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남 덕 현
고성읍 동외로
 추운 겨울이 점점 깊어가자 우리지역에도 훈훈한 소식이 언론지면을 가득 채우면서 기쁜 소식이 쏟아진다. 개별적으로 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하는 분도 많고, 겨울용 난방유를 지원하는 분도 있고, 마을 주민들이 성금을 모아서 이웃돕기 지원금을 내기도 하고, 경로당 노인들이 이웃돕기 성금을 모아서 내기도 하고, 친목단체나 자립봉사단체에서 자비를 모아서 이웃돕기 성금을 내기도 하며, 헌혈로서 이웃을 돕기도 하고, 각종 봉사단체에서 이웃돕기 활동을 하는 분도 많다. 정말 고마운 일이며 우리고장이 살기 좋은 곳이라는 자부심이 생긴다. 우리고장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성의를 베푸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세상 어디에 내어 놓아도 자랑할 만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씁쓸한 생각도 든다. 성금의 금액을 기록한 현수막과 물품을 가득 쌓아놓고는 군수와 함께 찍은 사진이 대문짝만 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차라리 얼굴 없는 기부천사의 선행 이야기도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부행위는 매우 좋은 일이니 칭찬을 받아도 부족함이 없다. 특별히 이런 사진에는 군청 복지과 담당공무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군수의 얼굴만 거의 빠짐없이 등장한다. 군수는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자이지 군민들이 돌봐야 할 불우한 이웃이 아니다. 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하면서 왜 군수와 사진을 찍으려고 할까? 군수의 얼굴은 이웃돕기 사진의 배경용 경치가 아니다. 군정운영에 바쁜 인심 좋은 군수가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는 것도 대단한 성의표시지만 그런 일은 선거철에 정치꾼 후보자들이 주로 하는 짓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독자들과 담론을 나누어보자. 이웃돕기의 일에 종교의 말을 인용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기독교의 성서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이 있다. 이는 선행의 목적이 `칭찬을 듣기 위해서‘가 아님을 명시한다. 성서를 인용하는 필자의 생각이 너무 어리석고 순진해서 그럴까? 성서에 보면 이웃돕기에 대한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온다.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의 옳은 일을 행치 않도록 주의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로 부터 상을 얻지 못하느니라. 너는 구제(어려운 이웃을 돕는)할 때에 오른손의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이 은밀하게(아무도 모르게)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하나님이 갚으시리라.”
 그런데 종교인이 아니면서도 이 세상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다. 어찌되었든 이웃을 돕는 일은 매우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으며 이런 분들이 많다는 것은 우리사회가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증거다. 우리사회에는 언론에 얼굴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오랜 기간 동안 이웃돕기 봉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그러면서 단 한 번도 자기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무상보시(누구에게 무엇을 도와주었다는 그런 생각조차 없이 베푸는 것이며, 오직 베풀기만 할 뿐 이익이나 보답을 바라지 않는 이웃돕기)’이다.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웃을 위해 베푸는 일인데 누구에게 잘 보이거나 소문을 낼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얼마나 멋진 말인가?

 그럼 이렇게 훌륭한 얼굴 없는 기부천사의 예를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자.
