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운동이 이번 6·13지방선거의 판세를 좌지우지하는 최대변수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 성폭행 혹은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이 나오면서 곳곳에서 유력정치인들이 정치활동을 중단하거나 출마를 포기하고 있다.
 또 성추행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후보자들은 냉랭한 여론에 사실상 선거운동 자체가 힘들어지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그것도 소위 지도층 인사라는 사람들이 저지른 각종 성폭력이 공개되면서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겉으로 드러난 명성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가를 새삼 느끼게 했다. 이들은 어깨에 힘을 주고 타인의 상처로 쾌락을 누리면서 멋진 말로 타인의 상처를 위로하는 모습이 더욱 씁쓸하게 했다.
 게다가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에 있는 지도층이 우리 사회에서 대표라는 위치에 있거나 도덕적으로 우월한 자들이 상습적인 성추행 의혹을 받는 것을 보는 순간, 고개가 저절로 숙여질 정도가 됐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공보비서 성폭행 의혹은 전체 선거판에 메가톤급 영향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는 최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더민주당의 독주에 사실상 브레이크가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희정 마케팅’을 통해 선거승리를 노렸던 충청지역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선거 전략을 다시 짜야할 형편이다. 이곳 후보들은 아예 공황상태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선거일이 90일 이상 남은 만큼 이번 선거는 ‘누가 미투운동에서 자유로운지’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 경쟁후보들 간에 상대방 후보 성적 취향이나 추행 의혹을 폭로하는 일들이 선거판을 뒤덮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전국적으로 후보자간 흑색선전과 비방으로 얼룩지고 있어 벌써부터 예감이 좋지 않다.
 이번일로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이 선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우나 정책선거는 기대하기 힘들어져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런 가운데 ‘미투’운동에 힘입어 개인차원에서 이뤄졌던 성추행·성폭행 폭로가 여성단체들의 적극적 지원을 통해 추진될 예정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한 지역의 여성단체들은 ‘Me too 화요집회’를 열어 성폭력 피해를 폭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여성단체들의 조직적인 ‘미투참여’지원은 이미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어쨌든 미투운동은 우리사회의 도덕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운동이다. 또 유명 인사들이 수십 년 동안 쌓아올린 명성과 업적을 하루아침에 잃고 피의자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회구성원들에게 자기절제의 필요성을 깨우쳐준, 사회각성운동이기도 하다.
 성폭력 문제는 무엇보다 피해 여성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구조를 개혁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 또한 정부를 비롯한 모든 기관과 조직에서 의식변화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단순히 성폭력을 폭로하고 고발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 왜 성폭력이 만연할 수밖에 없었는지 깊이 성찰해야 하고 근본적인 예방을 위한 사회구조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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