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생동물도 인간과 함께 살아가야 할 귀중한 생명체이다. 그만 잡아먹자. ]

남 덕 현
고성읍 동외로
 야생동물도 인간과 함께 살아가야 할 귀중한 생명체다. 생명체는 그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보호해야하며 존중받아야 한다.
 생명체를 함부로 죽이는 것은 인간의 잔인함과 포악성 때문이며 생명체를 업신여기고 함부로 죽이는 일이 많을수록 인간의 심성은 난폭해진다. 그들은 인간에게 잡아먹히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며 인간처럼 죽기 싫어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초봄에 먼 산에 막 피어나는 새싹들의 색깔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 인간에게 얼마나 가까이 다가오는 온정의 표시이며, 또한 생명력의 상징인가? 마음으로 환영하면서 자연이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며 가슴 뿌듯함을 느꼈을 것이다. 이러한 느낌을 가지면서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내어야 한다. 야산의 오솔길이나 시골의 무덤 주위에서, 또는 조금 큰 나무 위에서 벌들이 지어놓은 벌집(beehive)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벌집을 보았을 때 어떻게 할까? 대개 흙을 가져다가 위에서부터 완전히 매장을 시키든지 아니면 그곳에 불을 놓아 없애 버리든지, 그것도 아니면 거기에 있던 벌들을 쫓아버리고 약재로 사용하기 위하여 아예 통째로 벌집을 떼어버린다. 인간은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고 난폭하고 호전적인 동물임에 틀림없다. 어느 짐승이나 곤충도 인간처럼 그렇게 난폭하게 행동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가 난폭한 사람을 ‘저 사람은 짐승처럼 행동한다.’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동물들을 비방하는 것이다.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것, 그것은 바로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농부가 가축을 자기 가족처럼 온 힘을 다하여 보살펴 주듯이, 우리도 해를 끼치지 않는 모든 생물들을 정성껏 보살펴주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이 있어야 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먹이 사슬을 이해한다면 설령 어느 정도 우리들에게 해를 끼친다 해도 그들을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 된다. 어릴 때부터 야생동물을 애정으로 보살피고 아끼는 것을 보면서 자란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자기 주변에 있는 작은 것들을 사랑하게 되며, 특히 자신의 생명에 대해서도 경외감(敬畏感)을 갖게 되는 것이다.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생명을 함부로 하면 벌 받는다.’라고 말로만 교육시켜서는 안 된다. 집에서 키우는 애완견이 아플 경우 자녀와 함께 그 동물을 보면서 눈물도 흘려보고 동물 병원에도 가는 등의 체험을 많이 하게 해야 한다. 이런 체험을 하면서 자란 아이가 나이 들어 생명을 귀중하게 여길 것이다. 모든 인간 생활의 기본은 생명 존중 사상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야생동물의 생명체에 대해서도 독자들과 함께 생각해보기로 하자. 야생동물 보호구역이란 야생 동물을 밀렵이나 사고에서 보호하기 위하여 특별히 설정한 구역을 말한다. 즉 야생 동물 보호구역이란? 멸종위기 야생 동물의 집단서식지·번식지로서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지역이거나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집단 도래지로서 학술적 연구 및 보전가치가 커서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지역 혹은 멸종위기 야생 동물이 서식·분포하고 있는 곳으로서 서식지·번식지의 훼손 또는 종의 멸종우려로 인하여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지역을 말한다. 장래의 사람살기 좋은 지역으로는 자연보존이 가장 잘된 야생동물 보호지역이 될 것이다. 지난봄에는 남산에서 수꿩 우는 소리가 들리고 고라니 새끼도 가끔씩 보이더니 올해는 흔적조차 없다. 어찌된 것일까? 사냥꾼들이 야생 조수라는 명분을 부여하여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서 그럴까? 필자가 어린 시절에는 남산 띠꼴(남산 뒷골의 작은 골짜기)에는 꿩과 여우와 산토끼와 노루와 멧돼지와 고라니와 오소리 등 헤아릴 수조차 없이 많은 야생동물이 지천으로 늘려 살았다. 봄이 되면 수꿩우는 소리가 남산 뒷산에서 밤낮으로 들려왔었다. 사립문 옆 감나무에서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좋아했었다. 산길을 걷노라면 야생동물들이 눈앞에서 뛰어다녔고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였지만 그런 모습이 아름답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가끔씩 산밭으로 내려와서 고구마도 파먹고 배추 싹도 갉아먹고 수수이삭도 뜯어먹고 했지만 농민들은 조금도 불평하지 않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작은 소나무 풀숲 밑에는 꿩이 알을 낳아서 아이들이 한 바구니씩 주워 와서는 삶아먹기도 하였고 보리 베기를 할쯤이면 보리밭에서 산토끼가 수십 마리씩 둥지를 틀고 뛰어다니며 살았다. 