 사례1) 경기 파주시에는 지난겨울부터 얼굴 없는 기부천사가 잇따라 나타났다. 지난 14일 시청에 쌀 10kg 짜리 50포와 메모가 택배로 배달됐다. 메모에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대신 써 달라.”는 글만 남겨져 있었다. 또한 지난 1일에는 시청 입구에는 선풍기 10대가 배달됐다. 메모에는 “어렵고, 더위에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두고 갑니다. 너무 늦게 드려 죄송합니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지난 2일 전남 보성군 주민복지 실에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선풍기를 구매해 보낼 테니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전달해 달라”는 말을 남겼다. 통화 이후 선풍기 200대를 실은 택배 트럭이 도착했고, 보성군은 12개 읍면 사무소에 선풍기를 고루 배분했다. 얼굴 없는 기부천사의 대명사는 아무래도 전주시 노송동이다. 지난 18년간 매해 기부를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부한 돈이 모두 5억 5천만 원이 넘는다. 이처럼 사회 곳곳에 얼굴 없는 천사가 기부 릴레이를 펼치면서 폭염으로 찌든 심신을 달래주고 있다.(출처: 뉴스워치.2018.8)
 사례2)경기도 가평에서는 청평면의 얼굴 없는 기부천사는 폭염과 태풍으로 다사다난했던 이번 여름에 청평면에 선행을 베풀었다고 한다. 8월 24일 오후 1시경, 청평면 사무소에서는 20대 남성이 찾아와 부탁을 받았다며 5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고 떠났다. 면사무소 직원들은 봉투 속 편지의 내용과 글씨체를 토대로 예전부터 수시로 기부했던 분과 동일 인물로 보고 있다. 청평면 기부천사의 선행은 2016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수시로 찾아와 돈 봉투를 전달했고 지금까지 기부금액은 2천 5백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 청평 면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이웃을 향한 사랑과 정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 익명의 기부천사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으며 “어려운 이웃에게 소중히 전달하겠다.” 고 밝혔다. 참 따뜻하고 훈훈한 소식이다. 경제가 어렵고 힘들다 하지만 이런 분들이 있기에 다시 한 번 열심히 살게 되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다.(2018.8. 가평군)
 사례3)서울 은평구는 얼굴 없는 천사들의 아름다운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1일 은평구청 구청장실 앞에 익명의 기부자가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해 달라‘는 메모와 함께 돼지저금통 3통을 놓고 갔다. 돼지저금통에는 약 25만 원 정도가 들어 있었다. 같은 날 또 다른 익명의 기부천사가 나타나 10㎏짜리 쌀 10포를 은평 구청에 전달했다. 얼굴 없는 기부천사가 기탁한 성금(품)금액은 약 114만원이다. 어린이집 원아들의 저금통, 초등학생들의 성금, 죽집 대표연맹의 상품권, 참치캔, 이불, 연탄 등 연 일 계속되는 기부와 나눔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따스한 온기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 접수된 성금은 관내 저소득층 분들의 생계비, 의료비 등으로 지원 된다고 한다.(출처:2018.12. 뉴시스)
 사례4) 산나물을 뜯거나 날품 팔아 모은 돈을 기탁하며 16년째 연탄을 보내는 이도 있다."어렵고 힘든 이웃들을 위해 전달만 해 주세요." 연말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얼굴 없는 천사들의 아름다운 기부가 이어지면서 겨울 한파가 따뜻한 온기로 바뀌고 있다. 지난 14일 경남 사회복지 회에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직원에게 "사무실 입구 쪽에 물건 하나가 있으니 잠시 나와 보라."고 말한 뒤 이내 전화를 끊었다. 직원이 곧바로 나가보니 사무실 문 앞에는 종이봉투 하나가 놓여 있었다. 봉투 안에는 5만 원 권 다발과 1천 원짜리 지폐 몇 장, 녹슬고 때 탄 10원짜리 동전 몇 개, 손 편지 한 통이 들어있었다. 현금은 총 5천534만8천730원에 달했다. 편지에는 "네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 가르침을 흉내라도 내고자 1년 동안 납부했던 적금을 가난하고 병원비가 절실한 가정의 중증 장애아동 수술비와 재활치료에 사용하기 바랍니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익명의 이 기부 천사는 그러면서 "내년에는 우리 이웃들이 올해보다 더 행복하고 덜 아팠으면 좋겠다. 내년 연말에 뵙겠다."고 했다. 앞으로도 얼굴을 알리지 않고 기부를 계속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경남 모금회는 봉투에 든 편지 필체와 올해 초 2억6천여만 원을 기탁한 기부 천사의 필체가 똑같은 점으로 미뤄 두 사람이 동일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올해 1월 이 돈을 기부할 때도 자신의 이름을 철저히 숨겼다. 당시 경남 모금회 계좌에 송금자를 '익명'으로 표시해 2억6천400만원을 보냈다. 우편으로 보낸 별도 통장 4개에 적혀 있는 이름과 계좌번호, 거래은행명도 모두 지워진 상태였다. 지난 10일 대전 동구 효동과 판암1동 주민 센터에는 화물차 한 대가 도착했다. 짐칸에는 쌀가마니가 가득 실려 있었다. 이름과 얼굴을 밝히지 않는 독지가가 3년 전부터 보내오는 사랑의 쌀이라고 주민 센터 측은 전했다. 그는 효도 주민 센터에 480㎏의 쌀과 판암1동 주민 센터에 520㎏의 쌀을 각각 전달했다. 