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주장만 옳다고 너무 내세우지마라. 따지고 보면 크게 옳은 것도 없다. )

남 덕 현
고성읍 동외로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왜 불화[不和]의 갈등이 일어나는가?  왜 그럴까?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는 어리석음에 사로잡혀 있어서이다.
 늙은이는 늙은이의 관점에서 주장하고, 젊은이는 젊은이의 관점에서 주장한다. 지식인은 지식인의 관점에서 주장하고, 무지인은 무지인의 관점에서 주장한다. 공무원은 공무원의 관점에서 주장하고, 민원인은 민원이의 관점에서 주장한다. 남자는 남자의 관점에서 주장하고, 여자는 여자의 관점에서 주장한다. 갈등을 일으키는 주장들의 관점들이 너무나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그러므로 어느 한 쪽이 옳다는 주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세상만물을 자신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이해하려한다. 오로지 자기의 생각만이 변치 않는 불변의 진리이며 자신의 생각만이 옳고 정의롭다고 생각한다. 정말 어리석음의 극치이며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다. 그것조차도 모자라서 자신의 주장과 생각의 변두리에 견고한 성을 쌓고는 다른 이의 생각이나 의견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무장한 병사들을 세워서 지키게 한다. 이런 인간의 심리상태를 이기주의라고도 한다. 그러므로 인간심성의 근본이 이기주의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어찌 보면 살아있는 것들의 본능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주장에는 처절한 반기를 들고 그걸 물리치려고 온갖 방법들을 동원한다. 그런 결과 생각의 충돌로 인하여 치열한 전투가 일어나는데 그런 상태를 저주, 미움, 다툼, 불화[不和]라고 한다. 이런 상황은 인간의 삶을 매우 피곤하게 만들고 때로는 절망감과 도피적인 상황으로 고립되기도 한다.
 그런 연유로 우리는 삶을 유지해가면서 엄청난 갈등을 겪는다. 그러한 갈등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오랫동안 후유증을 남긴다. 갈등의 원인은 대부분 생각의 차이에서 온다. 생각의 차이는 당연한 현상이다. 사람은 항상 자기의 생각만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생각에 따라 모든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려는 습성이 있다. 그것으로 인해 상대방을 미워하며 증오하기도 한다. 인간들은 그러한 끝이 없는 갈등에서 벗어나려고 자신의 주장을 끊임없이 제시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깊은 갈등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만다. 그럼 그러한 갈등의 원인은 무엇인가?" 라는 의문에 사로잡히게 된다. 깊이 궁구하고 고민하고 경험하고 깨달은바 갈등의 가장 깊은 원인은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데서 출발한다는 것이었다. "상대방을 인정하라." "상대방의 모든 것을 존중하고 인정하라." 그러면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상대방이 못났으면 못난 대로, 잘났으면 잘난 대로, 부자이면 부자인 것으로, 가난하면 가난한 것으로, 지식이 있으면 지식 있는 대로 ,무지하면 무지한대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그런 상대방의 의견을 인정하며 상대방에 알맞은 대화를 해야 한다.
