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재 순
삼산면 병산리
 무려 18만년(3,000 의 60곱)을 살았다고 하는 삼천갑자 동방삭이 실은 한(漢) 나라 무제 때에 있었던 사람이다. 한 무제가 인재를 구하기 위해 널리 광고를 내자 각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장안으로 몰려 들어왔다. 그 중에 동방삭도 섞여 있다가 겨우 벼슬을 얻기는 했지만 미미한 말직이라 황제를 감히 알현할 수도 없어 자기의 큰 포부를 펼치기에는 턱없어 아래 자리였다. 그래서 그는 황제 곁에서 시중을 들며 재롱을 부리는 난쟁이들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동방삭은 어느 날 난쟁이들을 불러놓고 말했다. ‘최근에 폐하께서 중대한 결정을 하였다네. 그대들은 밭에 나가 농사일도 못하고 정치도 할 줄 모르며, 전쟁터에 나가 적군과 싸울 줄도 모르면서 나라의 녹을 받아먹고만 있으니 죽일 수밖에 없다고 말씀 하셨다네’ 이 말을 들은 난쟁이들은 금방 얼굴빛이 변하면서 벌벌 떨었다. 그러자 동방삭은 이때를 놓칠세라 ‘그렇지만 자네들이 폐하께서 지나가실 때 모두 엎드려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애걸하면 황제께서는 인정 많은 분이니까 어쩌면 목숨만은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이렇게 말해주자 난쟁이들은 함께 모여 왕이 지나갈 때를 기다렸다가 마침 왕이 지나갈 때 무두 엎드려 울면서 소리쳤다. ‘폐하, 바라옵건대 제발 저희들의 목숨만은 살려 주시옵소서’. 무제는 깜짝 놀라 무슨 까닭인지를 묻자 난쟁이들은 동방삭이 한 말을 그대로 전했다. 그러자 무제는 이상하게 생각되어 동방삭을 즉시 불렀다. ‘너는 어째서 근거 없는 말로 난쟁이들을 속였느냐 ?’ ‘폐하, 제 말씀을 들어 주십시오. 키가 석자도 안 되는 난쟁이들은 봉급이 쌀 한 자루에다 돈은 무려 220전인데 비해 키가 아홉 자나 되는 저의 봉급도 그들과 같습니다. 난쟁이들은 배가 터져 죽을 것 같다고 하는데 저는 배가 고파서 죽을 지경입니다. 폐하께서 저를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여기신다면 이 자리에서 당장 목을 베시어 한 자루의 양식이라도 낭비가 안 되게 해 주십시오 .’ 이렇게 말하자 무제는 한참 동안 껄껄껄 웃으면서 말했다. ‘허허, 내 그대의 뜻은 알았다.’ 그 후 동방삭은 황제의 신임을 얻어 황제 곁에서 자신의 학문과 글재주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동방삭은 이러한 재치로 상대방에게 오해를 사지 않고도 자기의 뜻을 이해시킬 수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그의 작품 ‘최후의 만찬’을 그리면서 무척 고민했다. 최후의 만찬에서 그려 넣을 유다와 예수님의 모델을 구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얼마 후 그는 한 성가대원을 모델로 예수님을 그렸다. 그 성가대원의 이름은 피에트로 반디네리였으며 매우 인자하고 아름다운 용모를 가지고 있었다. 예수님을 그린 다음 그는 유다를 그려야 했는데 마땅한 모델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다의 모델을 찾아내었다. 그 모델은 바로 예수님의 모델이 되었던 피에트로 반디네리였다. 그는 예수님의 모델이 된 후 로마로 음악을 공부하러 가서 방탕한 생활을 했고 외모도 바뀌어 버린 것이다.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예수님 모델도 될 수 있고, 유다의 모델도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어느 날 모기와 벌이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모기가 말했다. ‘너희는 왜 그렇게 온 종일 바쁘게 일하는 거니 ? 정말 불행해 보이는구나. 우린 아주 한가하게 삶을 즐기지. 밤이 되면 몰래 사람들을 찾아가 피를 빨아먹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의 전부야., 사람들은 피를 빨린 자리가 가렵거나 아프겠지만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으면 될 뿐이니까 말이야.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지만 상관없어’. 이렇게 모기가 벌을 가여워하자 벌이 대답했다. ‘그래, 우린 온 종일 쉴 틈이 없이 일하지.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따뜻한 햇살 속에서 달콤한 꿀을 모으는 일을 정말 사랑하기 때문이야. 우리 생활은 무엇보다도 가치 있고 멋있지. 그리고 다른 이유는 다름 사람에게 귀찮은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아서야. 우리가 열심히 일하면 일할수록 사람들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우리는 우리 뿐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편안함과 달콤함을 주고 싶어. 모두를 위해 열심히 일한다면 아름다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 속에 행복이 있다네.
 일에 열중할 때 이미 정신적 고통에서 해방된 상태다. 고민하거나 따분한 마음으로는 일에 열중할 수가 없다. 그리고 거기에는 그 열매가 따라온다. 일할 때의 열중에는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이 빠져서는 생겨날 수 없는 감정이기도 하다. 감사, 그것은 자기 아닌 다름 사람에게 보내는 감정이 아니라 실은 자기 자신의 평화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 감사하는 행위, 그것은 늘 벽에다 대고 공을 던지듯 자신에게 되돌아오게 되어 있다.

 지금은 2등이지만 내일은 1등할 수 있어서 참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착각이다. 지금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내일도 행복하기 어렵다. 성공하지 못했지만 성공하려고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하여는 긍정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현재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하여 행복을 느낀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재미있게 느껴질 것이다. 재미있게 일을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목표로 정했던 정상으로 올라가게 될 것이다. 같은 환경이 주어져도 어떤 사람은 아주 행복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이 가장 불행하다고 느낄 수 있다.
 강철 왕 카네기가 공장 안을 순시하던 중 철공 한 사람이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철공은 사람이 온 줄도 모르고 진지하게 일만 열심히 하고 있었다. 게다가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기쁨과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표정으로 노래까지 흥얼거리고 있었다. 카네기는 이 철공이야말로 공장 전체를 맡더라도 책임 있게 잘 운영할 사람으로 보였다. 그는 철공을 사무실로 불렀다. ‘자네는 참으로 성실하고 능력 있는 사원이구먼. 참으로 고마우이.’ ‘감사합니다. 사장님.’ ‘자네는 오늘부터 이 공장을 맡아서 일할 생각이 없나 ?’ 그러자 철공은 어리둥절하여 사장을 잠시 쳐다보다가 갑자기 고개를 저었다. ‘사장님, 저는 평생 해 본 일이라곤 쇳물에서 철판을 뽑는 일 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 일만은 세계 제일의 대통령감이라고 자신하고 있죠. 그러니까 제발 사장님 저에게는 지금 하고 있는 그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이 말에 카네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자네는 사장 자리가 싫고 그 일만 하겠다는 말인가 ?’ ‘그렇습니다.’ ‘왜 그런가 ? 다름 사람은 다 그 사장 자리를 바라고 있지 않은가 ?’ ‘저는 과장이니 사장이니 하는 것에는 조금도 관심 없습니다. 오히려 직접 쇳물을 다루는 지금의 일이 즐겁고 자신이 있어 언제나 행복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음, 그렇군. 내 생각이 좀 부족했네. 자네는 우리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보배라고 할 수 있네. 자네야말로 철공분야에서 대통령감이니 이달부터 자네에게 대통령과 같은 봉급을 주겠네. 이리하여 한낱 말단 사원에 지나지 않던 철공이 대통령과 같은 대우를 받는 사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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