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팔(108) 참회[懺悔. 慙悔]와 새해 )

남 덕 현
(佛名:불명<法勝: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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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를 맞이하여, 먼저 나로 인하여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과 이웃과 가족에게 참회(懺悔)하며 엎드려 절합니다. 새해 아침 동녘하늘로 떠오르는 불덩이 같은 해를 바라보며 하느님과 부처님 앞에 나의 모든 잘못을 참회하며 엎드려 절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무엇보다 삶의 방향이 중요하다. 당신의 삶의 방향은 무엇인가? 끝없이 자신의 욕구충족만을 되풀이하며 앞으로만 끝없이 달려가는 전철인가? 그것의 끝은 무엇이며 어디인가? 삶의 방향이 뚜렷할 때 당신의 발걸음도 흐트러지지 않고 당당할 것이며, 나쁜 방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게 될 것이다. 새해는 일 년의 첫 출발점이다. 당신은 자신과 가족에게 혹은 남에게 알게 모르게 폐만 끼치고 살았으면서 잘되거나 복[福] 받기만을 바라지 말고, 새해 첫날은 참회[懺悔]로부터 출발하기를 바란다. 참회[懺悔]는 낱말 그대로 자기의 잘못에 대하여 깊이 깨닫고 부끄러워하며 반성하는 일, 또는 하느님이나 부처님 앞에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비는 일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새해만 되면 해맞이 한다고 새벽에 일어나서 동녘하늘의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일 년의 행운과 복을 빈다. 물론 복 중에서도 으뜸가는 복은 건강복과 재물 복이니 수많은 사람들에게 복[福]이 골고루 쏟아져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런 해맞이 현상은 태양신 숭배가 그 유래이다. 태양신 숭배는 상고시대에 모든 부족에게 보편적으로 존재하였던 원시종교형태이다. 근래에 와서 전국적으로 새해 아침을 해맞이를 하면서 소원을 비는 일들이 점점 성행하고 있다. 일부 그리스도인들조차 별 생각 없이 해맞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일반인들과 다름없이 새해 소원을 빈다. 우리는 현대 첨단 과학시대의 문명의 이기들로 만들어진 도구들이, 전혀 상상 밖의 점술이나 운세 등의 미신적인 것들을 부추겨가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과학적 현대문명의 한계를 느낄 수 있다. 최근에 와서 확산되고 있는 해맞이 행사 풍조의 배후에는 어떤 신비한 배경이 있을까? 태양은 이 땅의 생명체들이 살아가는데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에 인간들에게 의식 또는 무의식적으로 크게 숭배 받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 원인으로 태양숭배 사상은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다. 인류 역사의 많은 민족들이 자기들을 ‘태양의 후손’이라고 주장하거나 절대 권력자들이 스스로를 태양으로 칭하였다. 역사적으로도 태양은 인류가 가장 숭배하는 자연물로써 신앙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러니 해맞이 행사를 연례  행사나 미신으로 몰아붙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행사를 새해 첫날에 하는 것도 그 의미가 깊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시대가 흐를수록 인간관계가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이다. 그렇더라도 사람은 동물과 다른, 사람의 삶의 방식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불교에서는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는 날마다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기를 강조한다. 그런 결과로 제시한 것이 백팔(108) 참회문이다. 그 중에서 종교적인 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내용은 가급적 줄이고 일반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부 구절만 수정하여 제시하니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참회하는 삶이되기를 바란다. 참회하는 삶이야말로 동물에서 벗어난 진정한 사람의 삶이기 때문이다.

 나는 하느님과, 부처님과, 사람과, 자연, 앞에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합니다. 나는 어디서 왔는가? 어디로 갈 것인가? 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온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진정한 나는 어디 있는가? 를 망각한 채 살아 온 무지를 참회합니다. 나의 몸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살아 온 잘못을 참회합니다. 나의 진실한 마음을 저버리고 살아 온 잘못을 참회합니다. 조상님의 은혜를 잊고 살아 온 잘못을 참회합니다.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잊고 살아 온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일가친척들의 공덕을 잊고 살아 온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배울 수 있게 해 준 세상의 모든 인연들을 잊고 살아 온 잘못을 참회합니다. 먹을 수 있게 해 준 모든 인연들을 잊고 살아 온 잘못을 참회합니다. 입을 수 있게 해 준 모든 인연 공덕을 잊고 살아 온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이 세상 이 곳에 머물 수 있게 해 준 모든 인연들의 귀중함을 잊고 살아 온 잘못을 참회합니다. 내 이웃과 주위에 있는 모든 인연들의 감사함을 잊고 살아 온 잘못을 참회합니다. 내가 저지른 모든 잘못을 망각한 채 살아 온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전생, 금생, 내생의 업보를 소멸하기 위해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합니다. 성냄으로 인해 악연이 된 인연들에게 참회합니다. 모진 말로 인해 악연이 된 인연들에게 참회합니다. 교만함으로 인해 악연이 된 인연들에게 참회합니다. 탐욕으로 인해 악연이 된 인연들에게 참회합니다. 시기심으로 인해 악연이 된 인연들에게 참회합니다. 분노 심으로 인해 악연이 된 인연들에게 참회합니다. 인색함으로 인해 악연이 된 인연들에게 참회합니다. 원망하는 마음으로 인해 악연이 된 인연들에게 참회합니다. 이간질로 인해 악연이 된 인연들에게 참회합니다. 비방함으로 인해 악연이 된 인연들에게 참회합니다. 무시함으로 인해 악연이 된 인연들에게 참회합니다. 비겁한 생각과 말과 행동을 참회합니다. 거짓말과 갖가지 위선을 참회합니다. 남의 것을 훔치는 생각과 행동을 참회합니다. 한갓 취미나 즐거움으로 다른 생명을 희생시켰던 일을 참회합니다. 오직 나만을 생각하는 것을 참회합니다. 악연의 씨가 되는 어리석은 생각을 참회합니다. 어리석은 말로 상대방이 잘못되는 악연을 참회합니다. 어리석은 행동으로 악연이 될 수 있는 인연에게 참회합니다. 집착하는 마음과 말과 행동을 참회합니다. 내 눈으로 본 것만 옳다고 생각한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내 귀로 들은 것만 옳다고 생각한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내 코로 맡은 냄새만 옳다고 생각한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내 입으로 맛 본 것만 옳다고 생각한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내 몸으로 받은 느낌만 옳다고 생각한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내 생각만 옳다는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삼생의 모든 인연들을 위해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지구를 생각하지 않은 것을 참회합니다. 