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10여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은 한가위, 가배, 중추절(仲秋節)이라고도 불린다. 그동안 애써 가꾼 오곡백과가 풍성하게 무르익어 수확을 하는 계절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아라’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일찍이 삼국시대 초기부터 추석은 우리민족 고유의 명절이었다. 오랜 전통인 만큼 추석명절에는 여러 가지 행사와 놀이가 세시풍속으로 오늘날 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추석날 고향에 가족친지가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눠 먹으며 도란도란 웃음꽃을 피우고 정담을 나누는 것은 아름다운 모습이다.
 평소 바쁜 생활에 치어 자주 찾아뵙지 못했던 부모님과 형제들, 친척과 이웃을 만날 수 있어 더욱 행복한 명절이다. 그래서 아무리 고향 가는 도로가 정체 현상을 빚는다 해도 짜증을 내지 않고 교통체증을 취재하는 방송사 헬기를 향해 손을 흔들며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송편과 과일이라도 보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그래서인지 풍요의 명절인 추석에는 이웃과의 나눔이 풍성하다.

 우리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이다. 올해도 추석을 앞두고 각 언론에는 불우이웃을 돕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기사가 연일 올라오고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경기침체 탓인지 예전보다는 못하다.
 이는 계속된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어려운 처지에 놓이고 일자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관내의 각 복지 시설도 마찬가지다. 예전엔 명절이나 연말연시 때 집중적으로 찾아와 위문품을 앞에 놓고 사진을 찍고 가는 사람들을 꺼려했는데 요즘은 이런 사람들이라도 좋으니 많이만 와줬으면 좋겠다는 분위기라고 한다. 이처럼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지만 복지시설에는 찬바람만 불고 있다. 몇몇 공공기관이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개인 후원자의 발걸음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관내에서는 무의탁 노인이나 소년소녀 가장들을 비롯한 어려운 이웃들에게 자그마한 정성이지만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다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복지시설의 운영은 점점 팍팍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때 일수록 주위의 소외계층과 사랑을 나누는 한가위가 돼야 한다. 명절이 더욱 외로운 사람은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이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그리고 고향에 가려 해도 갈 수 없는 결혼이주여성, 외국인 근로자, 새터민 등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이웃이 수두룩하다. 단칸방에서 근근이 생활하는 영세민도 적지 않다. 무료급식소를 전전하며 허기진 배를 겨우 채우는 행렬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물론 `사랑 나눔'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이웃이 훨씬 많은 게 현실이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빈곤계층과 부유계층 간 소득 불평등이 커지고 빈부의 대물림은 심각한 수준이다. 양극화를 해소하려면 경제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좋은 일자리를 마련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나 빈곤감을 느끼는 계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늘어나는 빈부 양극화는 사회적 갈등과 대립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문제를 개인이 스스로 해결하기는 힘겨운 일이다. 추석을 앞두고 `사랑의 실천'을 강조하는 이유다.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일에 참여해야 한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예산만으로는 한계다. 사랑은 나누면 나눌수록 가득 차는 샘물과 같고, 사랑을 나눌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복지시설은 벌써부터 올 난방비 마련을 걱정하고 있다.
 어려운 사람이 남의 어려움을 아는 법이다. 다들 힘들지만 이런 때 일수록 십시일반 보탬으로 다같이 풍성한 한가위를 맞이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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