그러나 요즘은 거류산 꼭대기를 올라가 봐도 야생동물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산이 죽은 것이다. 야생동물이 살지 않는 산은 이미 죽은 산이다. 죽은 산에 오르락내리락하며 등산축제를 여는 인간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렇게 많던 야생동물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사람들이 무차별로 잡아먹은 탓이다. 가난하고 보릿고개를 넘기기 힘든 시절에야 먹을 것이 없으니 야생동물이라도 잡아먹는다는 주장은 납득할 수 있지만 돼지고기나 소고기, 닭고기 등 육류가 시장이나 마트에 지천으로 깔려있는데도 불구하고 야생동물을 식용으로 이용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예전 우리네 조상들은 추수를 할 때 동물의 먹이 정도는 남겨두는 미덕이 있었다. 까치밥이라는 것도 동물과 공생하자는 뜻이 담겨있다. 절반은 동물이 먹고 절반은 인간이 먹는 것이라는 인식 또한 보편적이었다. 요즘은 어떤가. 동물의 영역을 침범한 인간이 오히려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야생동물과 인간이 공생, 상생할 때만이 자연은 평화를 찾는다. 야생동물이 농작물을 훼손했다고 화낼 일이 아니라 나눠 먹었다고 생각하면 근심이 없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일이 생기면 현장 사진을 찍는 것과 동시에 군청에 즉각 전화를 한다. 포수를 보내달라는 것이다. 자기 것은 하나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이기적인 삶의 표현이다. 동물들의 영역에 침범한 인간의 주인 행세는 눈뜨고 지켜보기 힘들 정도다. 함께 사는 법을 모르기에 그렇다. 겨울이 되면 먹을 것을 찾아 동네마당가까지 내려오는 노루와 멧돼지를 품어 줄 수 있는 여유는 정녕 불가능한 것일까? 이런 글을 쓰면 농민들은 농작물을 훼손하는 야생동물도 보호해야 하느냐고 따지기도 한다. 농민들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문제는 농산물이 재배되는 시기에 국한되는 '따짐'이어야 한다. 겨울철은 농작물도 없는 시기이다. 밭으로 내려온다 해서 먹을 것이 있는 시기도 아니다. 겨울철 올무나 덫을 놓는 행위는 농사하고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그야말로 불법 밀렵일 뿐이다. "산촌에 사는 주민들의 인식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산촌 사람들이 밀렵을 선택하기보다 동물을 보호하는데 앞장선다면 밀렵은 저절로 근절될 것이고, 자연 생태계의 복원도 그만큼 빨라질 수 있을 거란 희망이다. 그러나 농. 산촌 사람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농사철엔 농작물을 훼손하는 야생동물을 퇴치하기 위해 허가를 받은 단속반이 출동도 한다. 농민이 원하면 밭 근처에 올무를 놓을 수 있도록 지원도 해준다. 환경 담당 공무원의 경우 농민의 말도 들어줘야 하고, 환경단체의 의견도 들어줘야 하는 실정에서 업무를 제대로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자연에 대한 관심 중에서 최근 우리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우리 금수강산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동물이다. 숲에서 단지 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서 있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정적(靜的)인 자연 즉, 움직이지 않는 자연인 숲과 그 속에서 지저귀고 뛰어 다니는 동적(動的)인 자연으로서의 야생동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정과 동이 조화가 이루어지는 자연이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으며, 또한 생태적으로도 더욱 건전해 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야생동물이 살 수 있는 숲이 중요시되고 있으며 야생동물이 살 수 없는 숲은 아무리 좋은 나무들이 생육하고 있다 하더라도 나무의 집합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최근 야생동물은 급격한 감소추세에 놓여 있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이에 본 글은 현재 감소추세에 있는 야생동물들의 감소 원인과 그에 따른 대응책 등에 대한 고찰을 통해서 바람직하고 적절한 야생동물 관리는 어떤 것이며 그것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야생동물은 다양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야생동물의 생태적 가치를 통해서 생태계는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우리 인간 역시 지구라고 하는 거대한 생태계 내에서 생존이 가능하다 할 것이다. 