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지난 15일 오후 5.4규모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날 지진은 지난해 9월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에 이은 역대 두번째 규모다.
 울산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경주지진 보다 거리는 다소 멀다고 하지만  느끼는 강도는 오히려 더 강한 흔들림을 느꼈다는 반응이다. 크고 작은 여진도 잇따라 발생했다.
 포항 인근 지역은 물론이고 서울 도심과 제주 등 전국 곳곳의 고층빌딩에서도 진동이 감지될 정도였다.
 전국에서 신고 및 문의 전화가 폭주할 만큼 온 국민이 잠시 공포에 떨었다. 피해도 잇따랐다. 포항에서는 주택이나 사무실에서 액자가 떨어지고 유리창이 깨지는가 하면 건물 외벽 일부가 무너졌다. 지진의 파동은 즉각 전국으로 퍼져 나가며 온 국민들에게 큰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전국에서 놀란 시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모습이 신속하게 전파를 탔으며, 울산 일선 학교에선 학생들이 대피하는가 하면 건물 내에 있던 시민들이 화들짝 놀라 긴급하게 대피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처럼 지진여파로 학생들을 귀가조치를 시킨 학교도 있었다.
 진원지인 포항은 말할 것도 없었다. 곳곳에 담벼락이 무너지는 등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진앙에서 가까운 월성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해 전국 24기 원전 운영에는 이상이 없었다. 석유화학단지 등 산업시설도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게다가 기상청의 긴급재난문자도 지진 발생 후 19초 만에 전파됐다.
 서울 등 진앙에서 먼 지역은 문자를 확인한 뒤 건물이 흔들리는 것을 감지했을 정도로 신속한 경보였다. 경주 지진을 계기로 긴급재난문자 발송체계를 정비하고 지진 대응 매뉴얼을 정비하는 등 지진방재 시스템이 개선된 것으로 보여져 다소 안심은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지진의 여파로 16일 예정이었던 수능시험이 일주일 연기됐다는 것이다..
 대입 수능이 자연재해로 연기된 것은 1994학년도 수능 체제가 도입된 이후 사상초유의 일이다. 교육부는 어제 오후 늦게 수능을 일주일 뒤인 23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울산지역 수험생 1만3,334명을 비롯해 전국의 수험생들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학생 안전이 중요하다는 점, 시험 시행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주일 연기한다”고 했다.
 사정이 이처럼 급박하게 되자 교육부가 부랴부랴 수능 연기를 발표한 것이다. 학생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할 뿐 아니라 피해를 당한 포항지역 학생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한 것은 바람직한 조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진발생이 오후 2시29분께였는데 수험생들이 예비소집에서 수험표 교부가 끝나고, 지진피해 소식이 방송에서 속보로 전해졌는데도 불구하고 교육부의 수능연기발표가 너무 늦게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은 면할길이 없다. 많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수능 시험지가 각 학교에 전달된 만큼 도난사고 등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학교나 가정은 물론 주위에서도 수험생들에게 좀 더 안정된 마음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각별한 배려가 필요할 성 싶다. 
 그렇지 않아도 수험생들은 대학 진학의 관문인 수능시험을 앞두고 마음이 무거운 처지였을 것인데 지진으로 심적 부담이 더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일주일간 철저한 준비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어떤 경우에도 수험생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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