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핵 폐기에 너무 매달리지 말아야. )

남 덕 현
고성읍 동외로
 최근에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팀이 월드컵 예선 축구경기를 위해 북한에 가는 상황에서, 필요한 물품을 소지하는 것은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뉴스를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 이유가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경제적인 문제와 북한제재 문제도 있지만, 이유야 어떠하든 미국과 우리나라의 관계가 종속적이라는 것이 증명되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언론의 편파보도나 정치꾼들의 여론전에 떠밀려서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너무나 깊은 걱정을 하고 있다. 이들이 북한 핵무기가 남한을 당장이라도 휩쓸어버릴 것 같은 공포심을 조성하는데 고도의 군중심리를 자극하는 것이 그 원인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북한의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탄은 자신들의 체제안전을 위한 미국과의 협상용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북한과 미국의 협상결과에 의해 북한 핵문제가 결정된다. 안타깝게도 북한 핵 폐기에 대한 우리의 능력은 딱 여기까지다. 국가안보를 미국에만 의존해온 결과이다.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라는 명분을 내걸고, 북한으로부터의 핵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그리고 북한으로부터 미국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북한과 협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북한은 핵무기를 한 반도에 절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그것은 북한자신의 자살행위이며, 핵무기 한방이면 붕괴되고 파괴되는 위력이 엄청나서 한반도 전체를 날려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니 북한 핵 폐기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너무 매달리지 않아야 한다. 어리석은 일이다. 그런 주장은 국가안보를 핑계로 자신들의 정치적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정치꾼들의 선동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는 실전사용이 거의 불가능한 핵무기보다 세균전이나 화학전이 핵무기보다 더욱 위험하다. 그런데 요즘은 핵무기보다 훨씬 더 위력적이고 파괴적이며 위험한 드론(Drone)무기가 등장하였다. 드론은 무선전파로 조종할 수 있는 무인 항공기이며, '왱왱거리는 소리,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를 의미하며 ‘숫벌’ 이라고도 한다. 드론(Drone)무기는 핵무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비용으로 핵무기보다 더욱 효율적인 치명타를 상대방에게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예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지난번 뉴스에 아라비아 대륙의 남부지방에 위치한 약소국가인 동시에 분쟁국가인 예멘의 후티 반군이 자체 개발한 카세프(Qasef) 드론으로 상대적 강대국인 사우디를 공격한 사건이다. 10대 이상의 자폭 드론이 사우디 국영기업의 최대 석유시설인 ‘아브카이크’ 단지를 일제히 타격했으며 단지는 결국 멈춰 섰고, 사우디의 원유생산량이 반 토막 나면서 세계 유가가 출렁거렸으며, 무기시장의 ‘큰손’으로 유명한 사우디가 반군이 만든 조악한 드론의 집단 공격에 속수무책 당한 것이다.
 드론의 무기화이다. 폭탄을 탑재한 ‘자폭드론’ 수백, 수천 대가 일제히 공격을 퍼붓는다면 재래식 무기가 손쓸 새도 없이 전장은 초토화될 것이다. ‘군집 드론(drone swarm)’이 미래 전쟁의 판도를 주도할 핵심적인 비대칭전력(Asymmetric Force)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곤충 떼처럼 집단을 이룬 드론이 서로 부딪치지 않게 날면서 작전을 수행하는 이 기술은 저비용 고효율의 드론 공격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독점적 위치를 상실한 미국이나 중국 등 선발주자는 일찌감치 인공지능(AI) 시스템과 위성항법장치(GPS) 기능을 접목시켜 그 기능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군집 드론의 핵심은 적의 고비용 고효율 무기체계에 대항하기 위해 단순 기능만을 갖춘 드론을 한꺼번에, 많이 보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적의 전투력을 분산시켜 많은 무기의 소비를 이끌어내고, 드론을 무리에 보충시키는 단순한 방법으로 전투력을 복원하고 생존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적의 일 대 일 요격 방어를 뚫고 목표물에 도달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가난한 무장 세력이 저렴한 드론 수십대로 군사 강국에 맞설 수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군집 드론이 비대칭 전력으로서 가공할 가치를 지닐 수밖에 없는 까닭은 무엇보다 드론 자체가 가진 강점이 커서다.
