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전국 곳곳에서 지역축제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시끌벅적한 먹자판으로 치부되는 ‘지역 축제’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물론 개성 있는 콘텐츠와 차분하면서도 깊은 인상을 주는 축제 분위기로 해마다 전국 각지에서 많은 관람객을 불러 모으는 성공한 지역 축제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 지역의 고유한 콘텐츠 발굴이나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그냥 북적대고 시간 때우기씩 축제가 대부분이어서 지역 축제를 바라보는 이미지와 시선이 갈수록 흐려지고 있다.
 대부분 축제가 그렇듯이 관람객의 기호나 편의를 무시하고 먹자판 위주의 소란스러운 분위기에다 바가지 상업성이 판을 치는 경우가 많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전국 축제장이라면 어김없이 찾아다니는 장사치의 대목 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각 지자체에서 축제의 본질 및 성격에 관한 깊은 이해도 없이 매년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으로 사람 끌어 모으는데 만 혈안이 된 때문이다.
 전국에서 수백 곳이 넘는 지역 축제가 외면 받는 가장 큰 이유다. 너도나도 축제를 급조해 건성으로 진행하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아무런 변화나 개선 노력 없이 지역 축제가 이대로 계속 갈 경우 ‘지역 축제 폐지론’ 등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얼마 전 개최된 소가야문화제도 이런 문제점 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좀 더 다양한 콘텐츠를 구성해 지역민들이 더 이상 식상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공룡엑스포 행사도 성공적으로 치룬 고성군의 축제가 다른 곳의 이벤트성 축제처럼 되어서는 체면이 말이 아니다. 수십 년간 개최해온 축제가 이런 좋지 않은 인상으로 누적되고 굳어질 경우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축제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다른 지역의 축제 보다 그다지 차별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축제를 연답시고 그저 잔치판만 벌여 예산만 낭비하기 보다는 행사를 통해 지역의 특산물 등을 판매하고 홍보하는 그런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진정 성공적인 지역축제로 거듭날 수 있다. 이럴 바엔 소규모 축제가 더 효율적이고 인상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비하면 이번에 개최된 ‘월이문화축제’는 가을철 행락객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했다. 적은 예산으로 벌써 올해 2회째 행사를 치루고 있는 가운데 호평을 받아 그나마 다행스럽다. 이만하면 성공된 행사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번 축제를 통해 지역민이 함께 즐기는 분위기, 알찬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축제로 거듭나 지역 축제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대승을 거둔 당항포 해전에다가 의기 ‘월이’를 토대로 다양한 콘텐츠로 치루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고성의 정체성을 보여준 것 같아서이다.
 특히 역사에 묻힐 뻔한 고성의 자랑스런 의기 ‘월이’의 생애를 새롭게 조명해 냈다는데 대해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문제는 고성군의 다른 축제와 시기가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다음에는 시기와 일정을 한번 고려해봄이 어떨까 싶다.
 빠듯한 예산으로 해마다 개최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여져 대안마련은 물론 행정당국의 절대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동안 월이를 조명하기위해 홀로서기한 고성군 향토선양회 회원들의 노고에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한다,
 축제란 정체성과 창의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도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아무튼 축제의 본래 목적인 지역경제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여져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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