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자리 제공은 젊은이들에게, 노인들에게는 노후복지 프로그램 운영과 의료 지원과 공경만이 필요하다. ]

남 덕 현
고성읍 동외로
 필자가 길거리를 가다보면 허리가 굽은 노인들이 불편한 몸으로 노랑조끼를 입고 길거리 청소를 한다든지 혹은 폐휴지를 줍는다든지, 화단 잡초를 뽑는다든지, 교통지도를 한다든지 등등의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 이래도 되는 것인지 너무도 안타까운 모습이다.
 이런 힘든 일들을 노인들이 하고 싶어 할까? 이런 모습이 노인 일자리이고 활기찬 노후생활의 보장이며 복지국가의 모습이라면 필자는 두 손 들고 반대한다. 노인에 대해서 무엇인가 잘못 생각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이건 노인을 머슴이나 노예쯤으로 취급하는 모습이고 노인 학대이며 노인 노동착취이다. ‘젊었을 땐 가족과 우리지역의 발전을 위해 땀 흘려 일하고, 노인이 되었을 땐 이런 힘들고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모습이라면 그래야 노후의 생존이 보장된다면 이건 아프리카 빈민촌의 비참한 모습과 다를 바 없으며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는 것이다. 노인은 우리지역의 궂은일 치다꺼리의 대상이 아니다. 노인은 젊은이들이 버린 쓰레기나 치우는 설거지 대상이 아니다. 공무원이나 정치꾼들은 걸핏하면 노인들에게 큰 인심이나 쓰듯이 “어르신들에게 적절한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활기찬 노후생활을 보장한다.”라는 말을 함부로 남용한다. 물론 노후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들이 있으며 그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입에 발린 말이라는 것은 안다. 그렇지만 인간이란 젊었을 때는 부지런히 일하지만 노인이 되면 쉬어야 한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노쇠하여 감당하기가 힘에 벅차기 때문이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적절한 일자리를 제공받지 못하는 노인은 노후생활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도대체 노인이 무엇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제멋대로 지껄이는 소리다. 노인들에게 적절한 일자리가 뭔지 묻고 싶다. “노인들에게 적절한 일자리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떻게 제공하겠다는 것인가? 노인 일자리만 제공 받으면 노인들의 활기찬 노후생활이 보장되는가?” 대답해야 할 것이다.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전에 어르신들의 신체적 정신적 특징과 노인들의 삶의 형편을 파악하는 게 더욱 시급하다. 평균수명이 늘었다고 하나 대부분의 노인들은 요양원이 아니면 병원의 병실에 있다. 그렇지 않은 노인이 있다고 하나 극소수이며 겨우 생존을 유지할 뿐이다. 이러한 노인들을 어르신이라고도 한다. 어르신이란 나이가 많은 사람을 높여서 이르는 말로서 남의 아버지를 높여서 이르는 말이다. 노인은 평균 수명에 이르렀거나 그 이상을 사는 사람으로 인생의 마지막 과정(end of human life cycle)이다. 어르신이라고도 부르나, 그 외에도 늙은이, 고령자, 시니어, 실버 등으로 교체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에는 60세 이상이면 노인이었으나, 현재는 65세 이상이면 노인으로 분류가 된다. 요즘은 70세 이상이면 노인으로 분류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노화가 진행돼 허리가 굽고 운동 능력이 감소하는 등 신체 변화와 기능 저하가 나타난다. 노인이 되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를 골고루,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데 '귀찮아서' 또는 '입맛이 없어서' 제대로 챙겨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와 생선, 콩류 섭취가 부족하면 근육 감소에 가속도가 붙는다. 정신적인 요인도 중요하다. 노인은 살아온 인생에 대한 후회, 다가오는 죽음에 대한 공포 등으로 심리적으로 불안, 우울하기 쉽다. 배우자나 친구의 죽음, 동년배 모임에서의 따돌림 등 특별한 사건이 있을 때 더욱 그렇다. 노쇠는 신체, 정신 기능의 급격한 저하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상태로 당사자는 누워 지내다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고 가족은 심적, 경제적으로 큰 고통에 시달리며 사회, 경제적 비용 또한 막대하게 소요되며 근육이 줄고 근력이 약해지면 보행이 어렵고, 그러면 다시 근육이 줄고 뼈가 약해져 골절이 잘 되는 등 악순환을 낳는다. 체중 감소, 활력 감소, 허약, 보행 속도 감소, 활동량 감소 같은 여러 문제도 뒤따라온다. 수많은 질병에 취약해지고, 입원 및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상태가 된다. 이런 노인들에게 적절한 일자리 제공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배부른 자들의 헛소리에 불과할 뿐이다. 이런 노인들이 당신의 부모님이라면 그런 고된 노동을 제공하겠는가? 노인 일자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게 이런 명분을 앞세운다. 