 첫 번째로 핵무기와 달리 개발 과정에서 미국 등 서방의 제재가 좀처럼 통하지 않기 때문이며 이것은 낮은 수준의 공격용 드론의 경우 일반 상업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레저용 드론이나 일반 항공기의 부품으로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피격 당한 국가가 공격 주체와 원점을 즉각 파악하기 어려운 점 역시 비대칭 전력으로서 군집 드론의 매력이다. 국가 또는 부대가 아닌 팀 단위 정도의 주체만 있어도 운용할 수 있는 게 군집 드론 체계이다.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면, 발사 전 미사일 부대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발사 뒤엔 미사일 궤적이 남는다. 반면 팀 단위 운용 주체가 날린 드론 수십 대가 어디서 이륙했는지, 어떤 비행 루트로 왔는지는 파악하기 쉽지 않다. 사우디 석유 시설 피격 사건이 발생한 지 2주가 지나도록 사우디는 물론 미국조차 이번 군집 드론 공격 출발 지점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무엇보다 드론 운용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군사용과 상업용 드론 기술 수준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격용 소형 드론 1대 가격은 수천만 원 수준일 것으로 가정해 볼 수 있다. 사우디의 대표적 지대공 요격 미사일 체계인 패트리엇 포대 한 대가 1조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우디 석유시설에 공격을 가한 세력은 10만분의 1도 안 되는 비용으로 사우디 대공방어망을 무력화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에서 부분적으로나마 군집 드론 전력이 핵무기를 대체할 수 있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소규모이며 작고 저렴하며 원시적인 드론무기는 구입비용이 적게 드는데다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또한 조달 과정에서 증명 절차가 없다고 봐도 무방해 사전 차단이 어렵고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으며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강대국을 위협할 수 있는 정교한 비대칭 전력으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소규모 정도의 무게만 실을 수 있는 저렴한 드론에 이른 바 ‘벌떼 작전’으로 불리는 동시공격으로 대규모의 폭탄 공격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일반적인 무인 드론으로도 전쟁에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현실이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미군의 드론배치 때문에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지난 2017년도에 무인공격기 드론을 군산 미군기지에 영구 배치하겠다는 뜻을 밝힌 사건이다. 군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군산 미군기지에 영구 배치하려는 무장폭격기 드론은 첨단 살상무기일 뿐”이라며 이런  무기의 도입은 위험한 발상 이라고 반대한 적이 있다.

 드론은 여러 가지 이로운 일에 사용되기도 한다. 드론이 있는 한, 멀리에서도 또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 없이 영상이나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사람이 위험에 처했을 때, 사람이 직접 갈 수 없는 곳을 통해 사람들을 직접 구조할 수도 있다. 안개가 끼거나 어두운 날씨에도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섬으로 택배나 물건을 반나절 만에 보낼 수도 있다. 사진촬영, 동영상 촬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주고 있지만 미래에는 영화촬영이나 장보기 등 우리를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둘째, 우리 생활을 안전하게 만들어 준다. 드론을 이용하여 위험한 동물을 처리하거나 위험지역 수색, 바다 위 조난선박 구조 등 인명피해가 생길 수 있는 일을 사전에 예방하여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다. 셋째, 드론으로 자연환경을 측정할 수 있다. 드론은 높이 올라갈 수 있고 한 곳에 가만히 멈춰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강수량, 강설량을 측정하기가 쉽다. 그리고 지진, 화산폭발 등의 자연재해를 감지하여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역할도 할 수 있다. 또한 드론은 여러 가지 편리함과 함께 다른 기계나 사람이 직접 수행하기 힘든 작업을 쉽게 해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편리함이 있는 동시에 단점도 있다. 드론이 중요하고 좋은 일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듯이 여러 가지 범죄도 쉽게 수행 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드론을 통해 마약을 밀수 하는 행위부터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하는 단점들도 있다.
 드론이 어떻게 이용 되느냐 에 따라서 드론의 미래가 결정된다. 우리나라도 드론무기를 개발하면 북한 핵의 위협으로 부터 방어능력을 갖게 되며 두려워 할 필요가 없어진다.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저렴한 예산으로 북한 핵을 방어할 수 있는 드론무기의 개발이 시급하게 필요하다. 왜곡된 반공이념에 뿌리를 둔 시사평론가들의 달콤하고 그럴듯한 북한 핵문제 주장에 이렇게 휩쓸리고 저런 주장에 저렇게 휩쓸리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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