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락
 그동안 농업 정책은 FTA 등 시장개방 확대에 대응한 경쟁력 제고가 목표였다. 이를 위해 농가의 경영규모 확대와 생산조직화를 시도하는 등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실제 논농사 부분에서는 많은 성과도 거두었다. 그러나 논농사 이외부분에서 경영규모화는 큰 기대가 어려웠고, 농가소득은 상위 10%를 제외한 대부분의 농가는 연간 소득 3천만 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농업인구 고령화, 노동력 부족, 이상기후 등 농업 발전을 위협하는 요소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농업환경에서 농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열쇠는 농가의 82%를 점유하고 있는 2㏊미만의 중소농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대부분의 농산물 생산을 담당하고 있고 농촌 공동체 형성과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 자연경관의 유지 발전 등 농업의 공익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주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이 사회의 안정망이 아직 갖춰져 있지 않는 상황에서 삶이 더 어려워진다면 사회적으로 더욱 큰 문제점을 야기 할 수 있다.
 따라서 농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기 위해서는 이들 중소농의 체질을 강화시켜 소득을 보장하는 정책이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중소농의 체질을 강화시켜 나갈 수 있을지 고민이다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직불제와 자금지원 확대, 농민수당제 시행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중소농들의 자생력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중소농의 자생력 확보를 위한 지원책을 농촌진흥사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중소농이 돈 되는 농업을 통해 경영혁신을 이루려면 경영여건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경영상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거점으로 시군농업기술센터가 적극 활용되어야 한다. 
 특히 각 시군농업기술센터에 농업‘빅데이터센터’를 운영하여 농가들의 작물재배 동향이나 경영 및 농산물 유통실태, 그리고 소득 정보동향 등을 빅데이터로 구축하여 공유하고, 예측된 정보를 수시로 농가에게 제공하고 컨설팅을 추진함으로써 농축산물의 수급의 효율적인 조절과 판매 등을 통해 농가가 스스로 체질을 개선하고 경영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최근 농업‘빅데이터센터’를 운영해 농업인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지자체도 여러 곳이다.
 중소농은 농산물의 생산량이 적어 가격교섭력이 떨어지고 대부분이 고령화되어 있어 농산물 판매에 많은 애로를 느끼고 있다. 따라서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중소농과 고령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에 대한 브랜드 및 패키지 개발, 표준화·규격화 등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시장을 확보해 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소비자들의 소비동향 파악과 고객확보를 지원하기 위하여 농업기술센터내에 농산물 홍보·판매 지원을 위한 라이브 방송국을 구축·운영하고, 대도시에는 농식품 홍보·판매·체험·교육·수출을 지원하는 멀티형 전략점포도 설치하여 운영해야 한다. 
 비용절감과 농산물의 부가가치 증진을 위해 농산물 가공으로 사업을 확장하고자 하지만 투자의 효율성 때문에 대형농기계와 시설 도입이 어려운 중소농을 위해 농업기술센터 내에서 운영하는 농기계 임대사업장을 읍면 또는 마을까지 확대 추진하고, 소규모 가공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 할 수 있는 농산물 가공지원센터도 운영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앞으로 농업을 이끌어갈 유입인력 또한 일부 가업승계농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중소농이기 때문에 이들의 귀농, 창업을 도울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인큐베이터 농장 등도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적극적으로 운영하여야 한다.
 그러나 중소농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지원들이 반드시 철저한 환경분석과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의 프로세스를 통해 맞춤형 지원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그 역할 또한 시군농업기술센터가 담당해야 한다.
 농촌은 지금 중소농들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농촌사회가 유지 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규모화된 기업농 육성에 농정의 방향을 정하고 추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중·소 고령농가의 체질 강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보다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가 우선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문재인 정부 출범 3년차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된 농정방향수립과 실천으로 농업인들의 주름살이 펴지길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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