노인이 될 수록 몸을 움직이고 일자리를 찾아야 노화방지도 되고 정신 건강에도 좋고 치매예방 등. 유익한 점이 더 많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건 노인의 특성을 모르고 하는 주장이다. 노인의 신체적 변화를 살펴보면 신체 구조의 쇠퇴를 들 수 있는데, 피부 및 지방 조직의 감소, 세포의 감소, 골격 및 수의근의 약화, 치아의 감소, 심장비대 및 심장 박동의 약화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신체의 외면상의 변화를 들 수 있는데, 백발의 증가, 두발의 감소, 주름살의 증가, 얼룩 반점의 증가, 신장의 감소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만성 질환의 발병률 증가를 들 수 있는데, 동맥 경화증,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신장병 등의 만성 질환이 나타난다. 특히 이 만성 질환의 출현은 노인의 생리적 기능상의 노화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생리적 노화 현상은 소화 기능, 호흡 기능, 신진대사 기능, 혈액 순환, 수면, 배뇨 기능 등에 영향을 주어 소화 기능의 쇠퇴, 폐활량의 감소, 등으로 인하여 만성질환이 발병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노인이 경험하는 신체적 변화란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가 노화에 의해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신체적 노화 현상은 외계로부터의 자극에 대한 반응이 늦어지고, 그 자극을 받은 신체의 상태가 본래 상태로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이와 같은 노화 현상은 신체 모든 부분에 걸쳐서 다양하게 나타나며, 잠재하고 있는 질병이 나타나기 쉽고, 질병이 발생하면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어 쉽게 죽음에 이르게 된다. 노년기의 신체적 변화가 너무 현저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변화는 곧 신체적 질환을 초래하게 된다. 흔히 노인병이라 불리우는 노년기의 신체적 질환은 대부분 성인병의 연장이다. 노인이 되어 갑자기 병이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것이 아니라 성년기의 신체적 취약점이 점차 질병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노인들에게 가혹한 노동을 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면 대부분의 노인들에게 어떤 일자리를 제공하는지 알아보자. 노인 일자리는 자연환경 정비와 거리환경 개선, 교통질서 지도, 방범순찰, 행정기관 보조 등이다. 또 교육 강사나 숲 생태 해설가등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이용한 일자리와 주유원, 운전사, 급식지도원, 주례 등에도 노인들이 참여하며 이웃 돌봄이, 보호 돌보미, 희망 도우미 등이다. 이웃 돌봄이나 보호 돌봄이 등은 거동불편 노인과 지역사회 소외계층가정에서 일상생활 지원과 위기상황에 대한 예방활동, 사회적응 돕기뿐만 아니라 복지시설에서 가사, 말벗, 위생서비스 등의 활동을 한다. 지역 아동센터에서 도시락과 밑반찬을 조리하거나 저소득층 아동들의 지도와 식사보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주정차질서 계도지원, 급식도우미 파견, 복지시설관리지원, 꿈나무 안전지킴이, 어린이 안전지킴이 등이다. 독거노인을 매일 방문해 가사 돌봄, 생필품 구매, 외출동행 등 365일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 등이다.
 노인학대에 대해서 알아보면 물리적인 힘 또는 도구를 이용하여 노인에게 신체적 손상, 고통, 장애 등을 유발시키는 행위, 때리기, 치기, 밀기, 차기, 화상, 신체의 구속, 상처나 멍, 타박상, 골절, 탈구 등을 가하는 것. 비난, 모욕, 위협, 협박 등의 언어 및 비언어적 행위를 통하여 노인에게 정서적으로 고통을 주는 행위, 모멸, 겁주기, 자존심에 상처 입히기, 위협, 협박, 굴욕, 어린애 취급하기, 의도적인 무시, 멸시, 비웃기, 대답을 안 하기, 고립시키기, 짓궂게 굴기, 감정적으로 상처 입히기 등. 언어로 정신적인 고통을 주는 것과 욕설, 모욕, 협박, 질책, 비난, 놀림, 악의적인 놀림 등 노인의 자산을 노인의 동의 없이 사용하거나 부당하게 착취하여 이용하는 행위 및 노동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는 행위. 경제적으로 곤란한 노인에게 생활비, 용돈 등을 주지 않는 것. 노인을 혼자 있게 하기, 고립시키기, 등 노인학대는 단지 신체적 증거나 명백한 신체적 학대만을 노인학대로 간주하지만, 신체적 학대, 심리적 학대, 정서적, 학대 또는 언어적 학대, 의료적 학대, 성적 학대를 포함된다. 노인 학대는 가볍게는 노인에게 말을 함부로 하거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을 하는 언어적 학대와 노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정서적 학대에서부터 심하게는 노인에게 구타와 폭력을 행하는 신체적 학대, 노인의 재산을 착취하는 재정적 학대까지 포함되며 좁게는 증거가 명백한 신체적 학대에서부터 넓게는 방임, 자기방임·학대까지 포함되고 있다. 노인학대의 개념은 노인 스스로 자기를 돌보지 않거나, 노인의 부양이나 수발을 담당하고 있는 부양자가 의도적, 또는 비의도적으로 노인에게 신체적, 정서적, 성적, 재정적인 손상을 가하거나 부양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이다.