지난 12일 충북 제천시청 사회복지과에는 한 여성이 불쑥 찾아와 흰 봉투를 내밀고 떠났다. 봉투 안에는 아무런 메모도 없었다. 단지 2만장의 연탄(1천500만원 상당) 보관증만 들어있었다. 기부자는 16년째 이런 선행을 하면서도 신분을 밝힌 적이 없다. 시 관계자는 "봉투를 건넨 분에게 기부자가 누구인지 물어보려 했지만, ‘담당자에게 전달만 부탁한다.'는 대답만 남기고 곧바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충북 괴산에서도 얼굴 없는 기부 천사가 2년째 나타났다. 지난 20일 칠성면 사무소에 쌀 20kg 짜리 50포대가 배달됐다. 쌀을 배달한 마트 측은 "보낸 사람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면사무소에 배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칠성면 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에도 익명의 독지가가 쌀 50포대를 면사무소 앞에 놓고 갔다"며 "그 독지가가 이번에도 얼굴을 알리지 않고 쌀을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복지모금 회 관계자는 "지회 모금액이 작년에 비교해 크게 줄어든 상황이지만,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크고 작은 정성을 모아 전달하는 익명 기부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2018.12. 연합뉴스) 장수군 장계면 `얼굴 없는 기부 천사’ 이야기이다. 장수군 장계면 행정복지 센터는 17일 “지역주민을 위해 써 주세요.”라고 적힌 100만원이 든 봉투 하나가 센터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익명으로 전달 된 봉투는 올해로 12년째 계속되고 있는 지역의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다. (출처; 전북신문. 2018.12) 얼굴 없는 기부 천사, 4년째 '우체통 기부' 벌써 4년째, 나보다 이웃을 생각하며 우체통에 현금을 기부한 얼굴 없는 천사가 있다. 최근 합천의 한 우체통에서 겉면에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흰 봉투가 발견되었다. 봉투 안에는 5만 원짜리 지폐 20장이 들어 있었고, 메모에는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라고 적혀 있었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이 기부천사의 선행은 이번에 벌써 8번째이란다. 그는 매번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달라고 당부하면서 금액이 너무 적다며 겸손한 메시지를 전해온다고 한다. “구정입니다. 떡국 한 그릇 맛나게 이웃들과 했으면 좋겠네요.",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등 진심이 느껴지는 메시지가 가슴을 울린다.(출처:SBS 뉴스. 2018.11) 울산 중구 다운동 후원금 500만원 기부 천사 이야기이다. 중구 다운동에 거주하는 '얼굴 없는 기부천사'가 13일 다운동 행정복지센터에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100만 원 권 수표 5장을 기부했다. 수년간 자신의 이름을 숨긴 채 사랑의 후원을 이어온 '얼굴 없는 기부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따뜻한 사랑 나눔에 앞장섰다. 지난 12일 60대로 보이는 평범한 체격의 한 남성이 센터로 들어와 동장과 만난 자리에서 별다른 설명 없이 흰 봉투를 건네며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잘 써 달라."는 말을 남긴 채 자리를 일어섰다. 남성이 건넨 흰 봉투 속에 든 것은 100만 원 권 수표 5장이었다. 센터 직원은 놀란 마음에 해당 남성에게 이름 등 인적사항을 요구했으나 "밝히길 원하지 않는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사실 이 익명의 기부자는 지난  2014년과 2015년 각각 백미 20kg 100포와 200포를 전달했고, 2016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000만원과 500만원을 후원하는 등 지속적인 기부로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 복지센터는 기부자의 따뜻하고 감사한 마음을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자 지역의 수급자와 독거노인, 차상위계층 등 어려운 이웃 100세대를 선정해 5만원씩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웃돕기를 실천해 주시는 따뜻한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 마음이 잘 전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출처; 2018.12.울산매일) 서울 성북구에도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쌀 300포 전달했으며 2011년부터 선행 총 2700포 익명 기부하였다.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라는 메모지 한 장 뿐이었다. 한 직원은 “올해엔 혹시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했다. (출처:서울신문.2019.01) 우리지역에도 얼굴 없는 기부천사가 많았으면 좋겠다. 이웃을 돕기 위해 아낌없이 자기 것을 내어놓는 그 마음이야말로 무엇보다도 훌륭하며 존경받을 만한 일이다. 인생은 짧으나 그가 지은 선한 일은 영원하다. 얼굴 없는 기부천사들의 하시는 일마다 축복이 깃들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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