세상의 공기를 더럽히며 살아 온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세상의 물을 더럽히며 살아 온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나만을 생각하여 하늘과 땅을 더럽히며 살아 온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나만을 생각하여 산과 바다를 더럽히며 살아 온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나만을 생각하여 꽃과 나무를 함부로 자르는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이 세상을 많고 적음으로 분별하며 살아온 잘못을 참회합니다. 이 세상을 높고 낮음으로 분별하며 살아온 잘못을 참회합니다. 이 세상을 좋고 나쁨으로 분별하며 살아온 잘못을 참회합니다. 이 세상을 옳고 그름으로 분별하며 살아온 잘못을 참회합니다. 병든 사람에 대한 자비심의 부족함을 참회합니다. 슬픈 사람에 대한 자비심의 부족함을 참회합니다. 가난한 사람에 대한 자비심의 부족함을 참회합니다. 고집스러운 사람에 대한 자비심의 부족함을 참회합니다. 외로운 사람에 대한 자비심의 부족함을 참회합니다. 죄를 지은 사람에 대한 자비심의 부족함을 참회합니다. 모든 생명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모든 생명은 소통과 교감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모든 생명은 우주의 이치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나와 남이 하나임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생명들의 신비로움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새 소리의 맑음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바람 소리의 평화로움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시냇물 소리의 시원함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새싹들의 강인함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무지개의 황홀함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자연에 순응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자연이 생명 순환의 법칙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자연이 우리들의 스승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가장 큰 축복이 자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가장 큰 재앙이 미움, 원망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가장 큰 힘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항상 부처님의 품 안에서 살기를 발원합니다. 항상 부처님의 법속에서 살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욕심을 내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화내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교만하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시기하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모진 말을 하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거짓말 하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남을 비방하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남을 무시하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남을 원망하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매사에 겸손하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매사에 최선을 다하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매사에 정직하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매사에 긍정적이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살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맑고 밝은 마음 가지도록 발원합니다. 저는 모든 생명이 평화롭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이 세상에 전쟁이 없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이 세상에 가난이 없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이 세상에 질병이 없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보살행을 실천하며 살아가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반야지혜가 자라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수행하는 마음이 물러나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저는 선지식을 만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오늘 지은 이 인연 아낌없이 시방법계에 회향합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이시여! 거듭 참회하고 발원하옵니다. 저의 어두운 마음에 보리의 종자 심어져 참된 불성이 나타날 수 있도록 자비심으로 거두어 주소서. 저의 참된 발원이 물러나지 않도록 지켜주시옵소서.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우리는 이러한 참회를 시시때때로 우리의 마음속에 담아두어서 어리석음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우리의 매일 매일은 새해가 된다. 사람의 마음이란 시시때때로 변하여 고정됨이 없다. 그러니 어느 것이 사람의 마음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은 선한 마음과 악한 마음을 함께 가지고 있으면서 환경과 조건에 따라 변한다. 그러므로 선한 업보의 행위로 인해서 생긴 선한 마음과 악한 행위로 인하여 생긴 악한 마음까지 뒤섞여있어 종잡을 수 없다. 선한 마음을 가졌어도 어리석음에 따라 한순간 나쁜 마음으로 바뀌며, 나쁜 마음을 가졌어도 지혜에 따라 한순간에 선한 마음으로 바뀌기도 한다. 선한 마음이 일어났어도 조건에 따라 한순간에 나쁜 마음으로 바뀌기도 하며, 나쁜 마음이 일어났어도 조건에 따라 한순간에 선한 마음으로 바뀌기도 한다. 세상에서 말하는 선한 사람은 한편으로는 선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편에서는 나쁜 사람으로 보이기도 한다. 물론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구분 짓는 기준도 무리가 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끊임없이 계속해서 선한 마음만 낸다면 선한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참회이다. 참회를 통해서 어리석음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출 수가 있는 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매일매일 참회하며 선하게 사는 것만이 후회 없는 건강한 삶이 된다. 이 세상은 나 혼자만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인연으로 연결되어있으며 함께 살아가도록 되어있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뚱 단지 같은 말이냐?” 라고 비아냥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의 인생이 중요하면 당신의 인생도 중요하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현상에만 휩쓸리지 말고 마음의 움직임도 살펴보아야 하며 참회의 마음을 끊임없이 내기를 바란다. 그것이 최고의 인간행복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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