 그럼 노인들의 활기찬 노후생활을 위해 노인들에게 무엇을 제공해야 하는가? 문화체육 프로그램 제공으로 지역별로 맷돌체조, 실버댄스 등의 신체활동 강화프로그램과 레크리에이션, 노래교실, 웃음치료 등의 정서적지지 프로그램, 약물관리, 영양, 천식, 만성질환, 중풍, 치매우울예방법, 스케일링 및 구강관리 등의 보건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하며, 사회활동 강화프로그램으로 에어로빅, 노래교실, 스포츠댄스와 같은 것으로 동년배 간 어울림의 장을 마련 자칫 노년기에 올 수 있는 소외감과 우울증을 예방하고 지역축제와 건강생활 실천 캠페인 등에도 적극 참여시켜 어르신들이 지역사회의 주체자로 자존감을 높여주어야 하며 활기찬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활기찬 노후생활교실은 신체활동 프로그램과 치매예방 프로그램, 정서지원 프로그램 등 어르신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무료로 운영해야한다. 어르신을 대상으로 건강측정 혈압과 혈당 측정 후 정상 수치인지 및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등 만성질환자들의 질환 관련 건강관리에 대해 상담을 실시하여야 하고, 건강측정 외 운동지도와 영양교육을 병행해 건강생활습관 개선도 지도하며 평소 궁금했던 질문과 상담 및 주기적인 건강측정의 중요성을 알리고, 노인들의 만성질환 예방 및 행복한 삶을 위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어르신이 행복하고 건강한 삶 유지를 위해 지원해야 한다. 어르신들이 활기찬 노년생활과 긍정적 여가문화를 지원하고, 건강한 운동습관 조성을 위해 체조교실을 꾸준히 운영해 나가야 한다. 특히 노후생활 교실을 통해 동년배 간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건강 체조, 기체조 등 신체활동 강화프로그램과 레크리에이션, 노래교실, 웃음치료 등의 정서지지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시니어로빅과 댄스스포츠, 노인건강체조 등을 통해 건전한 여가선용과 활기찬 노후생활을 보내도록 해야 한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운동 전,후에 혈압, 혈당 체크, 체지방분석, 신체계측, 우울증검사 등을 해주어야 하고 어르신의 건강증진과 활기찬 노후 생활 보장을 위해 다양한 노인복지 시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치단체는 행복한 노후생활 보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과 여가 프로그램 제공 등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노인들의 건강생활 실천과 건강수명 연장을 위해 찾아가는 노래교실 등 행복경로당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어르신들이 즐겁게 노후생활을 지낼 수 있도록 노인대학 운영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이와 함께 거동이 불편하고 질병 등으로 인해 혼자 힘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방문서비스, 주간보호서비스 등의 노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며, 노년의 활기찬 노후생활과 건강관리를 위해 목욕비 및 이·미용비 등을 지원해야 한다. 방문의료 서비스는 건강을 지켜 줄 사람이 주변에 존재하지 않는 독거노인의 경우에 굉장히 중요하다. 경제적으로 혹은 신체적인 이유로 병원 방문이 어려운 독거노인들이 많은데 방문의료 서비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노인들의 활기찬 노후생활을 위해 이렇게 할 일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일자리 제공이라는 명분 아래 노인들을 힘든 노동현장으로 내몰아서는 곤란하다. 활기찬 노후생활을 위해서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일자리와 노동이 아니라 생존과 건강을 유지시키기 위한 노인 복지정책 프로그램의 제공임을 알아야 한다.

저작권자 © 고성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