근래에 들어 많은 각광을 받고 있는 생태관광 및 생태교육과 연계된 여러 수익사업이 가능할 수 있는데, 이러한 사업 역시 그 대상이 되는 야생동물의 보전과 관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인류가 지구의 환경파괴에 끼치는 영향은 전 지구에 이르기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구를 둘러싼 대기의 조성과 우주공간의 방사선 균형, 수분 분포, 기후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들어 더욱 혹심해진 환경파괴는 그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인구의 증가에 따른  물질의 수요가 급증하는 데에 따른 인간의 욕망은 바로 환경파괴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간의 활동에 의한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자연환경의 파괴와 환경오염 등으로 야생동물의 서식지의 질과 양이 감소되고 있으며 야생동물의 생존자체에도 커다란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야생동물이 전멸위기에 처하게 되는 이유로서는 밀렵이나 남획 등을 들 수 있는데 인간에 의한 무분별한 수확이 바로 이들 종들에 대한 직접적인 개체수의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야생동물 서식지의 파괴이다. 산업화와 도시화 등 인간의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른 여러 개발과 경제적인 목적에 의한 수목의 벌채와 골프장의 건설, 도로의 건설 등으로 인해 야생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단편화되어 그들이 더 이상 서식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것으로 인해 많은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으며, 그로 인한 여러 환경적 문제는 현재 우리가 해결해야할 과제로 산재해 있다. 현재 야생동물이 가장 경계해야하는 것은 자신의 천적이 아니라 인간이 되어버렸다.

 이런데도 나라에서는 야생동물보호법이라는 것만 제정해놓고 실질적으로 야생동물을 보호할 만한 제도는 아무것도 갖추지 않고 있다. 그리고 해발 800m 이상의 고지에 가면 도토리 머루 다래 송이버섯 등이 군락을 이루며 야생동물의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는데 요즘에는 등산객 혹은 전문 채취 꾼이 와서 다 싹쓸이 해가 버리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야생열매가 건강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다 쓸어가 버린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민들까지 가세를 해서 야생열매는 겨울이 오기 전에 이미 씨가 말라버릴 정도이다. 이처럼 매년 되풀이되는 열매의 불법채취로 인해 다람쥐 노루 멧돼지 산토끼 꿩 등 야생동물의 겨울철 먹이가 없어 겨울나기가 매우 힘든 상태이다. 말 그대로 야생동물은 자연에서 나는 야생열매 같은 걸 먹고 살아야하는데 사람들이 주는 사료나 건초를 먹고산다면 집에서 기르는 동물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야생에서 산다는 의미가 있겠지만 야생동물은 스스로 먹이를 얻음으로써 더욱 강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야생동물에 대한 보호는 정말 형편없다. 자연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며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유산이다. 그런 자연의 생명체인 야생동물, 그것은 무엇보다 보호되어야 할 존재들이며 그것의 중요성은 깊이 인식되어져야 한다. (참조; 자연보존협회)아프리카 후진국들이 1년 동안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이 야생동물을 보호하여 관광수익으로 얻어진 것이라고 한다. 동물의 왕국을 보기 위해 아프리카로 가는 관광객이 해마다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지역의 산과 강에도 야생동물들이 마음껏 산다면 그걸 구경하기 위한 관광객들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몰려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의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예를 한 가지 들어보면 아프리카 중남부에 위치한 세렝게티(Serengeti) 국립공원은 1만㎢가 넘는 땅으로, 다양한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해발 고도 900m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울보다 24배 정도의 넓이다. 그리고 198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으로 선정된 야생 동물 보호 구역이다. 기후는 건기와 우기가 뚜렷한 사바나 기후이다. 건기가 되면 비가 오지 않아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누, 가젤, 얼룩말 등과 같은 많은 초식 동물들이 풀과 물을 찾아 이동한다고 한다. 1965년 설립된 태국 칸차나부리 보호구역은 태국 최초의 야생 동물 보호지역으로, 약 860㎢ (약 30만 평)에 이르는 방대한 면적에 150여 마리의 야생 코끼리를 비롯한 수백여 종의 멸종위기 동물이 살고 있다. 우리지역도 동물 주거환경 개선과 수자원 보호 등 자연 생태계 재건을 위해 힘써야 한다.
 농민의 생존권 보장과 함께 야생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함으로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아름답고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어 가는데 우리 모두의 깊은 성찰과 고민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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