두푼 절약 저축하여 생활자금을 모으려는 국민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정책이다. 물론 코로나 전염병으로 경제가 세계적으로 어려워서 기업들의 경쟁력을 도와주려는 것은 이해되지만, 그러다가 국민의 빈부격차로 인하여 일어나는 엄청난 사회혼란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런 현상을 이용해서 은행들은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높은 이율의 담보대출을 확대하고 저축성 예금이율을 낮추어서 고리대금 사채업자 노릇을 하며, 그것으로 벌어들인 과도한 이자수익으로 돈 잔치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게 서민들의 피를 빨아서 성과금 이라는 이름으로 나누어먹기를 하고 있으니 정말 화나는 시대이다. 이러다가는 은행도 국민도 모두 빚더미 위에 앉을 위험도는 높아져서, 빈부격차는 심화되어가지만, 정부에서는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금이율을 높이고 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이 만병통치약이다. 열심히 일하며 아끼고 저축해서 재산을 늘리는 사람이 잘사는 사회 환경을 조성해야 하지만 어림도 없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현상이 사회를 지배한다면 그 사회는 피도 눈물도 없는 비정상적인 사회가 된다. 그럼에도 갖가지 변명으로 아파트 공급정책을 추진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권력층들이 서울의 부동산이나 아파트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으며 그들의 부의 축적을 위해서는 일반국민들의 희생은 안중에도 없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담보대출까지 이용하여 서울 아파트를 구입해도 남는 장사가 된다니 이게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으며 조금 이상한 거 아닌가? 그러니 지금 우리 국민을 네 글자로 요약하면 ‘각자도생’이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자기 혼자만이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이 생존에 절박해지면 타인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며, 사회 가치나 규범, 윤리 등을 무시하고 자신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한다. 지금처럼 경제적 양극화가 커지면 일반국민은 극단적으로 생존조차 포기하게 될 수 있다. 경제적 취약계층인 20대 여성 자살자가 급증한 것이 단적인 예이다. 일을 열심히 해도 생존이 힘들기 때문에 근로 의욕이 사라지게 되며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회 전반적인 성장 동력도 떨어지게 된다.
 과거 우리나라 새해 인사는 보통 ‘근하신년’이었지만 최근에는 ‘돈 많이 버세요. 부자 되세요.’라는 말이 더 많이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가장 큰 의존자원인 돈밖에 믿을 게 없다는 심리이다. 이 같은 열풍은 불확실성이 늘어난 사회에서 안전발판을 마련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에 마냥 비난할 수 없다. 자산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데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 상황이며 그나마 전기, 화학, 신재생에너지 분야나 인공지능 등 신산업에 뛰어든 기술자들은 어느 정도 미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전통 산업 군과 관련이 높은 인문사회 교육을 받은 근로자는 더욱 빈곤해지는 현실이다. 현재 젊은 계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비혼 주의도 같은 현상이다. 자기 한 몸 지키기도 어려우니 결혼조차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특히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비혼 주의 풍조가 확산한 것도 인문사회 교육을 주로 받은 이들이 경제적 취약 층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계층을 상승시키기 위해 목을 매지만, 정작 우리 사회에 계층 이동 통로는 사실상 없어져버렸다. 과거에는 계층을 판단하는 요건이 직업이나 월 소득, 교육 수준 등 다수였고 계층 간 이동 통로도 다양했지만 오늘날엔 오로지 가지고 있는 자산으로만 판단한다. 그런데 이 자산의 가치가 너무나 커지면서 양극화가 심화해 사실상 계층 이동은 불가능해진 것이다.

 부자 되기 열풍의 시작이자 끝은 ‘서울 아파트 구입’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아파트 구입’이란 그 사람의 생존력은 물론 그 사람의 계층을 보여주고 더 나아가 장래성까지 담보하는 수단이 되어버린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특히 최근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이 같은 세태는 더 심화하고 있다. 당장 집이 없으면 결혼도 하지 못하는 세상이다. 부동산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간극은 더욱 커질 것이며 사회불안은 증폭될 것이고 천민자본주의의 병폐는 우리국민의 삶을 더욱 피곤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아파트 부동산 투기가 활발할수록 사업이 번창하는 공인 중개사 들은 마치 제철 만난 물고기처럼 좋아 날뛰고 있으며 그들의 역량을 한껏 펼치고 있다.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시세 차익을 노리고 ‘묻지 마’식 청약을 일삼는 투기세력과 이를 부추기는 ‘떴다방’ 등 불법 중개행위가 잇따르면서 주택 분양가에 비정상적인 웃돈이 형성되고 있으니 이들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인구는 많으나 국토가 좁은 관계로 부동산 투기꾼이 유난히 많다. 투기꾼들이 대부분의 아파트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가격을 무차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 시장은 주택을 구입한 사람이 주택을 수십 채씩 보유하는가 하면 주택이 없는 사람은 단 한 채도 구입할 수 없는 등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젊은이들은 자신이 받는 월급으로는 영원히 집을 살 수 없을 만큼 집값이 비싸졌다. 부익부 빈익빈만이 부동산 폭등을 야기하는 것만은 아니다. 코로나로 경제위기가 닥치자 정부에서 코로나 긴급재난 지원금이라고 하면서 시장에 돈을 많이 풀어놓았다. 즉 돈을 그냥 깔고 앉아있으면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된다는 의미다. 그럼 부자들은 이럴 때 어떻게 할까? 바로 부동산에 투자를 하게 된다. 경제위기가 오히려 부자들을 더욱 부자로 만드는 현상이다. 거기다가 지금 아파트 공급 상황이 부족한 지경이니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것이다. 부자가 아닌 사람들은 가지고 있던 아파트를 내놓고, 그것을 부자가 가져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가진 자들이, 서민들을 위해서 부동산 투기를 그만 할까? 어림도 없는 이야기다. 더 잔인해지면 잔인해졌지, 순해지지는 않는다. 이런 것이 바로 부익부 빈익빈을 만들어 내며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빈자는 더욱더 빈자가 된다는 현상이다.
 부동산 공화국이며 불로소득이 주도하는 정신 빠진 미친 나라에서, 서민과 청년들은 아무리 일하고 노력해도 노예나 거지가 되고, 그 자식도 마찬가지로 가난의 대를 물려받게 되었다. 불로소득이 희망의 사다리를 모두 없애버린 것이 그 원인이다. 토지와 주택 등이 너무 폭등하여 근로소득만으로는 구입이 불가능하여 거액의 대출을 받아 평생 갚아야하고, 평생 전, 월세로 노예처럼 살아가야 한다. 근로자 임금보다 항상 부동산이 더 많이 올라 근로자들을 영원히 노예, 거지, 빚쟁이를 만드는, 약육강식의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그럴수록 부동산 투기꾼들은 즐거이 춤을 추며 돈 불리기 치킨게임만 흥미롭게 진행될 뿐이다.
 오늘도 이들은 정보를 공유하며 부동산 먹잇감을 찾아 떼거리로 몰려다닌다. 피땀 흘려 일해서 돈을 버는 것보다 부동산 불로소득자가 더 존중받는 이상한 나라가 되고 있다.

저작권자 © 고성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