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전국이 찜통과 다름없다. 삼복더위가 시작된 12일에는 폭염주의보까지 발효돼 75년 만의 7월 폭염이라고 말하고 있다. 비교적 선선한 기후를 보이던 고성군도 32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연일 도내 낮 기온이 35도 안팎까지 치솟고 있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 같은 날씨가 한 달 이상 이어질 것이라고 하니 심히 우려된다. 폭염의 피해또 한 극심하다.
 최근 국민안전처가 발표한 전국 시·군·구별 폭염 위험도 지수 또한 경남이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자가 다른 지자체에 비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5월 29일부터 지난 9일까지 경남 지역의온열질환자는 20명이나 된다.
 문제는 각지자체에서 폭염대책을 수립해 이행하고 있지만, 폭염대응에도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혹한기 냉골에서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웅크리고 지내는 노약자처럼, 무더운 여름에도 마찬가지로 방치되고 있는 이웃이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사망자 중 고령자 사망비율이 높다.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의 경우 혹서기 온열질환에 취약하여 매년 사고가 발생하는데 독거노인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안전 확인을 실시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아 보인다. 그도 그런 것이 2016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사망자 17명 중 7명(42%)이 만 65세 이상이다. 그것도 대부분 논밭에서 일어난 것으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에서 야외활동은 절대금물이다.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0년에는 노인인구가 약 두 배로 늘어나고 노인의 평균연령도 77.9세에서 81세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노인에 대한 인식부족은 물론 무관심 및 경시문화가 사회전반에 만연하지만 이를 개선하려는 사회적 실천은 너무도 부족한 실정이다.
 노인은 심신의 퇴화로 어린아이처럼 보호해야할 대상이다. 그럼에도 자녀들은 노인을 언제까지나 자신들의 보호자로 생각하고 노부모를 방치하거나 자신의 자녀들을 부모에게 맡기고 가출하는 경우까지 흔한 현실이다.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 일광피부염(열성발진)과 일사병이 발생할 수 있고, 중심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면 최악의 경우 목숨까지 잃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대다수 에어컨도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여름을 이기는 노인의 경우 더위는 커다란 위험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폭염이 극심했던 1994년은 다른 해에 비해 65세 이상의 노인 사망률이 104%나 증가했다고 한다.
 지난 1일에도 서로의 지병을 간병해주며 살아온 80대 노부부가 아파트에서 함께 숨진 사건이 있었다. 이는 노인질환을 당연히 여기는데다, 그 간호마저도 심신이 노약한 배우자에게 책임을 떠넘긴 결과다. 다시 말해 노인보호에 소홀히 했기 때문에 빚어진 사건이라는 말이다.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대책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폭염대피소 지정 등 대책을 세웠다. 특히 65세 이상의 독거노인에게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독거 노인 복지서비스 원-스톱 지원센터’ 등을 통해 매일 안부전화를 걸고 반찬배달이나 요구르트 배달시 근황을 파악키로 했다고 한다. 이 또한 미덥지가 않은 것은 행정관서에 등록되지 않은 독거노인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이다. 무더운 여름날, 우리 모두가 주변의 노인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 폭염으로부터 보호해야 함은 당연 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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