 사람은 습득한 지식, 경험, 생활환경에 따라 생각의 차이가 엄청나다. 마치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져보고 코끼리는 기둥이라고 주장하고, 꼬리를 만져보고 코끼리는 먼지 털이라고 주장하고, 귀를 만져보고 접시 같다고 주장 할지라도, 그들의 주장을 모두 존중해 주어야한다. 그리고 코끼리에 대한 세분의 장님이 끝없는 논쟁을 할지라도 그 문제는 해결될 수가 없다. 하나의 사물에 대한 인간의 보는 관점과 환경은 개개인 모두가 다르기 때문이다. 같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란성 쌍둥이도 사물을 인식하는 관점은 다르다고 한다. 끝이 없는 논쟁으로 불화와 갈등만 증폭될 뿐이다. "상대방의 사물에 대한 인식을 인정하라. 자신의 논리 속으로 상대방을 포로로 잡아오지 말라." 그건 어리석은 짓이며 포로로 잡혀왔더라도 그는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그가 인식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에서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갈등[葛藤]이란, 칡과 등나무라는 뜻으로, 칡과 등나무가 서로 복잡하게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의지나 처지, 이해관계 따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을 일으킴을 이르는 말을 가리킨다. 오랜 세월 각기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협조하면서 사회와 가정을 이룩해 가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갈등은 사회의 변화로 인해 심화되기도 하고, 갈등 해결 의지와 노력으로 완화되기도 하면서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갈등이 있다는 사실을 문제시하기 보다는 존재하는 갈등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결할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갈등이 합리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먼저 사회 구성원간의 반목과 불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고 자기중심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 관용의 자세가 필요하며 다른 사람의 가치도 자신의 가치처럼 중요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이런 갈등을 역지사지의 마음자세, 관용의 자세,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여 문제를 조금 더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우리가 나의 이기심으로 인해 타인을 경시하고 함부로 하는 것으로 우리의 모든 불행들을 자초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가깝게는 우리 가정에서 형제간의 불화, 부부간의 불화도 '나'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같이 있는 사람들을 가볍게 여기고 그들을 무시하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갈등이 있으면 서로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 타인에게 화를 내고 어두운 표정을 짓는다면 그것처럼 불행한 일이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선하고 착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 생각이 대화를 단절하고 자기중심적 사고에 빠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선하고 착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정당하다는 착각에 빠져, 잘못되었다고 판단한 남들의 생각과 행동을 교정하려한다. 이러한 태도에서 갈등이 생기고 불화가 싹튼다. 내 생각이 선하니 서로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고 상대를 가르치려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뜻이 좌절됐을 때 자신이 큰 희생을 당했다고 깊게 생각한다. 모든 상황에서 나 자신의 안일과 이익을 앞세우고 나서 자신이 배부른 후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을 때 선한 척, 착한척하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이다. 배부른 후 착해져서 그나마 다행이기는 하지만 언제라도 자신의 비위에 거슬리거나 이해가 상충될 때는 독하게 이기적이며 자기중심적 사고로 신속히 회귀한다. 즉 악랄한 본성이 다시 드러나 숨을 헐떡이며 억척스러워 진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배부르기 전 또는 자신의 이익이 충족되기 전 사람들과 부딪친다. 사람들은 고정된 시각, 즉 개개인이 갖고 있는 사회적 지위,환경, 교육, 습득된 정보 등에 의해 사물을 보고 판단을 내린다.
 사람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이라는 것이 때로는 사회와 주변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혹시나 내가 갖고 있는 확신과 고정관념, 세계관으로 인해 세상을 잘못 보거나 판단하지 않을까에 대한 성찰과 회의가 필요하다. 내가 가는 길이 옳은가, 오류가 없는가에 대한 자기 성찰이 없다면 그것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마음에서 힘을 빼는 것이다. 우리가 갖는 고정관념은 경우에 따라 엄청난 갈등을 유발시킨다. 내가 아무리 옳은 생각을 가졌다하더라도 성찰을 통해 변화해 나가지 않으면 갈등을 되풀이한다.
 내가 가는 길이 옳은가, 맞을까, 나는 무엇일까, 어떻게 살까. 존재에 대한 끝없는 물음이다. 이런 물음이 전제되지 않는 삶은 결국 오류를 낳기 마련이며 끝없는 문제이기도 하고, 하지만 거기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내가 안다는 것은 내가 경험한 것, 살아오면서 받아들인 인식, 정보, 세월을 모아서 사물을 판단하는 인지력 범위뿐이다. 그러므로 내가 받아들인 정보가, 내가 알고 있는 세계관이, 우주관이, 인생관이, 사물에 대한 판단이 정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이 언제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살고 있다. 그런데 과연 무엇이 옳다고 할 수 있을까? 결국 알고 있는 것이 전부 다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한 번이라도 이처럼 관점밖에 서서 올바른 시각으로 사물을 보기 위해 판단을 유보해 본적이 있는가? 판단을 유보한 상태에서 세상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에 대해 돌이켜 봐야 한다. 세상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 옳은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는 것이 세상을 건전하게 만들어가는 기본자세인 것이다. 사람이 사람으로서의 가치를 갖고 살아가는 세상 이라면 말이다. 이럴 때만이 불화와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제발 자기 생각만이 옳다는 편견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지나고 보면 크게 옳은 것도 틀린 것도 아니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런 어리석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한 당신의 갈등과 불화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 그것은 불행을 끝없이 되풀이 반복하는 갈등과 불화의 속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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